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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요양원을 떠나가는 내 동료들

by 프라우지니 2025.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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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 회사가 조만간 망하지

않을까 하는..

 

사실 연방정부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망할 일은 절대 없겠지만

계속해서 직원이 빠져나간다면

일할 사람이 없어서 문을 닫는

사태가 일어날수도 있으니

그것도 망함이라 표현할 수

있겠지요.

 

어제 아침에 출근을 해서는

직원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철야근무를 직원과

잠시 이야기를 했었지요.

 

두 팔을 벌리며 동료가 인사를

청해오는 것이라 꼭 안아주며

서로의 뺨을 맞대고 입으로

쪽 소리를 내며 부시(Bussi)인사를

했었는데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 직원은 이미 퇴직 의사를

밝혔고 그때가 마지막

근무였다는 것을..

 

 

층별 근무자 상황

 

 

끼리끼리 어울리는 병동이고,

나는 가끔 근무를 들어가다 보니

누군가 요양원을 떠나는

퇴직 정보를 접하는 것이

조금 느린 편입니다.

 

그녀의 새 근무지는

병원이라는 말에

참 잘됐다.” 했습니다.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우리

병동인데 함께 일하던 동료들을

잃는 우리들에게는 나쁜 일이지만

병원으로 가는 그녀에게는

더 좋은 조건의 일터로

가는 것이니 좋은 일이죠.

 

요양원을 떠나는 직원 N

병동내 어르신들께 대놓고

말을 하던 질러파

직원이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 없다고

할수도 있지만 그것이

어르신들께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같은 경우라도 조금 더 마음이

상하지 않는 방향으로 말을

할 수는 있지만 말이죠.

 

밤새 일어난 일들에 관한

근무 인계 회의를 하며

한 방에서 일어난 일을 이야기하는데

병동에서 유명한 P부인입니다.

 

당신이 직접 할 수 있음에도

앓는 소리를 하면서 직원의

손을 빌리려고 하시니 N

대놓고 말을 한 모양인데,

그걸 당신을 방문한 아드님께

이야기 한 모양이었습니다.

 

싸가지 없고 불친절한

직원이 있다고 말이죠.

 

 

늦은 저녁에는 조용한 병동.

 

그 방에서 호출벨을 울렸는데

N이 그 방에 들어서니

P부인이 아들에게 눈치를 주며

저 직원이야'하셨던 모양입니다.

 

아드님이 N에게 눈을 부릅

뜨고는 따졌던 모양입니다.

 

당신이 우리 엄마한테

대들었던 그 직원이냐?”.

 

왜 도움이 필요한 우리 엄마한테

그렇게 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N은 팩폭을 날렸답니다.

 

내가 여기서11년째 근무중이라

누가 꾀병이고 누가 진짜로

아픈 것인지 아는데,

당신 어머니는 병동에서도

소문난 꾀병쟁이시라고!

당신이 할 수 있음에도

일부러 직원을 불러서는

해달라 하시니

안 해 드리는 거라고!”

 

이 말에 아드님은 환자를

이따위로 대하는 N이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받기나 한 것인지

의심스러웠는지

어느 요양보호사 학원을

나왔는지?” 묻더랍니다

 

아무래도 외모도 외국인이니

외국에서 엉터리 학원을

나온 것이 아닌가

싶었던 것인지..

 

이 말에 N은 그를 빤히 쳐다보고는

나는 오스트리아에서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을 받았는데요.” 하며

그 방에 나왔다고 했죠.

 

떠나는 마당이라 이제는

속이 시원하다며 그 방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했었죠.

 

 

 

나도 P부인을 알고,

가끔 그분이 스스로 하실 수

있음에도 내 손을 빌어서

하시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는 하지만 N처럼 막가파로

대하지는 않는디..ㅠㅠ

 

N이 조금 심하다 싶기는

하지만, 이제 떠나는 마당이니

저렇게 속 시원하게 지른 것이라

동료들은 생각했죠.

 

(아닌디..

N은 평소에도 질러댔었는디..

ㅠㅠ)

 

간호사 K때려치우겠다

근무중 뛰어 나갔다고 했었는데,

그녀도 떠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ㅠㅠ

 

간호사 K는 지난 연말부터

근무표에 계속 병가로 표시가

되어있기에 어디가 아픈가

했었는데, 나중에 듣게 됐죠.

병동의 어르신 보호자와

문제가 생겨서 번 아웃이

올 것 같다고 근무중

뛰어 나갔다는 것을..

 

세상에 가장 소중한 자신의

부모겠지만 요양원에서는

서비스가 필요한 병동의

거주자 중에 한 분일 뿐입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하면 직원이

기꺼이 그 방에 가겠지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경우라면

그냥 하시라 하지만 자신의

부모를 요양원에 맡긴 자식들은

자신의 부모가 VIP 대접을

받기를 원하죠.

 

 

 

요양원 직원을 존중해주고

고마워하면서 접근을 해오는

경우보다는 못 배운 인간들이

하는 똥이나 닦는 직업라는

생각이 강한 보호자들은 요양원에

들어서며 이미 콧대를 높이

쳐들고 입장을 합니다.

 

병동내 자신의 부모가 겪은

불편한 점을 이야기할 때도

자신이 생각하기에 지위가

낮은 요양보호사와는 상대도 안하고,

그 위의 직업군인 간호사와

이야기를 하거나 바로 요양원

원장에게 직행합니다.

 

요양원에 살면서 온통 불만만

이야기하는 자신의 엄마 말만

듣고는 오자마자 직원에게

싸움을 걸어오는 콧대 높은

보호자.

 

그 보호자와 간호사 K가 붙었는데

엄청난 기 싸움이 있었고,

매번 이런 싸움에 지친 K는

이제는 못해먹겠다.”

병동을 벗어났다고 했죠.

 

몇 년 전에도 개인적인 문제로

번 아웃이 와서 두어 달 병가를

냈던 K였는데 이번에는

보호자들과의 문제 때문에

아웃이 온 모양입니다.

 

https://jinny1970.tistory.com/3018

 

오스트리아 워킹맘의 번아웃

워킹맘의 삶은 참 피곤합니다. 회사에서 일도 해야 하고, 집에 오면 살림에 아이들도 챙겨야 합니다. 한국의 워킹맘만 피곤할까요? 외국도 워킹맘의 삶은 고달프기만 합니다.^^; 외국인들은 남편

jinny1970.tistory.com

 

 

요양원이

“11 밀착 24시간 간병

아니고 정해진 수의 직원이

서비스 해 드려야 하는 어르신은

만땅이라 호출벨을 울려도

늦을 때도 있고, 굳이 직원의

도움 없이도 혼자 하실 수 있는

경우라면 혼자 하시라 하는데,

그 혼자하시라는 말을

보호자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모양입니다.

 

자신의 부모는 열손재배하고

앉아서 직원이 씻겨주고,

먹여주고, 재워주는

서비스를 바라는 것인지..

 

매번 이런 생각을 가진 보호자들과

부딪히는 것이 사실은

요양원 직원이 해야하는

일중에서 가장 최상위의

어려움이죠.

 

K와 싸워서 K를 집에 보내

버렸다는 R부부의 따님이

어제도 병동에 등장 해서는

그녀의 부모를 앞세우고 외출을

나가길래 복도에서 그들을

지나치면서 따님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밖의 날씨가 춥지

않은가요?”했더니만

맞은 편에서 걸어오면서도

나의 말에 대답할 의지를 보이지

않던 따님은 내 곁을 스치며

마지 못했는지 짤막하게

춥지는 않아요했었죠.

 

내가 밖의 날씨를 물어본 이유는

병동 내에서 밖에 나갈 때는

추위에 대비해서 단단히

입어야 하는데, 당신의 부모를

모시고 밖에 나가는데 외투는

따뜻하게 입으셨는지

확인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습니다.

 

그녀가 요양보호사는

상종을 안 한다는 그 콧대 높은

R어르신 내외분의

따님이었다는 것을..

 

R내외분은 활동은 자유로우시고

직원의 도움은 거의 안 받고

사셔서 도대체 어떤 빽으로

요양원에 사시는 것인지

그것이 궁금한 분들이시고,

병동 내에서 만사에 투덜거리시는

만만치 않으신 분들이신데,

역시 그분들의 따님이라

요양원의 모든 것이 다

불만족스러웠나 봅니다. ㅠㅠ

 

https://jinny1970.tistory.com/3864

 

 

얄미운 요양원 어르신께 내가 말씀 드린 현실

다양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이 사시는 우리 병동. 젊게는 아직 60대인 남자분부터 올해 100살을 넘기신 할매도 계시죠. 그 중에서 60과 100사이에 낀 80대는 우리 병동의 제일 많은 연령대. 나는 근무

jinny1970.tistory.com

 

 

야간근무중에 얼마전 병원으로

이직을 한 옛 동료의

방문을 받았었습니다.

 

요양원에 비해서 병원이

얼마나 근무하기 편한지를

자랑하는데 사실 부러웠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자기가

근무하는 병동내 환자가

달랑 4명뿐이라 24명이나 되는

직원들이 놀다가 일찍 퇴근한

나날이었다고 했죠.

 

나도 직업교육중에 병원에서

두어 달 실습을 해봐서 병원이

요양원보다는 훨씬 더 액티브 하고,

또 간병하는 일도 거의 없는 편이라

일이 쉬운 건 알고있죠.

 

, 퇴원 하는 환자를

확인하는 일이 주된 일이고,

병동 내에서 하는 간병 일이라고

해봐야 수술직후 거동이

불편한 경우 간단하게 씻겨드리는

정도인데, 이것도 오전 간병 시간에

간호사들이랑 21조로 일을 해서

어르신을 침대에서 휠체어로

나 혼자 옮기느라 끙끙대다가

내 허리가 아플 일도 없고,

치매 어르신들에게 꼬집히거나

맞을 일도 없죠.

 

병원으로 이직하는 동료들이

떠나는 것은 안타까운데

그들의 미래에는 좋은 일이라

손뼉 치며 그들의

앞날을 축하하지만,

맺은 인연이 떠나는 것은

아쉬운 것이 나의 진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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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지난번 갔었던 겨울산행

짧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yDbdu9IB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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