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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533-남편이 그리워하는 오스트리아 요리

by 프라우지니 201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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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미식가입니다.

즐겨 보는 프로도 “시사”다음으로 요리프로그램을 챙겨봅니다.

 

그렇다고 주방에 붙어서 요리를 하는 스타일은 절대 아닙니다.

단지 입이 조금 까다롭고 요리에 관심이 많은 정도죠.

 

입이 까다롭다보니 음식을 조금 가려서 먹는 편입니다.

마눌이 한 요리 중에도 맛있는 것은 군소리 없이 먹습니다.

 

혹시나 맛있는 된 요리는 한 번 먹고 조금 더 먹습니다.

가령 스프가 맛있게 됐으면 한 그릇 먹고 한 번 더 떠다 먹는다는 의미입니다.

 

지금까지 마눌이 한 요리를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었는데..

언젠가 캠핑장에서 저희가 저녁초대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키위할매가 오븐에 닭다리를 구워서 소스랑 함께 음식을 내놨는데..

음식에 영 소질이 없으신 분인 관계로..

닭다리는 간이 안 맞아서 싱겁고, 같이 나온 소스는 달고..

한마디로 먹기가 조금 힘든 상태의 음식 이였습니다.

 

1인당 닭다리 2개로 많지도 않는 양이였는데..

남편은 닭다리 하나만 먹고서는 접시에 끝까지 소스랑 닭다리 한 개를 남겨두더라구요.

 

한 개는 체면상 먹어야했지만, 두 번째는 정말로 먹기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접시에 남았던 닭다리는 나중에 먹겠다고 챙겨놨다가 버렸습니다.

 

음식을 버리는 성격의 남편이 아닌데, 오죽했으면 버렸을까 싶더라구요.

그때 알았습니다.

제 요리솜씨가 그래도 남편이 먹어줄만한 솜씨라는 것을..

 

결론은..

제 요리솜씨가 나름 훌륭하다는 얘기인거죠!^^(자화자찬??)

 

한국 사람이 외국에 나가서 살면 그리운 음식들이 있죠!

외국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도 그리운 오스트리아 음식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으뜸이 오스트리아식 검은 빵입니다.

Schwarzbrot 슈바츠부롯 이라고 불리는 다갈색의 빵인데, 빵의 질감이 보통의 빵이랑은 조금 다른 유럽 쪽(특히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주식으로 먹는 빵입니다.

 

키위들이 먹는 토스트와는 확실히 다른 빵으로..

밥으로 비교하자면 토스트는 쌀밥이요, 슈바츠부롯은 현미밥정도 되겠네요.

“검은 빵이 어떻게 생긴 거래?”

 

하시는 분들이 계실 거 같아서 열심히 지나간 앨범에서 찾아봤습니다.

그중에 발견한 것을 일단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에 나온 것은 정통 검은 빵인 아닌 호밀 빵, 통밀 빵 종류인데..

곡류의 통밀을 그대로 써서 빵의 색도 어둡고, 질감도 조금 남다릅니다.

 

곡류를 통째로 사용해서 만든 빵이라 물론 건강에도 좋습니다.^^

 

오늘은 남편의 나라 음식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자 하다 보니..

조금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돼지고기를 통째로 사온 남편이 간만에 오스트리아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요리라고는 하지만..

사실 한국요리처럼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니고..

단지 조리시간이 조금 긴 요리입니다.^^

 

이름하야

Schweinebraten 슈바인브라턴 (구운 돼지고기 요리)

 

돼지고기를 통째로 소금, 후추와 허브를 뿌려서 양념하고!

아래에는 야채들을 골고루 썰어서 깐 후에 오븐에 두어 시간 구우면 되는 요리입니다.

 

 

오븐에 너무 구워서 밑에 깔린 야채들이 조금 뭉그러지긴 했지만..

남편 나름대로는 만족스런 요리로 탄생했습니다.

 

이렇게 한 요리를 남편은 저녁으로 맛있게 먹었습니다.

혼자서 감탄까지 해 가면서 말이죠!

(남편은 자신이 한 요리는 매번 감탄을 합니다.^^;)

 

 

 

 

뜨거울 때 야채와 함께 먹고 남은 고기는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차가운 상태로 빵과 함께 먹습니다.

 

그냥 먹기에는 조금 팍팍한 찬 돼지고기이지만..

오스트리아사람인 남편에게는 입맛에 딱 맞는 한 끼 식사인모양입니다.

 

캠핑장 주인인 랄프가 남편을 위해서 구워다 준 sourdough 사우어도우빵(이스트로 발효해서 만든 빵)과 함께 말이죠!

 

 

 

 

독일 사람인 랄프가 유럽 빵이 그리운 남편을 위해서 구워준 사우어도우빵입니다.

 

통밀과 밀가루를 반반씩 사용해서 검지는 않지만..

그래도 남편이 그리운 검은 빵의 질감은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남편은 그리운 오스트리아 요리에 빵까지 먹고는 다시 힘을 얻었습니다.

 

사람은 그런 거 같습니다.

외국에 살면서도 가끔씩은 내나라 음식이 생각나고, 그립고, 먹고 싶고..

한국 사람만 외국에 나가면 김치가 그리운 것이 아닙니다.

외국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각자 그리워하는 자기 나라의 음식들이 있습니다.

 

내 나라에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먹고 싶은 거 손쉽게 해먹고, 사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내 나라를 떠나봐야 사람들은 느끼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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