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생일선물로
산뜻한 봄옷을 선물해드렸습니다.
매장에 가서 내가 직접 입어보고
나에게는 조금 넉넉한 사이즈인
L을 골랐으니 당연히 맞으실거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3595
시어머니의 생신 날, 당일.
마눌이 근무를 하니 남편은 나중에
마눌과 함께 시어머니를
방문할거라 했었지만,
시아버지는 남편에게 함께 가자고 하셨죠.
막내딸과 함께 가려고 하셨는데..
막내딸의 회사 동료가 코로나 확진으로
집에서 격리를 해야 한다니
시아버지는 “아내의 생일날”
혼자 가시는 것이
거시기 하셨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시어머니 생신 날,
남편은 선물을 들고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를 방문했죠.
별로 친하지 않는 아버지와 아들이라,
둘이서 차 타고 오가면 참 쑥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시어머니는 생일날 남편과
아들을 한번에 볼수있고,
축하도 그 둘에게 받을 수 있으니
나름 만족스러운 날이시겠죠.
꽃 좋아하시는 시어머니라
생신이라고 꽃을 사는 건
장남이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인데,
이번에는 옷이 담긴 노란 쇼핑백과
맞췄나? 싶게 노란색 꽃다발을 선택한 남편.
시어머니는 꽃도 받고, 옷도 받고
“참 행복한 생신이셨겠다..”
생각했었는데!
저녁에 퇴근한 나에게
남편이 날리는 한마디.
“엄마 옷이 작다네, 교환을 해야한다네.”
이때 들었던 생각!
“우째 이런 일이..
상품 태그를 다 떼어냈는데..”
가끔 드라마에도 보면
“상품 태그를 떼어내지 않고 살짝 입었다가
다시 매장에 가지고 가야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던데..
가격표가 달려있는 선물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서로가 민망하니
당연히 시어머니 몸에 맞을거라
생각해서 친절하게 가격까지 알려주는
상품 태그를 떼어냈었죠.
옷을 살 때 매장 직원에게
이야기는 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휴양을 가신 상태”라
혹시나 옷이 안 맞으면 교환을 해야하는데
교환 기간은 어떻게 되냐고 문의를 하니!
“보통은 2주인데 3주까지 교환이 가능하고,
현금으로는 환불은 안되지만,
나중에 다른 제품을 살수 있게
상품권이 발행된다”고 했었죠.
이건 그냥 물어본 말이었지,
정말로 옷이 안 맞을거란
생각은 안했었는데..
옷이 두개다 작다니
일단 내 발등에 문제가..ㅠㅠ
평소에 시어머니가 입에 달고 사시던 말씀.
“나는 너랑 옷 사이즈가 같다.”
나보다 덩치도, 가슴도 넉넉하신 몸매시라
시어머니 말씀처럼 우리가
같은 사이즈라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나한테 조금 넉넉하면 시어머니께
맞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평소의 시어머니 말을 믿었던
며느리의 실수입니다. ㅠㅠ
며칠 후, 남편과 같이 시어머니가 계신
휴양호텔에 가서 선물로 드렸던
옷을 받아왔습니다.
물건을 산지 10여일이 지났고,
상품 태그가 제거된 상태인데
교환이 가능할지, 매장을 가기 전에
저의 생각은 몹시 비관적이었습니다.
“혹시 교환이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지?
그냥 내가 다 입고 엄마는 XL사이즈로
새로 사드려야 하나?”
“조끼라도 한 사이즈 큰 걸로
바꿔달라고 사정을 해볼까?”
남편에게도 일단 운을 띄웠습니다.
“남편, 영수증은 챙겨가지만,
상품 태그를 제거한 상태라
교환이나 환불이 안된다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아.
그러면 그냥 내가 입을까봐!”
몇 년 전에 시어머니도
이러신 적이 있었죠.
며느리 선물이라고 주셨는데,
내 사이즈보다 한참 더 큰 사이즈의 셔츠.
주신 선물이 크다고 돌려드렸는데,
시어머니는 그 셔츠를 작은 사이즈로
교환해서 며느리에게 주시는 대신에
그 셔츠를 당신이 입으시는 걸로 해결하셨죠.
애초에 며느리 주려고 사신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입으려고 사신 것을 잠시
며느리에게 주셨다가 가져가셨나보다..
생각했었죠. ㅋㅋㅋ
남편도 상품 태그를 제거했으니
환불이 안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는듯
했지만, 그래도 일단 시도는 해봐야 하는 거죠.
볼프스킨 매장을 가면서도
살짝 불안했었습니다.
“혹시 교환이나 환불이 안되면 어쩌지?”
불안한 마음은 살짝 접어두고
일단 매장에 가서 쇼핑백 안의
옷을 꺼내 놓으며, 잘라낸 상품 태그랑
영수증도 살짝 내밀었는데..
점원의 반응이 내 생각과는
아주 다릅니다.
상품 태그가 없는 상태라면
일단 인상을 쓰고 나와 옷을 번갈아 본 후에
운을 떼는 것이 순서일거 같은데..
직원은 옷을 받자마자
“어떤 서비스”를 원하는지 묻습니다.
“조끼는 한 사이즈 큰 걸로 주시면 좋겠고,
잠바는 더 큰 사이즈가 없는걸 알고 있으니
그냥 환불 받고 싶어요.”
직원은 잘라낸 상품 태그와 옷을 맞춰보는듯
하더니만 생긋 웃으며 한마디.
“조끼는 큰 사이즈가 있으니
교환 해 드릴 수 있고,
환불은 현찰로는 안되고
상품권으로 발행합니다.”
힘들 줄 알았던 교환&환불이
이렇게 쉽게 끝이 났습니다.
상품 태그가 없는 상태의 옷이라면
일단 옷을 입은 흔적이 있는지
옷의 앞, 뒤, 안, 밖을 샅샅이 흟어보며
시간을 끌다가, 나에게 인상을 쓰면서
짜증스런 말투로 이야기를 할 줄 알았는데
이리 친절하게 교환과 환불을 해주시다니..
한국에서도 상품 태그를 제거한 상태로
교환&환불을 원하는 고객에게
이리 기분 좋게 원 퀵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을 거 같은데..
유럽의 고객서비스는 한국과는 차원이 달라
고객 응대에 “친절”은 장착 되어있지 않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요구하고, 항의하는데
내 말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인상을 팍 쓰고는 “나는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식일 때도 있고,
“그건 내 영역 밖의 일이니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일 때도 있죠.
외국인인 나의 조금은
다른 독일어 발음 때문에
나는 고객이면서도 직원에게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자주 있었는데..
볼프스킨 매장의 직원은
내가 지금까지 알던 판매직원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을 나에게 선사했습니다.
회사의 경영 정책중에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매장의 혹은 직원 특유의
태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에 살면서 간만에 만난
친절한 직원이었고, 또 간만에
제대로 받아본 고객 대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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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볼프스킨 매장도 있는 우리동네 쇼핑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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