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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시아버지와 함께 만드는 점심 한끼, 슈니첼

by 프라우지니 2021.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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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보러 가려고 슈퍼마켓 전단지를 보다가

내 눈에 확 들어온 것은 세일중인 돼지고기.

 

남편 슈니츨용 돼지고기가 1kg

4,99유로인데 오늘 슈니첼 할까?”

 

아니.”

 

그럼 뭐 먹을래?”

 

몰라.”

 

먹고 싶은 건 있어?”

 

없어.”

 

남편의 대답은 한결같으니

그냥 묻지않는 것이 속이 편한데,

나는 왜 매번 묻는 것인지..

 

이날 점심으로 내가 선택한 메뉴는

돼지고기 슈니첼

 

고기도 싸니 한 1kg업어다가

몽땅 다 슈니첼을 해 버리면

시부모님도 드실 수 있을 만큼 넉넉하겠죠?

 

 

슈퍼마켓의 고기코너

 

장보러 가면서 시어머니께 살짝 여쭤봤습니다.

 

엄마, 점심은 뭐해요?”

 

호박 보트를 할까 생각 중인데..”

 

아직 생각 중이시라니

얼른 그 생각을 접어 드립니다.

 

그럼 그건 내일 해 드시고

오늘은 슈니첼 드세요.”

 

그래? 그럼 호박 보트는 내일 하면 되겠다.

너 내일 집에 있니?”

 

,”

 

그래, 그럼 내일 점심은 내가 하마.”

 

일단 시부모님의 점심을

책임지겠다고 했으니 이제 빨리 장을

봐 와서 요리를 해야 하는 거죠. ^^

 

후딱 고기를 사와서는 슈니첼 만들기 시작~

 

네 명이 먹을 만큼 충분한 양을 만들어야 하니

사온 고기 1kg을 몽땅 다 슈니첼로 둔갑시키기.

 

고기를 망치로 때려서 납작하게 펴고

그 위에 소금, 후추에 생강 가루, 강황가루까지

휘리릭 뿌려서는 밀가루 한번 입혀 놓기.

 

달걀 물을 입히고, 빵가루까지 발라서는

프라이팬에 열심히 튀기기 시작했는데,

 

동시에 함께 먹을 샐러드까지

만들어야 하는 상황.

 

 

 

바쁜 와중에 후딱 마당에 계신 아빠께 한마디.

 

아빠, 샐러드 하게 토마토랑 파프리카 좀 따다 주세요.”

 

며느리가 점심을 책임진다니

아빠는 며느리의 말 한마디에

얼른 야채를 따다 주십니다.

 

며느리가 주문한 야채를 가지고

아빠가 주방에 오셨는데,

고기 튀기느라 부산한 주방을 보더니만

한마디 하십니다.

 

샐러드는 네 엄마한테 하라고 할까?”

 

점심을 책임진다고 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져야죠.

 

점심 해 준다고 해놓고는

샐러드는 네가 하세요.”

 

이러는 거 제가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빠의 제안을 한마디로 깨끗하게 거절!

 

엄마 귀찮으시니까 그냥 제가 다 할께요.”

 

 

 

 

다시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가지고 오신

아빠가 며느리를 돕겠다고 준비를 하십니다.

 

평소에도 아빠는 마당에서 나는

다양한 종류의 야채나 과일을 다듬으시니

아빠가 야채를 써는 건 늘상 봐왔던 일.

 

내가 조금 부산을 떨면 고기를 튀기면서

후다닥 야채도 썰 수 있지만,

 

아빠가 도와 주신다고 당신의 쪼맨한 칼까지

가지고 등장하셨으니 야채 썰기는 아빠께 맡기기로!

 

 

그렇게 며늘은 열심히 고기를 튀기고,

아빠는 열심히 야채를 써시고!

 

주방에서 시아버지의 며느리는 한끼 식사를 위해서

열심히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우리 집 점심은 완성이 됐습니다.

 

고기가 튀겨지는 동안에

감자 튀김은 오븐에 넣어서 굽고,

 

아빠가 썰어 주신 파프리카/토마토는

후딱 샐러드 양념을 했습니다.

 

샐러드에 새콤한 맛이 나라고 마당의

사과 나무에서 떨어진 풋사과도 넣고!

 

소금, 후추 치고 식초와 오일이면 끝이지만,

거기에 약간의 마른 허브도 뿌려서

풍부한 맛도 조금 살려 주시면 끝.

 

 

 

고기의 양 때문에 튀겨 놓은

슈니첼은 꽤 많은 양.

 

튀긴 고기 중에서 제일 큰 슈니첼 2개를

시부모님께 드리는 접시에 담아드리면서

아빠께 여쭤봤습니다.

 

아빠, 큰 슈니츨 한 개 더 가져가셔서

나중에 차갑게 간식으로 드실래요?”

 

평소 같으면 이걸로도 양이 많다. 됐다.”하실 텐데..

웬일로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끄덕 하십니다.

 

그래서 튀긴 고기 중에 가장 큰 녀석들,

왕슈니츨 세 덩이는 사라지고!

 

 

 

아빠께 드리고 남은 녀석들은

다 고만고만한 녀석들.

 

그 중에 제일 큰놈을 남편의 점심으로 갖다 주고!

나는 그 다음 작은 놈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슈니첼은 튀겨서 바로 먹는 것이

제일 맛있겠지만, 주방에서 요리하다 보면

그렇게 바로 바로가 안되죠.

 

튀긴 슈니첼은 감자 튀김이 구워지는 오븐에

넣어 따뜻하게 보관해 놨다가 먹게 되니

조금 눅눅한 식감은 있는데 그래도

금방 한 요리라 맛은 나름 훌륭.

 

아빠가 도와주시지 않으셨다고 해도

어떻게 점심 한 끼는 해결을 했겠지요.

 

하지만 아빠가 며느리 옆에 앉으셔서

정성스럽게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잘라주셔서

한끼 차리는 마음이 더 즐거웠습니다.

 

아빠가 야채를 다듬는 건 엄마네 주방에서는

자주 하시는 일이라 그러려니 하는

모습이었지만, 며느리가 요리하는

주방까지 원정을 오신 건 처음이었습니다.

 

부전자전이라 아빠와 아들이 다

경상도 스타일의 무뚝뚝한 남자.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

고맙다는 말 한마디는 참 인색하지만,

말 대신에 행동으로 보여주는 반전이 있죠.^^

 

며느리를 일손을 돕겠다고 조용히 오셔서

야채만 다듬어 주시고 다시 조용히 내려가신 아빠.

 

마당에 계시다가 아빠, 샐러드 담아 놨으니까 가져가세요,”하니

얼른 오셔서 샐러드를 가져가십니다.

 

며느리가 요리한다고 며느리의 한마디에

훈련된 군인처럼 바로 실행!

 

 

 

아빠는 그렇게 며느리의 주방에서 샐러드와

슈니첼을 가지고 당신네 주방으로 가셨습니다.

 

엄마는 뭘 해도 궁시렁거리시는 스타일이라

옆에 계시면 괜히 짜증이 나고 울화가 치미는데,

 

아빠는 맘에 안 들면 대놓고 지르시는

스탈이시라 뒤끝은 없으시죠.

 

그래서 며느리는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은 모양입니다.

 

아빠와 함께 점심을 만드는 시간은 즐거웠습니다.

 

시어머니도 아니고 시아버지와 함께

음식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신선한 경험이었고,

 

더군다나 며느리 돕겠다고 며느리의

주방까지 오신 시아버지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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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는 오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저의 슈니첼 요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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