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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여행 이야기/남태평양 쿡 제도 이야기

생각보다는 괜찮았던 남태평양 섬, 쿡아일랜드 첫 인상

by 프라우지니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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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나에게 남태평양섬으로

휴가를 가자고 했을 때

나의 첫마디는

 

남편은 너무나 사랑해서

남태평양에 떠있는 섬의

대부분을 다 방문했다지만..

 

나는 뜨거운 땡볕은

좋아하지도 않고,

특히나 남편에 나에게 말했던

남태평양 섬의 현실은..

거리에 집 없는

개가 엄청 많다.”

 

사람만 홈리스가 있는 줄

알았는데, 남태평양 섬에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홈리스 개를

보러 굳이 갈 필요는 못 느꼈고,

특히나 큰 개를 무서워하는

나에게는 가지 않을 이유가

두개나 된 거죠.

 

첫번째, 뜨거운 태양.

두번째, 홈리스 개들

 

! 하나 더 있네요.

나는 수영도 못합니다.

 

 

쿡 아일랜드 숙소의 웰컴 푸르츠 ,  망고 ,  바나나 ,  파파야와 마당에서 싼 패션푸르츠 .

 

아무튼 가능한 남태평양 섬에

갈 일은 안 만들려고 했었는데,

이번에 어쩌다 보니 내가

남태평양 섬에

여행을 가게됐죠.

 

우리가 타고 다녔던 차가

생각보다 일찍 정리가 된 상태라

우리는 오클랜드의 에어비엔비

숙소에서 머물고 있는데,

에어비엔비에서 1주일

머무는 비용에 조금만 더 보태면

쿡아일랜드의 숙소에서

1주일 머물 수 있다니

이번 기회에 나도 한번쯤

쿡아일랜드를 구경이나

해볼까 싶었죠.

 

사실 남편 혼자

쿡아일랜드로 가버리면

나 혼자 오클랜드에서 1주일씩이나

지루하게 보내는 것도

마땅치 않으니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뜨거운 태양은 가능한

피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수영은 못하니 물에 발이나

담그는 정도로 남편과 합의(?) 해보고,

무서운 개가 오면 남편 뒤에

숨어서 일단 피해 보기.

 

 

앞서 걷는 남편의 뒷모습

 

 

쿡 아일랜드는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이었습니다.

 

땡볕이 내리쬐는 그늘 없는

뜨거운 바다를 상상했었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더

괜찮은 풍경이었죠.

 

바닷가는 내가 지금까지 봐온

모래가 아니라 산호들이

쪼개지고 또 쪼개져서

만들어진 산호 모래이고

파란 바다 옆으로 보이는

하얀색 산호 모래는 정말 어디를

찍어도 달력 풍경이었죠.

 

찾아보니 나도 쿡 아일랜드에

갈 생각을 한 적이

있었네요.^^

 

https://jinny1970.tistory.com/3454

 

나도 가볼까? 쿡 아일랜드

한국처럼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는 나라에서 살아온 한국인 마눌은 “바다”에 그리 집착하지 않는데, 내륙국인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은 휴가를 간다고 하면 오로지 “바다”만을 생각하

jinny1970.tistory.com

 

 

땡볕에 물에 들어가는 건

질색인 데도 날 이곳까지

인도(?)해준 남편의

성의가 있으니

남편이 이끄는 대로

스노클링도 했습니다.

 

남편의 스노클링 마스크 세트는

뉴질랜드에서 사가지고 갔었고,

나는 숙소에서 빌려주는

스노클링 마스크가 있어서

부부가 나란히 허리춤도

오지않는 물속에 머리를

쳐 박고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을 구경했습니다.

 

 

 

 

전에 필리핀에서

스노클링을 했을 때는

커다란 물고기만 봤었는데,

남태평양에는 멸치 만한 크기의

열대어들이 이미 죽어서

돌이 되어버린 산호들 사이를

오가며 우리를 유혹 했었죠.

 

해변을 걷다 보면 모래가

되어가는 과정의 작고 예쁜

산호들을 너무 많아 볼 때마다

한두 개씩 주머니에 넣어서

숙소에 오고는 했었는데,

그곳을 떠나올 때 거기에

놓고 왔습니다.

 

누군가가 해변에서

산호를 가져가면 안된다고

한 것 같기도 하고,

기념품이라고 집에 가지고 와서

한쪽에 처박아 놨다가

먼지가 쌓이면 버리게 될 테니

쿡 아일랜드의 산호는

그냥 그곳에서 있는 것이

더 나을 거 같은 판단에서였죠.

 

우리 앞에 점잖게 앉아서는 일행인듯 행동하는 개.

 

남편 말대로 섬에는 정말

홈리스 개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내가 무서워할만한

크기라 처음에는 나에게

다가오면 꼼짝 마라 상태로

얼른 개가 내 곁을

떠나 주길 바랬는데,

하루이틀 개들을 보다 보니

생각보다 점잖은 개들의

태도가 놀라웠죠.

 

사람이 젠틀맨이라면

쿡 아일랜드의 개는

젠틀독입니다.

 

사람이 있는 곳에 오기는

하는데, 가까이 와서

마구 핥으면서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는

자신에게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죠.

 

쿡 아일랜드 섬이 개들은

배가 고픈 것이 아니라 사랑이

고픈 것처럼 보였습니다.

 

 

쇼핑몰 앞에 자리잡고 자는 홈리스개.

 

 

혹시 어릴 적 읽었던 동화

개미와 베짱이

기억하시나요?

 

겨울을 대비한 개미는

한여름 동안 열심히 일을 하지만,

겨울을 염두에 두지 않는

베짱이들은 여름 내내

노래만 불렀죠.

 

쿡 아일랜드의 개들의 바로

여름만 사는 베짱이

같았습니다.

 

추운 겨울이 없으니

밖에서 잔다고

얼어 죽을 염려도 없고,

음식은 돌아다니다가

나무에서 떨어진 과일을

먹기도 하고, 식당에서 버린

음식물 찌꺼기나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음식도 있으니

굳이 음식 찾아 삼 만리를

할 필요가 없죠.

 

말그대로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잘 수 있는

그런 평화로운 삶을 살고있습니다.

 

태양이 뜨거운 한낮에는

도시에서 가장 크다는

쇼핑몰 앞에서도 길바닥에

퍼져서 잠자고 있는

개들이 볼수있죠.

 

처음 보는 우리야 놀라운

광경이었지만 섬에 사는

사람들은 그들이 일상이니

개가 통행에 방해가 되서

그냥 옆으로 돌아서 갑니다.

 

 

좌측의 차 옆의 그늘에서 쉬고 있는 나머지 개들.

 

자주적인 삶을 사는

쿡 아일랜드의 개들은

함께 모여서 해수욕을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물놀이 하는

선착장에는 그늘에 모여 앉아

있다가 이따금 수영을 하는

개들을 목격할 수가 있었죠.

 

자기들끼리 모여 있다가

사람들이 오면 가까이 오기는

하지만 짖거나 하는

행동은 하지않고,

잠시 관심을 보이다가는

이내 자신들이 하던 행동을

이어가죠.

 

사람들에게 무관심한 듯한

젠틀한 개들을 보다 보면

개가 무섭지 않습니다.

여전히 손을 내밀어

그들을 쓰다듬어줄 용기는

없지만 말이죠.

 

가끔 사람들의 뒤를

따르는 개들이 있기는 한데,

숙소에서는 그런 개들을

집까지 데리고 오지 말라는

경고문을 숙소 안내지에

포함하고 있죠.

 

예쁘다고 집까지

개를 데리고 오면

(개를 데리고 왔던)

그 손님이 간 뒤에도

그 개는 계속해서 그 집을 찾아오니

숙소주인에게는 반갑지 않으니

조심해달라는 경고였습니다.

 

 

우리 숙소 앞의 해변에 석양을 보러 나가서.

 

우리는 쿡 아일랜드에서

아주 다양한 개들을

만났습니다.

 

피쉬엔칩스 가게 앞에서는

우리에게 음식을 나눠

달라는 눈빛으로

내내 우리 옆에 앉아만

있었던 개도 있었고,

우리가 숙소에서 나오면

길목에 있다가 우리 뒤를 따라

버스정류장까지 동행했던

개도 있었고,

우리가 해변에 앉아있으면

쓰다듬어 달라는 것인지

무심하게 우리에게 등을

들이밀고는 기다렸던

개도 있었고,

우리가 석양을 보기 위해

나갔던 해변에서는

멋진 석양에는

관심이 없는듯 우리 옆에 누워서

내내 잠만 자던 개도 있었죠.

 

 

 

 

내가 처음 가본 남태평양 섬,

쿡 아일랜드는 생각보다

근사했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색 산호 모래와

파란 하늘보다 더 파랬던

푸른 바다.

 

어디를 가도 우리 곁에

머물던 사람보다

더 점잖았던 개.

 

개를 무서워했던 나도

궁금한 마음에 우리를 따르는

개를 보려고 한번 더

뒤를 돌아보게 했었죠.

 

나무에서 떨어진 아보카도,

망고를 주워 먹는 재미가

쏠쏠했던 산책길.

 

그중 가장 으뜸은 매일

해가 질 때마다 우리에게

다양한 색깔로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준 석양.

 

한 번 가 보니 생각보다

근사했던 곳이라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가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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