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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기분 나쁜 일, 인종차별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21.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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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남편과

장을 보러 갔다 왔습니다.

 

갈 때는 기분이 좋았는데,

돌아올 때는 떨떠름한 기분만 안고 돌아왔죠.

 

슈퍼마켓에서 만난 불친절한 직원 때문에

기분이 상한 마눌에게

위로보다는 기름을 얻는 남편!

 

이번에도 남편은 내 탓을 했습니다.

내 독일어를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죠.

 

남편은 마눌에게 뭔 일만 생겨도

항상 마눌탓이라 했습니다.

 

당신의 독일어가 완벽 했으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다.”

 

남편의 말도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매번 이런 말을 듣는 마눌도 짜증은 납니다.

 

마눌이 독일어로 뭘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이나 해주고 이러는 것인지..

 

뭘 물어보면 찾아봐!”

내지는 그것도 몰라?” 하면서

 

마눌의 독일어 공부에 동기부여는 커녕

열 받아서 독일어 공부 안하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남편이 할 말은 아닌데..

 

 

슈퍼 입구에 있는 전단지를 보니

“25% 할인쿠폰안내가 있었습니다.

 

글자가 작아서 보이지 않았지만,

오늘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해도

일단 받아놓으면 다음주에 사용할 수 있으니

챙겨야지요.

 

슈퍼에서 파는 모든 식품에

이 스티커만 붙이면

25% 더 저렴하게 살수 있으니,

얼른 고객센터에 갔죠.

 

창구의 직원은 내가 다가오는 걸 보면서도

창구를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직원을 붙잡을 목적으로 한마디!

 

“Entschuldigung 엔출디궁? (실례합니다.)”

내 말에 뒤도 안 돌아보고

직원이 한마디 날리며 사라집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금방 올 줄 알았던 직원은

금방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계속 기다렸는데..

 

어디갔나 했던 직원은 그 사이 창구를 벗어나

물건을 사러 온 친구인 듯한 사람과

밖에서 수다를 떨고 있더군요.

 

그래도 기다리고 있으니

창구로 돌아온 직원!

 

나는 외국인이고 혹시나 내 독일어 발음을

못 알아 들을 수도 있으니..

 

전단지에 붙어있는 25%할인 쿠폰 사진을

내보이면서 물었습니다.

 

 

 

“Haben Sie ein Rabattpickerl

하벤 지 아인 라밧피컬?”

(할인쿠폰 있나요?)

 

내 말에 직원은 무표정한 표정으로 한마디.

 

“am Montag 암 몬탁

(월요일부터)”

 

오늘은 토요일이니

 

다음 주부터 사용이 가능한 할인쿠폰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이미 슈퍼 안에 들어간 남편을 찾아서는

장을 보고 슈퍼를 떠나려는데

 

남편이 한마디 했죠.

 

당신 먼저 차에 가, 나는 현금인출 좀 하고 갈께.”

차에 먼저 가서 물건을 싣고 있으니

남편이 오는데

남편 손에는 할인쿠폰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거 어디서 났어? 직원이 나에게는 월요일부터라고 했는데?”

당신이 말을 제대로 못하니 못 받은 거지.”

 

나는 할인쿠폰이 있는지 물었지.”

그러니까 못 받았지.”

 

그럼 어떻게 물어봐?”

“Haben sie bitte ein Rabattpickerl fuer mich?”

하벤지 비테 아인 라밧피컬 퓌 미히?”

 

 

 

나는 할인쿠폰이 있나요?” 하고 물었고,

 

남편은 나를 위해 할인쿠폰

한 장을 주실 수 있나요?” 했습니다.

 

나는 fuer mich (나를 위해)를 빼먹었고,

Bitte (영어의 Please플리즈)도 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한 말이 무례 하지는 않았는데..

 

 내가 뭘 원하는지 알면서

내가 외국인이라고 쿠폰도 안 주고

퉁명스럽게 대답을 한 것인지..

 

우리동네 대형쇼핑몰에 있는 슈퍼에서도

나는 항상 이렇게 물었습니다.

 

“Haben Sie ein Rabattpickerl?”

할인쿠폰 있나요?

 

물론 남편이 말 한대로

내가 말한 문장에 내가 원하는 것이

제대로 표현되지는 않았습니다.

 

내가 한 말은..

 

나에게 할인쿠폰 한장 주세요.”가 아닌

할인쿠폰이 있나요?”

 

하지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들은 바로 알아듣죠.

 

! 이 외국인 아낙이 할인쿠폰을 달라고 하는구나.”

 

가끔 찰떡같이 못 알아듣는

직원들도 있기는 했습니다.

 

나는 할인쿠폰을 달라고

할인쿠폰 있나요?”했는데..

 

달라는 할인쿠폰은 안 주고

대답만 합니다.

 

그러면 한마디를 더 해야하죠.

 

할인쿠폰 한 장만 주세요.”

 

 

 

 

우리동네 슈퍼에서는 아무런 문제없이

할인쿠폰을 받았는데,

 

옆 동네 슈퍼에서만 안 통하는 내 독일어.

 

오늘 집으로 오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한국에도 외국인에게 유난히

불친절한 사람들이 있겠지..”

 

한국에서 잘살던 외국인들도

가끔 만나는 불친절한 인간 한 사람 때문에

한국 살이가 짜증이 나고 싫어지기도 하겠지.

 

 

모국을 떠나서 사는 사람들은 다 외국인이고,

 

자기도 자기 나라를 떠나면

외국인 신분이 되는 것을!

 

나는 평생 당할 일이 없을 거 같아

그러는 것인지..

 

나와는 다른 피부색을 갖고 있고,

다른 언어를 사용해서

 

내가 사용하는 언어를

조금 어눌하게 말하는 외국인이라고

무시하거나 차별해서는 안되는 것을!

 

나를 무시하고 차별한

그 직원 때문에 기분이 상했지만,

 

이미 기분이 상한 마눌에게 위로보다는

독일어 공부 채찍질을 하는 남편.

 

오늘따라 오스트리아에서의 삶이 더 외롭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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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우리부부의 겨울 등산기 3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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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9

  • Favicon of https://unamogliecoreana.tistory.com BlogIcon 밀라노댁 2021.03.10 04:15 신고

    저도 이탈리아에서 비슷한 경험이 많아 공감합니다.
    언어가 완벽하지 않아도 말하는 사람 태도를 보면 예의를 갖춰 말하는 것인지 알텐데, 꼭 외국인이 자기네처럼 완벽하게 갖춰서 말하기를 기대하다니. 정작 그런 사람들 할 줄 아는 외국어 없더라구요.
    외국어를 할 줄 모르니 외국인 사정을 이해를 못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답글

    •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보다는 그 사람의 생김이 아시안이니 일단 "무시"하고 들어오는거죠. 제 동료들 보면 뭘 해도 옥에 티를 찾듯이 외국인 동료의 흠집을 찾아내더라구요. 국적을 떠나서 함께 일하는 동료로 보듬어주면 좋을거 같은데, 외국인이라고 무시하고 들어오고, 자기네들보다 못한 것을 발견하면 "멍청하다"할테고, 자기네들보다 조금 더 나은 점을 발견했다면 "나댄다"로 표현하죠. ㅠㅠ

  • Favicon of https://lovelyesther.tistory.com BlogIcon Esther♡ 2021.03.10 07:19 신고

    아흥~! 무슨 일이든 네 탓/네 문제라고만 하면 청개구리처럼 하기 싫어지는 게 사람 맘인데...!^^;;
    남편 분께 말할 땐 속상했겠다는 토닥거리는 위로일텐데 말이에요.^^;;
    답글

    • 남편에게 매번 말을 합니다. "그렇게 말하면 마눌이 섭섭하잖아. 그럴땐 다독여줘야지.." 마눌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갑자기 꼬리를 내리고는 말 잘듣는 큰아들이 되서 마눌을 다독다독하지만! 다시 또 그런 상황이 펼쳐지면 나 마눌탓이죠. ㅋㅋㅋㅋ

  • 2021.03.10 15:1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루시다이아 2021.03.10 21:39

    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을 듯 안 넘으면서 하는 그런 차별이나 괴롭힘, 은근한 무시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문제가 됐을 때 그런 거 아니라고 싹 빠져나가면서 문제 제기한 사람을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피해망상으로 몰 수 있으니까요. 교활하죠....


    답글

    • 그러니까요. 왜 그렇게 머리를 써가면서 피곤하게 사람을 잡는 것인지.."내가 더러워서.."라는 말이 절로 나오죠. "너는 그렇게 한평생 잘살아 봐라! 나는 내 대로 살란다"하지만 그래도 나를 얕잡아 봤다는것이 때로는 화도 납니다. ㅠㅠ

  • 루시다이아 2021.03.10 21:49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남편에게 아내가 바라는 건 나쁜 놈을 같이 욕해주면서 내편을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건데... 상황을 분석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결국 아내를 향한 충고로 끝나는 게 우리집 남편이랑 똑같네요 ㅜㅜ '니가 잘못한 게 있으니까 그랬겠지'라거나 '그 땐 그렇게 했어야지 이렇게 하니까 그쪽에서 그렇게 나오지' 등등 안그래도 열받는데 말꺼냈다가 다 열받는 상황... 근데 그렇다고 해서 남편이 나를 아끼고 염려하지 않는 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죠. 그냥 소통이나 위로의 방식이 많이 다른 것 뿐... 며칠 전 우리집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전 얘기듣다 말고 남편한테 소리질렀어요 ㅋㅋㅋ) 넋두리를 남겨봅니다.
    답글

    • 우리네 부모님이 속으로는 자식을 걱정하시지만 겉으로는 "네가 잘했으면 그런 일이 났겠냐?"하는거랑 똑같은 마음인거죠. 남편은 마눌을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해주고, 마눌은 또 그렇게 말하는 남편이 섭섭하고! 단 한마디라도 "그랬쩌요? 그래서 내 마눌이 마음이 불편했겠네!"하고 위로를 해줬으면 좋았으련만..이런 위로는 아마도 평생 못받지 싶습니다. 그런거 해줄만한 성격이 아니라...ㅠㅠ

  • 징검다리 2021.03.10 21:53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ㅋ ㅋ ㅋ, 친절한 사람들은 유럽도 상대방이 누구던간 되묻고 고객을 도와 줄려는 사람도 있긴한데 대체로 두번 말하는걸, 여긴 피하는것 같은 생활습관인거 같아요.
    특히 처음부터, 갖고싶어요./있어요? 를 이곳에선 분명히 표현 하더라구요.
    근데 남편님은 왜 자꾸만 남의편을 들어주니까 좀 (죄송) 얄미울때가 있겠어요. :)
    답글

    • 저는 남편이 얄미우면 그냥 생각만 하지않고, 때려버립니다. 얼굴이 보이면 이마를 때리고, 뒤통수가 보이면 뒤통수를 때리고, 팔뚝이 보이면 깨물어 버리고, 닥치는대로 바로 보복조치를 하죠. 남편에게 항상 "안전거리 유지"를 외치는데, 남편이 겁없이 안전거리 유지를 무시했다가 마눌에게 당하고 있습니다. ^^

  • 2021.03.10 22:0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퇴직하고 한가로운 삶을 사신다니 나는 언제쯤?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65살에 퇴직을 하게 되면 아직 14년은 더 일해야 하는디 그건 너무 멀고! 15년이상만 일하면 최저연금은 나온다고 하니 .. 그러면 최소 6년은 더 일해야 일단 받을 연금이라도 생기는데...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내 앞으로 나오는 최저연금이라도 받으려면 말이죠.^^

  • Favicon of https://danchoi.tistory.com BlogIcon 댄초이 2021.03.11 08:17 신고

    이런 거에 맘 상하면 본인만 힘듭니다.
    답글

  • 승리 2021.03.11 10:56

    지니님의 글과 조금 딴 얘기이긴 한데 한국은 종이쿠폰이 거의 사라졌어요. 그냥 문자로 다음날이나 그날 할인 품목을 보내줘요. 고객으로 등록이 되있으면요. 백화점 쿠폰도 문자로 보내주고요. 글을 읽다가 왜 종이 쿠폰을 받으러 가야하는지 이해가 안되서 써봅니다. 그냥 전단지에 쿠폰을 인쇄해두면 잘라서 가면( 선착순으로)되는데요.
    답글

    • 유럽의 슈퍼는 특정한 물건의 할인 말고도 슈퍼에서 팔리는 모든 식품에 이 25% 할인스티커를 붙이면 그 물건을 25%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합니다. 24개들이 음료에 이 스티커를 붙여도 금액의 25% 할인이 가능하죠. 한국에는 없는 할인이지 싶습니다. 한국의 슈퍼에서는 슈퍼에서 팔리는 모든 물건에 붙이기만 하면 25% 저렴하게 살수 있는 이런 혜택은 없는걸로 알고 있는데 모르겠네요. 이런 할인을 시행하는 곳도 있으려는지..

  • Favicon of https://stelladiary.tistory.com BlogIcon Adorable Stella 2021.03.15 10:40 신고

    이런 일에 남편분이 같이 공감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지니님 속상하셨겠어요ㅠㅠ 외국생활을 하며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살다보면 슬프게도 이런일은 흔히 있는것 같아요. 일부러 못알아듣는척 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런일 있으면 저는 그냥 대놓고 “너 진짜 못 알아듣는거냐 아님 못 알아듣는 척 하는거냐”, “너 다른사람한테도 이렇게 불친절하냐”고 따져요. 제 속이라도 좀 시원하게요.
    답글

    • 오스트리아 사람들이 일본인같은 성격이라 대놓고 지르지 않고, 비딱하게 말을 해서 대놓고 따지면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네가 (말을 서툰 외국인이라) 오해했구나"뭐 이런식으로 말을 해서 더 열받을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알면서 그냥 넘어갑니다. "너도 나중에 네가 한것처럼 똑같이 당해봐라!"하는 마음만 갖습니다. 제가 못됐죠?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