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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이야기

시부모님의 선물

by 프라우지니 201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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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러분께 자랑을 해보려고 합니다.

(며칠동안 제 시부모님의 이야기가 시리즈로 나가고 있습니다.^^)


제 시부모님께서 저에게 주신 선물을 말이죠!


다시 오스트리아를 떠나는 날!

비엔나에 있는 공항까지 가야하는 상황이라 이른 아침에 (시)아빠가 저를 린츠기차역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물으십니다.


“너 미국달러 필요하냐?”


“미국달러요? 뉴질랜드에서는 필요 없고..

나중에 돌아 올 때, 동남아 잠시 여행하는데.. 그때는 필요하겠네요.”


 

 

아빠는 자켓 안쪽의 주머니에서 하얀 봉투를 내미십니다.


보통 때 같으면 사양하고 안 받았을텐데..

그냥 감사하다고 그 봉투를 받았습니다.


(제 시부모님은 며느리한테서 항상 받는다는 생각을 하시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주시는 것을 제가 사양하면 조금(아주 조금) 노여워 하십니다.^^

별로 값 나가는 거 드린 적도 없는디..^^;)


바쁘게 기차를 타고 비엔나 공항에 도착해서야 아빠가 주신 봉투를 열어봤습니다.

시부모님이 외국에 여행 다니실 때, 쓰시고 남은 달러를 모아두셨던 모양입니다.


 

 

50불짜리 2장에 1불짜리 4장! 104불이나 주셨습니다.


“뭐야? 천 불도 아니고 겨우 백 불이야?”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평생을 알뜰하게 사신 두 분께는 백불은 충분히 가치있고 큰 금액의 돈입니다.


그렇게 다음번 여행가실 때 쓰시려고 두었던 달러를 다시 길 떠나는 며느리한테 주십니다.


잘 다녀오라고!

몸 건강하게 있다 오라고!

혹시나 돈이 부족하면 이 돈이라도 보태라고!

 

주시는 그 마음을 알길레, 며느리는 더 행복합니다.



딸이 아닌 며느리를,

외국에서 시집 온 까만머리 며느리를,

아직도 완벽하지 않는 발음으로 독일어를 하는 며느리를,

늘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남편에게 말하는 마눌은..

(그래서 마눌은 남편의 손바닥 안에 있습니다.^^;)


이 일에 대해서만은 남편에게 아직 말하지 못했습니다.

시부모님께 무언가를 받는 일이 큰일인 듯 생각하기 때문이죠!


“왜 받았어? 엄마, 아빠 얼마 안 되는 연금으로 사시는데..

우리가 줘도 시원치 않은데 받으면 안 되지!”


저도 압니다. 보태주지는 못할망정 시부모님께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을..

하지만 정성이 담긴 선물을 거절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는 것 만 받고 마는 그런 며느리는 아닙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엄마께 전화를 드렸더니..

 

“아니, 왜 그리 큰 것을 놓고 갔어? 돈도 충분치 않을 텐데..”


침대 위에 수퍼마켓 상품권 100유로를 놓고 왔었습니다.

제가 떠난 다음에 방에 가셨던 엄마가 보신 모양입니다.


나중에 남편에게 부모님이 주신 달러에 대해서 얘기할 때 저는 할말이 있습니다.

제가 달러를 받기는 했지만, 저도 유로를 드렸으니 받기만 하지는 않은 걸 말이죠.


하지만 남편을 만날 때까지 이일은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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