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 여행 이야기/남태평양 쿡 제도 이야기

쿡아일랜드에는 신발 도둑도 있다.

by 프라우지니 2024. 7. 14.
반응형

 

 

남태평양의 섬에는

주인도 없고 집도 없는,

무소속의 홈리스 개들이

엄청 많습니다.

 

섬에 도착하기 전에는

홈리스 개라고 하니

엄청 겁을 먹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으르렁거리면서

길을 막고 사람들을 공격하는

그런 무서운 개들이 아닐까 하는

걱정도 했었죠.

 

특히나 나는 개를 무서워하는데,

덩치도 큰 개들이 으르렁 거리면

어떡하남?

 

 

우리가 머물던 숙소는 길옆에 바로 있는 방갈로.

 

그래도 섬으로 여행을 왔던 이유는

남편이 간다니 따라 온 거죠.

 

아쉽게도 조식 불포함 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수준(?)있는

숙소까지 예약을 해놨으니

마다할 이유는 없었죠.

 

그리고 남편없이 나 혼자서

오클랜드에서 1주일씩이나

보내는 건 너무 심심하고

지루할 테니 남편은 따라 나선것이

바로 쿡아일랜드죠.

 

 

일행인척 내 옆에 누워서 같이 선셋을 보고..

 

쿡아일랜드는 남편 말대로

개들이 많았습니다.

어디를 가도 개들 세상이었죠.

 

사람들이 오가는 시내 쇼핑몰에

대자로 누워서 자기 때문에

사람들의 통행이 불편해지던가

말던가 관심 없는 녀석도 있고!

 

바닷물에 뛰어들어서

한낮의 더위를 피하는

아이들 옆에는 같이 수영을

하고 싶은지 그 옆에서 첨벙거리며

물놀이를 하는 녀석들도 있었고!

 

우리가 해변에 앉아서

석양을 보고 있으면

어디에서 왔는지 처음 보는

개가 내 옆에 앉아서 나와 같은

방향을 쳐다보고 있기도 했죠.

 

이 녀석은 어디서 와서

내 옆에 앉아있나?”싶어서

옆에 앉은 개를 빤히 쳐다보면

내 눈길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돌려서 날 쳐다보고는

내 눈길을 살짝 피하기도 했죠.

 

 

대낮에도 해변에 있으면 옆에 와서 그냥 앉아있기.

 

 

집은 없다고 해도 각자 자신들이

머무는 공간은 있는 것인지,

해변에는 매번 같은 개들이

왔다리 갔다리를 했었고,

사람들이 오면 주변에서

어슬렁거렸죠.

 

어제는 내 옆에서 앉아있었는데

오늘은 살며시 우리 앞에 앉아서는

우리가 보는 방향을 같이 쳐다보며

우리가 마치 일행인 듯

행동하던 녀석도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숙소 앞에 벗어 뒀던  내 크록스

신발이 한 짝 사라졌습니다.

 

사실 정품 크록스는 아니고

뉴질랜드 여행중 10불 주고 산

모양만 크록스인 슬리퍼이고

여행 후에 버리고 오려고 했었지만

아직 여행도 끝나지 않은

상태라 없어지면 섭섭한디.

 

도대체 누가 골목까지

들어와서 집 앞에 벗어둔

신발을 가지고 간 것인지..

 

집주인에게 이야기를 하니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녀석들을 지목했죠.

 

아마도 동네 개들이 물고

간 모양이라고..”

 

한 짝만 있으면 신고

다닐 수도 없지만 그냥 버릴 수는

없어서 현관 앞에 놔뒀죠.

 

 

다시 돌아온 내 크록스 신발.

 

오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우리 방 입구에 놔뒀지만

개들이 물고 간 것 같다니

다시 찾을 희망은 하지 않았었는데

이틀 후 아침에 문을 열어보니

없어졌던 한 짝의 신발이 돌아와

다시 한 쌍이 된 내 크록스.

 

개들이 물어다가 어딘가

버린 것을 집주인 아저씨가

우연히 발견해서 다시 우리 집

앞에 갖다 놓으셨다고 했죠.

 

개들이 물고 갔다고

하셨지만 설마 했었는데,

역시나 다시 돌아온 한 짝의

크록스에는 개들의 이빨자국이

꽤 많았습니다.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던

크록스를 다시 보니 반가웠고,

이빨 자국이 있기는 했지만,

신는데 지장은 없으니

나는 다시 크록스를 신고

섬을 누비고 다녔죠.

 

애초의 계획은 섬을 떠날 때

크록스에

필요한 분은 가져가세요.”

라고 메모를 써서

사람들이 다니는 길목에

놓고 올 생각이었는데,

남편이 신고 다니는 슬리퍼의

끈이 떨어져서 남편도

새로운 슬리퍼가 필요했던

상황이라 남편에게 넘기고

그곳을 떠나왔죠.

 

남편이 신기에는 조금 작은

사이즈의 크록스였지만

그래도 맨발보다는 나을테니

남편이 이웃 섬인 아이투타키로

넘어갈 때 가져가서 신다가

그곳에 놓고 오라고 권했죠.

 

 

화면의 좌측이 개들이 물어갔던 한짝.

 

 

개 이빨자국이 있기는

하지만 신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지금은 아이투타키섬의

누군가가 내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쿡아일랜드에는

신발 도둑이 있습니다.

 

당신이 머무는 숙소가 따로

대문이 없다면 꼭 신발은 안에

보관하시기 바랍니다.

 

비싼 신발이 없어지면 아깝고,

사라진 신발 때문에 기분이 잡치면

나머지 일정도 계속

기분 나쁜 상태가 이어지니

유쾌한 여행일수는 없으니 말이죠.

 

저처럼 저렴한 신발이라

없어져도 아깝지 않고,

신경쓰이지 않은 것이라면

밖에 내놓으셔도 됩니다.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기분좋은 경험도 할수

있으니 말이죠. ^^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