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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부모님께 처음한 식사대접

by 프라우지니 2014.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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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혼 7년 만에 드디어 시부모님께 식사대접을 했습니다.

그것도 집이 아닌 밖에서 외식으로 말이죠.ㅋㅋㅋ(혼자 대견하다고 웃는 소리)

 

“그동안은 왜 시부모님께 밥 한번 안 샀냐고?” 물으신다면..

 

첫째로는..

시부모님과 외식을 한 횟수가 7년 동안에 10번도 안 되는 적은 횟수였으며..

(외식을 하는 기회가 많아야 밥값을 낼 기회도 자주 생기는 법인디..)

 

둘째로는..

저희가 외식을 하러 나가면 당연한듯이 시부모님이 계산을 하셨습니다.

옆에서 남편의 옆구리를 찌르면서 “얼른 먼저 가서 계산 해라잉~” 눈치를 주지만, 남편 또한 계산 하시겠다는 부모님을 말리지 않습니다.(자기 돈이 굳으니 말이죠^^;)

 

세 번째로는..

저희가 계산할 기회가 온다고 해도 다 남편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였습니다.

순전히 나만의, 내주머니에 나온 돈은 결코 아니였던거죠!

 

그렇게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시부모님께 밥 한 번 살 기회를 얻지 못했던 Schoeberl슈벨 집안의 맏며느리인 제가 드디어 시부모님께 밥을 샀습니다. ㅋㅋㅋㅋ(역시 돈쓰는 건 신이 납니다.^^)

 

남편의 성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남편과 장거리 연애를 할 때, 내가 전화를 하면 남편은 항상 “슈벨”하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국어로는 “여보세요?” 영어로는 “Hello"하는거 처럼 말이죠.

 

그때는 독일어를 전혀 모르던 때라..

”아! 독일에서는 “여보세요”를 “슈벨”이라고 하나!“하고 생각했었습니다.

 

독일,오스트리아쪽에서는 전화를 받을 때 자신의 성으로 대답한다는걸 전혀 몰랐거든요.

가령 제 성은 ”신“이니 제가 전화를 받을 때는 ”신“이라고 해야 하는거죠!

 

그래서 저는 “신”이라고 하면서 전화를 받냐구요?

전 지금도 여전히 “Hallo 할로우”로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제 시부모님에게 밥을 산다고 해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합니다.

시부모님은 다른 나라 음식은 별로 안 좋아하십니다.

 

시누이가 한번 “인도식당”에 시부모님을 모시고 간적이 있다고 말하길레, 다른 나라 음식 안 좋아하신다고 하시는 시엄마께 여쭤봤었습니다.

 

“엄마, 다른 나라 음식 안 좋아하신다며 시누이랑은 인도식당에도 다녀오셨다면서요?”

 

그 말을 들으신 엄마가 얼른 주위를 살피십니다. (시누이가 있나 확인 하시는 거죠!)

그리고는 대답을 하셨습니다.

 

“인도 음식은 정말 아니였다. 근디.. 니 시누이한테는 말 안했다.”

시부모님과 외식을 하려면 일단 오스트리아 음식이여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비싸면 안 됩니다. 두 분 다 참 알뜰하신 분이시거든요.

 

알뜰하신 분들의 며느리답게 저도 알뜰함을 보여드려야 하는 거죠! 비싼거 사드린다고 해서 모시고 나갔다 해도 아마 수입이 없는 며느리 몰래 먼저 계산하실 분들이십니다.

 

시부모님께 밥을 사는 것도 그럴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남편과의 내기에서 내가 딴 100유로로 그 이유를 만들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399

호랑이 남편에게 배우는 면접 준비

 

 

“엄마,아빠, 내가 입학시험에 합격해서 100유로를 땄거든요.  

 우리 이 돈으로 맛있는거 먹으러가요! 내가 밥 한번 거나하게 쏠테니까요!^^”

 

며느리가 밥 한 번 사겠다는데도 절대 반응을 안 하시는 시부모님!

 

우리 동네 쇼핑몰에 딸린 수퍼마켓 레스토랑에서 메뉴 50%하는 전단지가 이때쯤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음식의 가격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44%까지 세일하는 레스토랑메뉴입니다.

이렇게 저렴하게 할인이 된다면 시부모님도 부담없이 며느리에게 신세를 지실 수 있는 가격이죠.

 

전단지를 몇 번 보여드리고, 메뉴를 정하고, 날짜를 정하고, 몇 번이나 며느리가 밥 사는 이유를 설명한 다음에야 저는 시부모님께 점심대접을 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며느리는 5유로짜리 슈니츨을, 아빠는 4유로짜리 슈바인(돼지)브라텐(구이)를, 엄마는 생선까스와 감자샐러드를 메뉴로 주문하고는 식당에 앉아서 서로의 메뉴를 나눠먹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며느리의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두 분은 가장 저렴한 메뉴를 고른듯 싶습니다^^;)

 

사실 나눠먹었다기보다는 며느리의 슈니츨과 감자튀김을 두 분께 나눠드렸다는 표현이 옳습니다.서양인들은 자기 접시에 있는 음식을 먹어보라고 옆 사람에게 나눠주는 일은 없거든요.

 

시부모님도 서양인이신지라..

며느리가 드리는 음식은 받아드시면서도 절대 며느리에게 먹어 보라고 주시지는 않습니다.^^;

 

며느리와 점심식사를 하고서 디저트를 안 먹으면 섭섭하겠죠?

알뜰한 며느리는 이미 두 분과 식사를 하러 쇼핑몰로 들어가기 전에 쇼핑몰 한쪽에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쿠폰을 나눠주는 아저씨와 만났더랬습니다. 3명인지라 3장만 달라고 했더니만, 인심좋은 아저씨는 2배인 6장을 주셨습니다.^^

 

 

 

 

제가 받아온 아이스크림 쿠폰에는 1000유로가 당첨 될 수 있는 기회도 있는지라..

시부모님께 아이스크림과 더불어 1000유로 당첨의 기회까지 드렸습니다.

정말 대단한 며느리입니다.^^

 

사실은 우리 동네 쇼핑몰에 전차가 지나가는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전차가 지나가게 되면 주변 인근 시골(?)에 사는 사람들이 차를 쇼핑몰에 주차하고 전차를 타고 시내에 나갈 수 있게 쇼핑몰에서 대대적으로 주차장(유료)을 공사중입니다. 공사하는 동안에 주차장에 대한 홍보를 위해 아이스크림 쿠폰과 함께 천유로 당첨기회까지 주고 있는 고마운 행사입니다.^^

 

혹 모르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실수도 있습니다.

 

“쪼잔하게, 시부모님 점심 대접한다며 할인된 메뉴에 아이스크림 쿠폰이라니..”

 

저 또한 내기에서 받은 100유로를 다 점심값으로 내드릴 수도 있지만, 시부모님이 평생을 알뜰하게 사신 분들이십니다. 근검절약이 몸에 배인 분들께는 그분들이 용납할 수 있는 선까지만 해 드리는 것이 좋은 거죠.

 

며느리가 최고급 레스토랑을 가자고 했다면 오시지도 않으셨을 분들이십니다.

메뉴까지 보여주니, 가벼운 가격도 아셨고, “그래, 밥 산다고 노래하는 며느리에게 부담이 안가는 선에서 밥 한번 먹어주자!” 하신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청시리 저렴한 가격의 점심이요~디져트였지만, 시부모님과 오랜만에 쇼핑몰을 돌아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분으로 받았던 아이스크림 쿠폰을 시부모님께 드리면서 어디서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받을 수 있는지도 보여드렸습니다. ^^

 

시부모님은 며느리가 사드린 값싼 점심메뉴와 공짜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며느리와 함께한 추억의 한끼”로 생각 하시지 않으실까 하는 것이 며느리의 생각입니다.

저 또한 시부모님과 함께한 추억의 한자리로 남았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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