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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우리 집 재난사

by 프라우지니 2014.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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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부부가 시댁에 들어와서 산지 3달이 되었습니다.

 

그전에는 평소에 비어 있다가 주말이나 명절 때나 이용하던 곳(남편과 시누이의 침실이 있는 건물)이였는데, 지금은 저희부부가 일상을 살고 있죠! 

 

비어있는 곳이니 문제가 일어날 일도 없고, 아무런 문제도 없던 건물인데,

저희가 살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변기에 물이 제대로 안 내려간다는 첫 번째 며늘의 요청으로 한번 (시)아빠는 뚫어용 용수철로 생활 오수가 나가는 파이프를 열심히 뚫으셔야했죠!

 

그리고 또 몇 주도 지나지 않아서 또 막혔다는 변기!

 

이번에는 변기만 떼어다가 열심히 그 안에 있는 석회질 딱지를 다 떼어냈는데,

이틀도 지나지 않아서 변기가 또 막힌 거 같다고 합니다.

 

위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407

맥가이버 시아버지

 

결국 혼자서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신 아빠는 전문 업체에 연락을 하셨습니다.

어딘가 막힌 것 같으니 말이죠!

 

그래서 전문 업체에서 사람이 와서, 하수구로 빠지는 생활오수 파이프 안으로 카메라가 장착된 철사를 넣어서 확인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중간에 파이프가 깨져서 무너져 내린 거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철수하는 업체사람들!

 

 

 

이날부터 아빠의 일은 시작됐습니다. 아빠는 마당을 파기 시작하셨습니다.

파이프 어디인지 모르니 일단 파야 한다고 생각하신 모양입니다.

 

마당을 파실 때는 같은 단지에 사시는 삼촌이 오셔서 도우셨습니다.

 

성인의 허리 정도까지 파들어 가니 보이는 파이프!

이쪽은 쇠파이프가 중간에 깨질 일이 없지만 어딘지 모르니 일단은 파야하는 거죠!

 

마당에서 파이프를 확인하신 시아빠는 건물 안을 공사장에나 있을법한 드릴을 창고에서 가져오시더니 건물내의 시멘트 바닥을 뚫는 뚫으셨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런 전문기계가 집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2박3일 아빠와 삼촌이 작업하신 덕에 시멘트 깨내고 그 안에 자갈들 다 빼내고 드디어 파이프를 찾았습니다.

 

이 작업을 하는 2박3일 동안 파이프의 어디가 새는지 모르는 관계로 집안에서 나가는 모든 생활오수는 절대 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물 사용은 가능하지만 물은 버릴 수가 없다는 이야기인거죠.

 

웬만하면 요리도 안 되고, 부득이하게 하게 되면 설거지한 물은 마당에 갖다가 버려야 했고, 화장실 사용도 금지인지라 물 종류(아시죠?^^)는 잔디밭에 해결한다고 쳐도 왕십리(신체의 일부죠!^^) 쪽의 일은 근처에 쇼핑몰이나 시내에 나갔다가 도서관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습니다.

 

매일 욕조에 들어가서 목욕하는 남편에게는 치명적인 3일이였지만, 추

접하지 않을 정도로 사는 마눌에게는 불편하지 않는 3일이였습니다.

 

양치물, 머리 감은 물, 설거지 물 등을 양동이게 받아놨다가 2층에서 마당까지 갖다 버려야 하는 일과 화장실 사용이 불가능한 것만 빼면 말이죠!

 

그렇게 3일이 지나고 드디어 물이 새는 곳을 찾았고, 정말로 막힌 곳도 찾았습니다.

 

전에 아빠랑 며느리가 천장에 매달려서 뚫었던 그 곳! 아빠의 가느다란 뚫어용 철사로는 절대 안 되던 곳이 전문 업체에서 가져온 밧줄 굵기 만한 용수철용 뚫어 용으로는 한 번에 뻥~

 

파놓은 땅에서 파이프의 새는 곳을 확인하시고는 교환이 가능했던 곳은 파이프를 사다가 교환을 하셨고, 전문 업체에서 와야 하는, 물이 새는 굵은 파이프에는 교환 전까지는 물이 새는 곳에 양동이를 대고 난후에야 집안의 물 사용이 허용이 됐습니다.

 

3일 만에 맘대로 물을 버릴 수 있고, 화장실 사용도 자유롭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일인지 정말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화장실 가려고 집 근처 쇼핑몰로 다녀보지 않는 사람은 절대 이해 못할 “감사함”입니다.

 

 

 

우리 집 재난사는 대충 이렇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전문 업체에서 파이프를 교환하고 간지 1주일! 집안의 모든 물 사용은 자유롭게 되었지만, 아빠는 그 날 이후 매일 하루 종일 중노동을 하시고 계십니다.

 

파놓은 땅을 메우는 것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더라구요.

퍼낸 흙을 그냥 묻는 것이 아니라 흙을 두드려서 바닥을 단단하게 하는 작업도 해야 하거든요.

 

마당에 퍼낸 흙들은 다 자리를 잡았지만, 돌멩이들은 아빠가 1주일째 작업 중이십니다.

이런 작업을 하시는 아빠를 볼 때마다 죄송한 마음에 며느리가 시엄니깨 여쭙니다.

 

“아빠가 너무 힘드시지 않으실까요? 벌써 2주째 중노동을 하시는데..”

“너희 아빠 원래 일하시는 거 좋아하시잖냐! 좋아서 하는 일이니 괜찮아~”

“그래도 삽으로 파고, 드릴로 파고 다시 묻고 하는 일이 중노동이라 온몸이 아프실 텐데.”

“저녁마다 몸 여기저기가 아프다고는 하시더라.”

 

에궁^^; 울 아빠 아픈 몸으로 매일 저렇게 일을 하시는 거였군요.^^;

 

제가 느낀 우리 집 재난사는 물을 제대로 버릴 수 없는 3일 동안 이였지만,

아빠가 느끼시는 우리 집 재난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아빠는 돌을 다 묻고 그 위에 시멘트를 바르는 작업까지 하셔야 하니 앞으로 1주일은 더 일을 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올해는 더 이상 아무 문제없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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