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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내가 자른 내 머리

by 프라우지니 201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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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마눌의 긴머리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 머리를 자름에도

남편의 허가(?)를 얻어야 합니다.^^

 

“남편, 나 머리 뒤에만 쪼매 자를건데 어떻게 생각해?”

“안돼!”

“뒤에 정말로 쪼매만 자를꺼거든!”

“얼마나?”

“아주 쪼매만 (이거 뻥이죠~^^)”

 

뒷머리의 2센티 정도를 들어서 보여주니

남편이 허락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끄덕합니다.^^

 

남편의 승낙이 떨어지자마자 바로 욕실에

들어가서 머리를 잘랐습니다.

 

가위, 커트용 면도칼등을 동원해서 머리를 잘라댔죠.

 

뒷머리를 자르려면 뒷거울이 있어야 하는데

(네? 제가 자르고 있냐구요? 맞습니다.^^)

 

뒷거울이 없으니 뒷머리는 대충 손에

잡히는 대로 감으로 잘랐습니다.

 

그리고 그후 이틀이나 머리 손질은 이어졌고,

물론 조금씩 더 짧아져갔구요.(ㅋㅋㅋ)

 

자르다보니 저는 얼떨결에 단발이 되었습니다.

 

단발로 잘라놓으니 뒷머리가

자꾸 뒤로 삐쳐서 아침마다 삐친 머리를

안으로 집어넣는데 약간의 시간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보다 뒷머리는 쪼매 더 짧아졌습니다.^^;

 

이렇게 제가 자른 머리가 제 맘에 드냐구요?

 

제 맘에 썩 드는 편은 아니지만,

제가 원했던 스탈은 나온지라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원래 제 머리에 돈 들이는 스탈은 아닌데,

제가 본의아니게 필리핀에서 럭셔리하게

머리 손질을 했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매직(퍼머? 혹은 스트레이트?)

이라는 걸로 말이죠.

 

두 번이나 갔었던 그 필리핀의

한인 미용실은 처음부터 끝까지

저의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안 가고 싶었지만,

저에게 손님 접대를 하고자 하는 지인의

고마운 마음을 무시할 수는 없는지라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그 곳을 갔었죠.

 

외국에 있는 한인미용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가격보다 현지 미용실의 몇 배입니다.

 

(동남아의 경우, 특히 제가 여기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필리핀의 경우입니다.)

 

거기에 비해서 서비스가 몇 배

더 뛰어난 것도 아니면서 말이죠.

 

우선 저를 실망시킨 첫 번째 매직은

짝짝이로 나온 머리였습니다.

 

보통의 한국 미용실에서 머리를 할 경우에

미용보조가 있는 경우는 미용사는

손님의 앞쪽 머리를 담당하고,

보조는 뒤쪽 머리를 담당하게 되죠.

 

 

 

그런데 이 필리핀의 한인 미용실은

특이하게도 미용사와 보조가

손님의 머리를 반씩 맡아서 했습니다.

 

가리마를 쭉 타서 미용사는 오른쪽을

보조는 왼쪽을 했다는 말이죠.

 

사실 미용 보조에게 손님의

앞머리쪽을 맡기는 경우는

특히 드문데

 

(저도 오래전에 미용을 배운 적이 있고,

실제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이 동네는 원래 이런가? 하고는

미용사에게 물었습니다.

 

“미용 보조가 앞머리쪽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이 미용사가 대답을 합니다.

 

“저희 보조는 머리를 잘해서 괜찮아요!”

 

그때 그 입을 꼬매 버렸으면 좋았을 것을...

 

그후 뉴질랜드 여행하는 동안

짝짝이 머리 땜에 고생을 했습니다.

 

미용사가 맡았던 오른쪽은 머리

뿌리 부분을 세웠던지라 머리가 서고,

 

미용보조가 맡았던 왼쪽은

머리 뿌리 쪽을 살리지 않고 매직을 해서

머리가 죽어있었죠.

 

드라이를 하면 한 대로, 안하면 안한대로

머리는 짝짝이로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렇게 머리 때문에 짜증이 나서

다시는 그곳을 안 가려고 했었는데..

 

다시 들린 필리핀에서 지인의 손에

잡혀서 또 그곳을 갔습니다.

 

그리고 또 “매직”을 당하게 됐죠!

 

전에는 미용사와 보조가 머리를

오른쪽, 왼쪽 갈라서 하더니만,

이번에는 미용보조가

제 머리를 전부 했습니다.

 

미용보조가 이미 머리를

다리미(아이롱기를 저는 이리 표현하겠습니다.)로

다 다린 다음에 미용사가 다시 한 번 손본들

이미 다려져서 틀이 잡힌 머리가

나아지지는 않죠!

 

분명히 한인미용실에 갔는데,

제 머리는 현지인 미용보조가

완성한 머리가 됐습니다.

 

현지미용실에 가서

현지인 미용사가 했다면

가격이라도 저렴할 것을..

 

한인 미용실에서 현지인 미용보조가

완성하고 한인 미용사가 약간 손만 본 머리는

당근 한인미용사가 한 머리로 처리가 돼서

엄청시리 비싼 가격을 지불했습니다.

 

거기에 한국 미용실에서는 5천원만 내면

퍼머할 때 추가되는 코팅도 따로

몇 만원을 챙기더라구요.

 

결론은 내 맘에 하나도 안 드는 머리를

한국 미용실에서 내야하는 금액보다

몇배 더 내야 했습니다.

 

(자세한 비용은 모르지만,

지인이 제 머리에 십만원 정도의

요금을 낸거 같습니다.)

 

 

 

물론 이 돈이 고스란히 내 지인의

주머니에서 나오기는 했지만,

아무리 내돈이 아니라고 해도

아까운것은 아까운거죠!

 

서비스는 현지 미용실에 비해서

떨어지면서 가격만 현지 미용실의

몇배를 챙기는 한인 미용실.

정말 사양하고 싶습니다.

 

남편이 필리핀에 왔을 때

같이 현지 미용실에 갔었습니다.

 

현지 미용실은 커트 요금을

38페소(천원) 받더라구요.

 

미용사 팁 주라고 10페소를

남편 손에 쥐어줬죠.

(남편은 페소가 없었습니다.)

 

같은 커트도 한인미용실의

필리피나 미용사가 자르면 100페소,

한인미용사가 자르면 200페소입니다.

 

어떤 서비스 혹은 어떤 기술이 더 있어서

이렇게 요금이 정해지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말이 통하는 한국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런 것인지..

 

그렇게 맘에 안 드는 매직을

두 번씩이나 당했던 나의 긴머리는

다 잘려서 나갔습니다.^^

 

짧은 단발이 된 지금의 머리가

썩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맘에 안 들면 언제든지 손 볼 수 있는

자유도 있고 말이죠!^^

 

제 지인이 이글을 읽는다면..

제가 다시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다시 그곳에 저를 데리고 가는 일은 없겠죠?

 

 

 

실력도 안 되고, 손님에 대한 서비스도 개판이면서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이유

(+말이 통한다는..)만으로 외국에 사는

한국인들의 등을 치는 이런 미용실은

다 없어졌음 좋겠습니다.

 

이런 곳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정신 차려서 정말로 그 가격을 내도 

아깝지 않을 실력과 서비스를 갖추는 것이

경쟁속에 살아남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과 필리핀에 머물면서

짧은 여정이지만 여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써야할 글도 밀려있고,

아직 끝내지 못한 뉴질랜드 여행기도 있어

지금은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아직 써야할 글이 산더미인데,

매일 쓰고 싶은 글들이 새록새록 생기니

참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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