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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간만에 만든 가족을 위한 한끼

by 프라우지니 2021.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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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온 가족을 위한 점심을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한 건 아주 단순한 이유였습니다.

 

슈퍼마켓 전단지에서

세일 상품을 봤거든요.^^

 

간고기와 양송이가

세일을 한다니 문득 든 생각!

 

햄버거 스테이크에

양송이 소스를 만들어볼까?”

 

락다운이라고 장보러 가는걸

만류하는 남편도 꼼짝 못하게 할

무기도 장착했습니다.

 

어떤 무기냐구요?

 

내가 부모님을 위한 한끼를 할 예정이거든!”

 

 

Hofer의 이번주 세일 전단지

 

표현을 잘 하지 남편이지만,

마누라가 부모님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가끔은 마눌에게 묻기도 하죠.

 

왜 요새는 (부모님한테) 아무것도 안 해?”

 

신경 안 쓰는듯 하면서도 마눌이

부모님께 잘하는 것이 기특하고,

가끔씩 마눌이 부모님과 소통을 안하면

신경도 쓰이는 모양입니다.

 

부모님을 위한 한끼”를 무기로

 

장을 보러 가서 내가 업어온 녀석들은

고기와 양송이만은 아니죠.

 

Hofer의 세일전단지

 

반값이라니 염소 젓으로

만든 치즈도 2종을 업어왔고,

씨 없는 포도도 1kg

평소에는 거들떠도 안보는

참치 스프레드도“이런 기회에 맛이나

보자”하는 마음에 하나!

 

 

장봐 온 것으로 준비한 남편의 오전 간식 .

 

오늘 사온 씨 없는 청포도도 씻어서

접시에 담았고, 염소 젓 치즈와

참치스프레드 2종에 냉동실에 있던

빵은 구워서 겉은 바삭하게 준비.

 

치즈야 그렇다고 쳐도

슈퍼에서 사온 참치스프레드는

(인스턴트 안 좋아하는)

남편이 한마디 할 줄 알았는데,

조용합니다.

 

마누라가 평소에는 안 사는 것들을

사오는 이유를 남편도 알고는 있습니다.

 

“(평소에는 안 사는 종류지만),

세일하니 이번에 한 번 먹어보자.”

 

염소 젖 치즈도, 참치스프레드도

반값 세일이니 한 번 사봤습니다.

 

염소 젖 치즈야 치즈이니

짭짤한 치즈 맛이고,

참치스프레드도 약간 짭짤하니

빵에 발라 먹기는 딱 좋았지만,

또 사먹고 싶은 맛은 아니었죠.

 

참치스프레드를 다 먹고도

조용한 남편에게 한마디 해봤죠.

 

참치, , 달걀스프레드가 있었는데,

그 중에 참치 스프레드만 사왔어.

맛이 어땠어?

다음에 또 한번 사먹을만 해?”

 

나의 말에 웬일로 군소리

안하나 했었던 남편 다운 한마디.

 

다음에는 당신이 직접 만들어.”

 

 

 

간고기 2팩, 1kg는 바로 불고기 양념에 돌입.

 

같은 요리임에도 대충하는 솜씨라

매번 맛이 달라지니 고기 양념을

한 후에 맛을 봐야합니다.

 

양념한 고기를 200g 덩어리로

6개 만들면서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서

맛을 보니 짭짤한 것이 나를 제외한

식구들의 입맛에는 딱!

 

내 입맛에 맞추면 너무 싱거워서

나머지 식구들이 소금 통을 옆에 끼고

밥을 먹어야 하니 요리사인 내 입맛이 아닌

먹는 사람 위주로 간하기.

 

오전에 어머니가 치과에 가셔야 해서

시아버지와 함께 외출을 하셨었는데,

11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에

두 분이 돌아오셨습니다.

 

주방에서 창문을 열고

마당에 계신 시엄마께 한마디.

 

엄마, 내가 오늘 요리를 할건데,

드실래요?”

 

?”

 

엄마, 점심 드실거냐구요?”

 

며느리가 식사하시겠냐고 묻는데

대답이 쪼매 이상합니다.

 

내가..점심을..이제..준비 해야지

 

외출 후 바로 주방에 가서 점심을

해야하는 상황인데,누가 밥상을

차린다면 이보다 더 반가울 수는 없죠.

 

 

 

엄마는 그냥 계세요.

내가 점심 해서 갖다 드릴께요.”

 

며느리가 시어머니쪽을 보면서

대화하는 동안 다른 쪽에 계셨던

시아버지는 내내 2층 창문에서

얼굴을 내민 며느리를 보고 계셨습니다.

 

며느리가 점심을 하겠다니

왠지 엄청 즐거운 표정으로

보고 계셨죠.^^

 

시어머니야 직접 요리를 하셔야

하는 분이시니 누가 밥을 해준다면

좋아하실 수도 있지만,

며느리가 점심을 한다니

시아버지도 좋으신 가 봅니다.

 

 

 

바쁘게 움직여서 만들어낸

오늘 점심 밥상.

 

불고기 양념한 간고기를

동그랗게 빚어서 구웠고,

고기를 구워낸 프라이팬에

양송이를 넣어서 소스를 만들었습니다.

 

냉동실의 모듬 야채를 부른 후에

프라이팬에 버터 넣고, 양파에

마늘을 넣어서 볶다가 거기에 색감을 위해서

브로콜리, 빨강, 노랑 파프리카를 추가.

 

메쉬 포테이토는 우리 집에

감자가 없으니 뜨거운 물에 즉석

감자퓨레 가루를 풀어서 완성.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간을

들일만한 아무것도 없는데..

 

나는 혼자서 엄청 바빴습니다.

 

오늘 점심 메뉴는 뭔지 시부모님께

힌트를 드릴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았죠.

 

 

시부모님께 배달했던 접시  2 개 .

 

마눌은 접시 2개를 들고서

시부모님 댁 현관문을 열라고

남편까지 앞세워서 음식을 배달했죠.

 

불고기 양념된 고기는

내가 자주 사용하는 메뉴라

시부모님도 아시는 맛인데,

 

이번에는 감자퓨레에 야채까지

전과는 조금 다른 조합이라

색다른 요리라고 느끼셨을 수도 있는

비주얼입니다.

 

점심 배달을 한 후에

약간의 시간이 흘러서 우리 집에

우편물을 갖다 주시려고 오셨던

시어머니가 전에 안하던 칭찬을 하십니다.

 

네가 한 요리가 맛있더라.

잘 먹었다.

그런데 내가 네 남편 점심을 해줬다고

네가 우리한테 이럴 필요는 없다.”

 

시어머니가 뭔가 착각하신 모양입니다.

 

내 남편이기 이전에 당신 아들인데,

시어머니가 당신 아들 점심을

챙겨주신 것이 감사한 일이지만

며느리가 그걸 보답할 만한 일은 사실 아니죠.

 

시어머니는 남편과 혈육이지만

저는 아니거든요.

 

나는 시어머니가 당신 아들을 챙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남의 식구, 며느리입니다.

 

그리고 내가 효심이 지극한 스탈도

아니고, 받은 건 그대로 갚은

인간형도 아닙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요리한

한끼가 당신이 챙겨준 아들의 한끼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신 거죠.

 

아닌디!

 

 

 

엄마, 슈퍼에서 고기랑 양송이가

반값 세일 하길래 이왕에

만드는 거 넉넉하게 한거에요.

당신이 아들내미 한끼 챙겼다고

내가 한 요리는 아니니 오해 마세요.”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요리라는 것이 내가 하고 싶거나

기회가 됐을 때 하는 것이지

갚아야 하는 상황이라 내가

어쩔수 없이 하는 종류는 아니거든요.

 

 

 

배달 해 드린 음식을

시부모님도 맛있게 드신 거 같고,

남편도 다 먹고 빈 접시만 내왔는데,

 

정작 요리를 한 저는

맛있게 먹지 못했습니다.^^;

 

고기 양념도, 양송이 소스도,

버터 마늘 소스에 볶은 야채도

나에게는 밥을 부르는 짭짤함.

 

탄수화물을 줄여보겠다는 생각에

메쉬포테이토는 빼고 먹었었는데..

 

고기 한 덩이를 다 먹지 못했습니다.

 

 

 

짜다, 마이 짜다~”

 

내 입맛에 맞추면 나머지 사람들이

먹지 못할 싱거움이라 내 입맛을 무시하고

다른이들 수준이 짠맛을 맞췄더니

내 기준 이상의 짠맛이 되어버렸지만!

 

모두들 맛있게 먹었다고 하니

요리사로서는 만족한 한끼였습니다.

 

파격세일하는 제품을 그냥 지나치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니,

다음 번에는 또다른 세일제품으로

가족들의 한끼를 만들게 되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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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늘의 요리에 사용된 것과 같은

불고기 양념 패티로 만든 버거입니다.

 

 

https://youtu.be/hvMOYKSCf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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