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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이야기1448

이번에 알게 된 루콜라 샐러드의 종류 마당이 없는 집에 살 때는 허브 화분을 사서는 창가에 놓고 키우면서 뜯어 먹었었는데.. 마당이 있는 시댁에 들어와 살면서 남편은 허브씨를 사모았습니다. 대부분은 아는 허브를 사는데.. 가끔은 이름도 들어본 적이 없는 허브씨를 사서 시도를 합니다. 이름도 생소하고, 맛도 생소한지라 심어놓고 안 먹어서 실패한 허브도 몇 가지 됩니다. 봄이 되니 남편은 마당의 한 모퉁이에 여러 가지 허브씨를 골고루 뿌렸습니다. 씨 뿌려놓고 나름 물도 신경써서 줍니다. 씨 뿌려놓고 발아가 될 때까지 아침저녁으로 푸짐하게 물을 줘야 하지만, 남편의 아침은 바쁘니 저녁에만 한 번 줍니다. 남편이 뿌려놓은 씨는 시어머니가 틈틈이 물을 주시는 거 같습니다. “아들바보” 이신지라 남편 뒤를 몰래 봐주시죠.^^ 저도 작년 가을쯤에 마당의.. 2018. 6. 26.
남편과 함께 본 러시아 월드컵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한국이 하게 될 3번의 경기중 첫 경기가 있었습니다. 한국 월드컵이 있던 해에 우리는 축구를 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때는 남편(그때는 남친)과 유럽 여행중이라 TV를 보지 못했었죠. 평소에는 스포츠에는 별로 관심도 없는 아낙이었는데.. 올해는 시간도 있고, 또 이곳의 TV에서 한국 팀의 축구를 중계하는지라 봤습니다. 단칸방이라 침실이면서 거실이고, 실내자전거도 있고..^^; 혼자 보나 했었는데, 남편도 병가를 받은 기간인지라 나란히 TV앞에 앉았습니다. 평소에도 목청이 좋은 아낙인데.. 한국 팀이 축구를 하니 TV앞에서 (혼자) 열심히 중계를 했습니다. 축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면서 경기를 보면서 내내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한국선수끼리 패스를 하다가 조금 길어서 스웨덴.. 2018. 6. 25.
남편의 병가와 취소된 여름휴가 우리는 (글 쓰는 시점에서의) 다음 주에 여름휴가를 갈 예정이었습니다만, 남편의 병가가 길어지면서 여름휴가는 자연스레 취소를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절대 섭섭하지 않은 아낙이죠.^^) 자! 어찌하여 여름휴가가 취소됐는지 이제 수다로 풀어드립니다.^^ 제 남편이 강가에 낚시하러 갔다가 젝켄(살인진드기)에 물렸었죠. 3주 항생제 처방을 받고 약을 잘 복용하나 싶었는데.. 처음에는 희미해지는가 싶었던 배에 난 (젝켄 물린 후 나타나는 흔적)자국이 남아있습니다. 하긴, 항생제 복용 중에는 햇볕에 나가는 걸 자제해야 했는데.. 남편은 땡볕에 테니스 치러도 다니고 정상인처럼 지냈습니다. 그렇게 3주 항생제 복용이 끝났는데도 배에 여전히 남아있는 흔적. 젝켄에 물리면 어떤 흔적이 남는지 궁금하신 분을 위해서 살짝 .. 2018. 6. 24.
남편의 저작권 달린 사진들, 우리부부가 같이 여행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도.. 마눌이 남편의 사진을 보는 경우는 아주 드뭅니다. 남편은 마눌의 디카 메모리 카드를 가지고 가서 복사를 해서 마눌이 찍은 사진을 챙기지만, 마눌은 남편의 메모리카드를 한 번도 탐낸 적이 없습니다. 남편은 사진을 찍는 방식도 나랑은 다르고, 동영상도 많이 찍어서 용량을 엄청나게 많이 차지하는지라, 준다고 해도 그것을 저장할 곳이 마땅치 않았죠. 가끔씩 남편이 마눌이 찍힌 사진만 골라서 줄때도 있지만, 안 줘도 달라고 재촉하지 않는지라.. 남편에게는 마눌도 보지 못한 엄청난 사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할슈타트 호수의 겨울 풍경 같이 나들이를 갔다 오면 가끔 남편이 멋있는 풍경사진을 주고는 했었습니다. 사진 한 장에 다 담을 수 없는 풍경을 여러 개로 나눠서.. 2018. 6. 23.
친척이 된 동료 우리 요양원에는 참 다양한 종류의 인간들이 근무를 합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직업군에 상관없이 말이죠. 그들이 맡고 있는 일에 상관없이 .. 어떤 직원은 내가 존경해 마땅한 선생님 같은 존재이고, 어떤 직원은 참 한심스러운 인간입니다. “넌 여기 일하러 오니, 놀러 오니?” 이렇게 묻고 싶은 인간들도 쫌 있습니다. 일하러 왔는데, 일하는 시간보다 다른 일 하느라 더 바쁜 직원도 있습니다. 직원 흡연실에 들어가서 20~30분이 넘어도 나오지 않거나, 이 직원, 저 직원과 오랜만에 만났다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수다중!! 그중에 제가 껄끄럽게 생각하는 직원 하나. Heimhilfe 하임힐페(도우미)로 일하는 낼 모래 60살을 바라보는 직원. 은퇴를 하려면 2년 정도의 시간이 남아서 주 18시간 근무하는데... 2018. 6. 22.
돈이 아까운 잘츠부르크 일식당, Nagano 나가노, 회사 야유회로 간 잘츠부르크. 남편에게 점심값으로 15유로 챙겨서 왔었는데.. 회사에서 점심값으로 20유로를 받은지라 예산이 넉넉한 점심 한 끼입니다.^^ 끼리끼리 모여서 담배 피우러 카페로 찢어진 동료들과 떨어져서 혼자 잘츠부르크의 중심지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게트라이데거리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근사한 한 끼를 먹고 싶어서 나름 있어 보이는 일식집을 골랐습니다. 뒤쪽에 중국집도 있기는 했지만, 중식보다는 괜찮은 초밥이 먹고 싶었거든요. 중심지인 게트라이데 거리에 있는 식당인지라 화살표를 따라 들어가면 이렇게 정원 안에 식당의 입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밖에 나와 있는 테이블이 많은 거 봐서는 찾는 손님이 많다는 이야기인지.. 하긴, 유럽의 식당에서는 꼭 식사만 하지 않습니다. 밖에 앉아서 맥주나 음료수 .. 2018. 6. 21.
간만에 한 신나는 쇼핑 저는 별일이 없는 한 매일 쇼핑을 갑니다. 쇼핑이라고 해서 뭐 대단하게 가는 건 아니고, 배낭 메고 가뿐하게 동네 한 바퀴. 베낭메고 자전거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슈퍼마켓 두어 개를 둘러봅니다. 매일 점심을 싸가는 남편을 위해 과일/야채가 많이 필요하니 말이죠. 저는 유행에 별로 신경 안 쓰는 중년아낙인지라 옷 쇼핑이나 이런 건 잘 안하는 편입니다. 특별히 옷 쇼핑을 위해서 쇼핑몰에 가는 일도 없죠. 평소에는 쇼핑몰에 가도 슈퍼에 들렀다가 산책 삼아서 한 바퀴 둘러보는 정도였는데.. 이번엔 제가 간만에 하루 종일 “쇼핑”을 했습니다. 종류도 다양하게 말이죠. 자! 이제부터 저의 하루쇼핑을 여러분께만 공개합니다.^^ 쇼핑몰에 가도 슈퍼만 들렸다가 돌아오는데, 이 날은 쇼핑몰의 다른 쪽을 가야했습니다... 2018. 6. 20.
나도 가봤다, 오스트리아 회사 야유회 “회사 야유회”라고는 하지만, 내가 다니는 곳은 사실 일반 “회사”는 아닙니다. 오스트리아의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곳으로 엄밀히 따지면.. 공무원은 아니고, 연방 정부의 (계약)직원입니다. 단, 나라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곳으로 정권이 바뀌어서 새로운 정책이 들어서면 직원 하나 고용하는것도 마음대로 할수 없는 참 피곤한 체계를 가진 일터입니다.^^;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의 연방정부를 소개합니다. 위키피디아에서 캡처 오스트리아는 9개의 주로 구성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 전라도식으로 나눌 수 있는 연방주입니다. 오스트리아의 9개 연방주는 각기 독립된 정치를 합니다. 그래서 같은 직업도 연방마다 월급도 다르고, 적용되는 법규를 다를 수 있습니다. 린츠가 포함된 주는 Upper Austria 어퍼.. 2018. 6. 19.
우리 집 마당에도 젝켄이 산다 유럽의 여름은 zecken젝켄이라 불리는 아주 무서운 살인진드기가 있습니다. 한국에도 살인진드기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하니.. 이젠 남의 나라 이야기는 아니죠.^^; 매년 여름이 되면 이곳의 신문에 젝켄 때문에 죽은 아이들 뉴스가 가끔 나오곤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 집 식구들도 젝켄의 피해자들입니다. 아빠는 작년에 젝켄에 물리고 조치가 늦어져서 2단계 증세(라임병) 가서,팔, 다리에 마비 증세까지 왔었었죠. 시어머니도 작년에 젝켄에 물려서 항생제 3주 처방 받으셨었고, 제 남편도 올해 강변에 낚시 갔다가 젝켄에 물려서 지금 3주 항생제 처방중입니다. 며칠 전 마당에서 만난 시아버지의 팔뚝에 상처나 난지라 여쭤보니.. “나무를 베는 작업중에 바늘같이 얇은 나뭇조각이 살에 박혔는데 그걸 몰랐다. 나중에는 고.. 2018. 6. 18.
우리 집에서 즐겨 마시는 음료는 몰케쥬스, 젤리는 nimm2, 유럽에 산다고 해서 슈퍼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을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 각 가정에서 애용하는 제품도 있지만, 절대 사지 않는 제품도 있으니 말이죠. 오늘은 우리 집에서 즐겨먹는 음료와 젤리를 소개 해 드릴까 합니다.^^ 우선 사람들이 잘 몰라서 고르지 못할지도 모르는 음료입니다. 다른 집에서도 잘 마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서는 어디를 가도 꼭 이 음료만 마십니다. 마눌이 처음 먹는 음식 같은 경우는 남편의 식성을 닮는지라, 저는 남편이 마시는 음료를 따라 마시게 된 경우입니다. 무엇보다 일반 과일주스에 비해서 칼로리가 착한지라 맘 놓고 마시기도 하죠.^^ 아시죠? 과일주스라고 해도 그 안에 엄청난 양의 설탕이 들어간다는 사실! 요즘 남편이 부쩍 많이 사들고 오는 Lattella Molke 라텔라.. 2018. 6. 17.
겁나게 비싸게 가는 올 여름휴가, 올해도 우리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휴가를 갑니다. 전에는 시부모님이 가시는 휴가가 따로 있고, 또 우리랑 가시는 건 덤이었는데.. 이제는 우리랑 가시는 휴가만 기다리시는지라 매년 꼭 가야하죠. 전에는 시아버지 형제분들이 부부 동반해서 국내 여행을 다니셨습니다. 시큰 아버지(부부), 시삼촌(부부), 큰 고모님(부부), 막내고모님(부부)과 시부모님. 물론 다섯 형제분이 다 부부동반해서 가는 휴가는 드물었지만.. 3분 이상은 항상 모이셨는데 이제는 불가능한 형제들의 휴가가 되었습니다. 시삼촌은 이혼하신 후에 더 이상 형제분들의 (부부동반)모임에 오시지 않고, 큰 시고모님은 작년에 시고모부님이 돌아가신 후라 힘들고. 시큰 아버지도 부인이 2번이나 뇌경색으로 쓰려지신지라 부부동반은 힘들고.. 특히나 국경을 넘는 여.. 2018. 6. 15.
쉽게 만드는 꽃차, Holunder 홀룬더 지금은 5월말. 우리 동네 곳곳에서 훌룬더 (딱총나무)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훌룬더 꽃이 지천일 때는 여기 저기서 꽃을 따는 사람들을 흔하게 볼 수 있죠. 어떤 사람들을 가위와 양동이까지 가지고 나와서는 거리에 있는 꽃들을 무진장 따가지고 갑니다. 숲이나 거리에 있는 임자가 없는 나무들은 이렇게 쓸어간다고 누가 뭐라 하지 않죠.^^ 인터넷에서 캡처 봄에는 훌룬더 꽃으로 시럽을 만드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훌룬더 시럽은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조금은 특이한 홀룬더 꽃 향인지라 한번쯤은 마셔볼만 한 맛이죠. 우리 부부의 절친 이라고 해도 과언인 아닌 안디도 우리가 그의 집에 방문 했을 때, “직접 만든 훌룬더 시럽”이라며 물에 타서 준 적이 있었습니다. 낼 모래 50을 바라보는 노총.. 2018. 6. 14.
요즘 내 이가 아픈 이유 이번에 한국에서 돌아오면서 꽤 다양한 종류의 마른 건어물을 사왔습니다. 내 아지트인 주방에 앉아 노트북 앞에 놓고 한국 드라마를 보다보면 입이 심심했었는데.. 전에 지인분이 보내주셨던 쥐포/오징어 덕에 한동안 제가 행복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아주 다양한 종류로 직접 사왔습니다.^^ 매일 입이 즐거운 행복을 느끼고 싶어서 말이죠. 한국에서야 극장에 갈 때나 먹는 쥐포이고 오징어인데, 나는 집이 극장이니 집에서 먹어야 하는 거죠. (한국 드라마 DVD를 집에서 보니 주방이 극장입니다.) 한국에서 사온 건어물을 먹다보니 전에는 못 느끼던 것도 느끼게 됩니다. 전에는 없던 증상인데 건어물만 먹고 나면 그 다음날 이가 아픕니다. 처음에는 내 나이가 이제 잇몸이 약해지고 씹을 때 통증을 느끼는 나이인가 .. 2018. 6. 13.
내가 남편 외사촌 누이를 위해서 한일 꽤 오래전에 “함께 공연을 보고 싶다고 프러포즈를 해왔던 남편의 외사촌누나.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576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 처음에는 절대 안 만나려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다고 페이스 북에 내가 올리고 싶은 포스팅을 피하는 것도 그렇고 해서 날을 잡았습니다. 5월말에 몰아서 보는 공연티켓을 다 그녀에게 보내줬죠. 작품과 공연날짜가 서있는 티켓을 보고 본인이 원하는 작품/날을 선택해서 예약을 하라고 말이죠. 물론 같은 작품을 본다고 해도 나와 나란히 앉아서 작품을 보지는 못합니다. 공연 전에 만나서 수다를 떨고, 공연 중간의 Pause 파우제(쉬는 시간) 때 만나는 정도. 아주 잠깐 만나서 시간을 보내면 되는데, 이걸 마.. 2018. 6. 12.
생각보다 근사했던 고사우 호수, gosausee, 고사우쎄, 뭐든지 철저한 계획 아래 실행하는 남편과는 다르게, 마눌은 충동적인 편입니다. 서로 너무 달라서 안 맞는 거 같으면서도 의외로 잘 맞는 우리 부부입니다.^^ 고사우 호수 나들이는 마눌이 본 사진 한 장으로 시작했습니다. “남편, 우리 여기 가자!” 우리 집 근처에 있는 가볼만한 관광지들 사진인데.. 할슈타트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 보는 건, 전에 가 봤으니 빼고, 할슈타트 호수를 자전거타고 삥~ 돌아보는 것과, 다흐슈타인의 퓐푸핑거(다섯 손가락) 전망대 그리고 고사우 호수는 아직 못 봤습니다. 안 가본 곳이 있으니 시간이 날 때 가야 하는 거죠. 사진을 들고 얼른 남편에게 가서 보여줬습니다. “어디 갈래? 난 고사우 호수도 좋고, 할슈타트 호수를 자전거 타고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고, 다흐슈타인에 가서.. 2018. 6. 11.
달라진 내 비자 타이틀, 오스트리아 영주권? 오스트리아는 다른 나라처럼 한번 받으면 평생 사용이 가능한 영주권 제도는 없습니다. 제일 긴 5년짜리 비자를 매번 연장하는 방법뿐이죠.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 결혼을 살면서 이번에 6번째 비자를 받았습니다. 오스트리아 남자를 만나서 결혼한 2007년 저는 1년짜리 비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2008년에 또 다시 1년짜리를 받았죠. 왜 조금 기간이 긴 비자를 안 주는지 물어보니.. 오스트리아에 머물고 3년이 지나야 3년짜리 비자를 내준답니다." 이민국에서 말하는 3년이 지나야 3년짜리 비자가 나온다며? 저는 2009년에는 2년짜리 비자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시점인 2011년에 저는 또 2년짜리를 받았습니다. 왜 3년이 아닌 2년인가 생각 해 보니 내 여권 만기일 때문에 2.. 2018. 6. 10.
남편과 나란히 달린 첫 라이딩 남편은 꽤 스포츠를 즐기는 편입니다. 겨울에는 실내 테니스만 가끔 치는 편이지만, 날이 풀리면 퇴근 후 거의 매일 40km 넘게 사이클링을 나갑니다. 마눌이 한국에 다녀온 사이에 이곳의 날씨는 봄을 지나서 여름으로 달려가고 있고, 마눌없이 혼자서 사이클링을 다녔던 남편이 주말에 마눌의 손을 이끕니다. 이럴 때는 못이기는 척하고 따라가 줘야 하는 거죠. 뭐든지 마눌이랑 같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남편이 마눌 없이 한 달을 혼자 지냈습니다. 마눌이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마눌이 싸주는 점심을 가지고 다녔던 남편이, 마눌 없이 한 달 동안 혼자서 아침 챙겨먹고, 점심도 싸가지고 다녔으니 칭찬해야 마땅하죠. 자신은 잘 타니 헬멧 없이도 가능하지만, 마눌은 초보이니 항상 헬멧을 써야한다고 주장하는 이상한 남편. 오.. 2018. 6. 8.
나를 섭섭하게 하는 시부모님의 딸기 오스트리아의 봄은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을 유혹하는 딸기밭 나들이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에 꽤 많은 딸기밭 푯말을 볼 수 있죠. 우리 집 마당에도 딸기는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몇 포기 안 되는 딸기인지라 다 따도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이제는 노지딸기도 먹을 때가 됐다고 알려주는 척도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딸기가 익어가니 동네마다 한두 개씩 있는 딸기밭을 방문해도 좋을 시기입니다. 며칠 전 남편과 시내에 가는 길에 있는 딸기밭 푯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내 가는 길에 보니 딸기밭이 있는 거 같더라, 우리 주말에 자전거타고 거기 가자!” “그래? 그럼 그럴까?” 아들내외가 주고받는 대화를 지나가면서 들었던 시아버지. 며칠후 .. 2018. 6. 7.
병 키워오라는 한국의사 한국에서 꽉 채운 3주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돌아온 일상.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가정의 방문” 한국에 있을 때 병원을 두 군데나 갔었습니다. 지난해에 수술했던 탈장이 다시 재발 한 거 같아서 말이죠. 증상을 물으신다면... “사타구니를 가끔 여러 개의 바늘로 콕콕 찌르는 약한 통증이 있고, 좌측 아랫배에 중압감이 가볍게 느껴집니다.” 증상으로 따지면 아주 가벼운 정도이지만, 이 증상이 탈장수술 전과 같은 증상인지라... 대충 짐작을 했었습니다. 수술부위가 잘못 된 거 같다는...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이 무거운 어르신들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가끔은 있는 힘을 다해서 들어 올리는 일도 해야 하고..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이 육체적으로 조금 힘이 듭니다. 수술하고 한동안 조심은 했었지만, 다시 .. 2018. 6. 6.
남편이 한국으로 사오라고 전화까지 한 것 제가 한국에 잠시 머물 때, 남편이 시시때때로 전화를 해왔습니다. 옆에서 항상 재잘거리던 마눌이 하루 아침에 사라졌으니 조금은 외로웠던 것인지.. 전화를 해 와서는 말을 하기보다는 마눌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쪽이었습니다. 항상 수다스러운 마눌의 목소리가 그리웠던 모양입니다.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 전화를 해온 남편이 뜬금없이 한마디를 합니다. “딴 거는 사와도 넣어놓을 공간이 없으니 사지 말고, 깻잎만 사와!” 마눌은 사지 않으려고 했던 깻잎인데, 남편이 일부러 전화까지 했으니 안 살수는 없는 거죠. 그래서 출국 날 아침에 급하게 업소용 깻잎 1kg짜리 샀습니다. 뭐든지 큰 걸 선호하는 마눌에게 쪼맨한 깡통 깻잎은 성에 안차거든요. 사온 깻잎을 용기에 담아서 넣고 있으니, 남편이 와서 하.. 2018.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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