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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참 부티 나는 내 오천 원짜리 올겨울 아이템, 라쿤 털방울

by 프라우지니 2020.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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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은 참 유행에 둔감합니다.

아니, 유행이 없는 듯이 사는 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이곳에 “유명 브랜드”가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만,

우리 동네에서 고가의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모르죠, 입고 다니는 사람을 내가 못 알아 보는 건지도...ㅋㅋㅋ

 

가끔 내가 아는 상표의 가방을 들고 다니는 여성들은 봤지만..

내가 눈 돌아갈 정도로 멋있게 입은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내가 너무 촌에 사는 게야...)

 

한국은 매년 “유행”하는 스타일이 있죠.

 

롱패딩이 유행하면 다 롱패딩을 입고 다니고,

베이지색 버버리 스타일의 롱코트가 유행하면 다 그걸 입고 다니고!

 

몇 년 전, 간만에 한국에 들어갔다가 “한국의 유행은 조금 심한 것 같다“ 고 생각한 적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유행이라고 해도 그렇지 거리를 걷는 대부분의 여성들이 입고 있는 건 다 베이지색 롱코트. 마치 어느 회사의 ”유니폼“같은 그런 통일감까지 느꼈었죠..

 

여기는 유행에 그리 민감하지 않아서 그런지 한국의 거리에서 보는 그런 “유니폼”같은 패션은 없습니다. 겨울에 입고 다니는 재킷도 가지가지, 스타일도 가지가지죠.

 

아주 자유분방한 스타일을 보여주는 이곳의 패션이지만,

겨울 패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패션은 있습니다.

 

이곳 겨울 패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모자”입니다.

 

한국의 겨울 패션에 “모자”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겠죠?

모자 한번 눌러쓰고 나면 “스타일”다 구겨지지만 말이죠.

 

예쁘게 스타일링한 머리에 모자 한 30분 뒤집어쓰고 나면..

머리는 어느새 중간 가르마가 있는 삼순이로 둔갑합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모자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은 많지 않죠.

(요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는 모자를 거의 쓰지 않았던 제가 유럽 살이 13년이 넘어가니 가지고 있는 모자가 10개가 넘습니다. 모자의 크기와 종류와 색깔도 다양하고 사용하는 용도도 다양하죠.

 

모자를 내가 먼저 사기 시작했는지 아니면 남편이 사줘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둘 사 모은 모자들이 꽤 됩니다.

 

출장선물로 남편이 준 러시아 털모자가 내 모자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2507

남편이 러시아 출장에서 사온 선물, 털모자

 

가지고 있는 모자가 많은데도 내가 갖고 싶었던 모자는 따로 있었으니..

갖고 싶기는 하지만 가격에 부담되었던 라쿤털 모자.

 

그냥 뜨개질한 모자에 라쿤털 방울이 하나 달랑 달려있는데 가격은 100유로!

정말 미친 가격이죠. 뭔 모자 하나가 13만원입니다.

 

가격이 너무 부담이 되니 조금 저렴한 걸 찾아보지만..

그렇다고 풍성한 라쿤털 방울이 아닌 싸구려 냄새 물씬 풍기는 인조털 방울은 싫고!

 

 

 

그렇게 내가 갖고 싶어 했던 라쿤털 방울 모자!

 

한국에서 만났습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2 만 원대로 기억합니다.

 

유럽에서는 야구모자가 아닌 이상 챙이 달린 겨울모자는 찾기 힘든데..

한국에서는 털모자도 기본적으로 챙은 장착하고 있죠.^^

 

내가 갖고 싶었던 라쿤털 방울 모자!

이건 사서 언니 선물로 줬습니다.

 

모자에 라쿤털 방울이 붙어있는 상태인줄 알았더니만..

놀랍게도 라쿤털 방울은 탈착이 가능한 제품.

 

그렇다면 라쿤털 방울만 사가면 되는 거죠.

어디나 달수 있게 말이죠.

 

하지만 모자 파는 (소매)가게인데 “방울만 떼어서 팔수 있나요?”할 수는 없는 일.

혹시 가능한지 아예 물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욕 먹을까봐..ㅠㅠ

 

 

 

라쿤털 방울을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남대문 시장까지 갔었습니다.

내가 필요한건 오직 “털 방울”

 

남대문 시장에서 내가 찾은 건 여러 종류의 털 방울 열쇠고리.

“이걸 사다가 어떻게 모자에 장착 해 볼까?”

 

뭐 이런 창의적인 생각을 하면서 시장을 돌다가 발견한 모자가게.

다양한 색과 디자인의 모자에는 소재도 다양한 털 방울을 달려있습니다.

 

(대량으로 판매를 하는 곳이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점원에게 운을 떼어봤습니다.

 

“저 혹시 털 방울만 살 수 있을까요?”

 

정말 “혹시나”하는 마음에 물어봤습니다.

모피방울 열쇠고리를 사다가 모자에 장착하는 일은 너무 힘든 작업일거 같았거든요.^^;

 

나의 예상과는 달리 가게 점원이 시원한 한마디를 합니다.

 

“팔아요. 5천원이예요.”

 

흐흐흐 이때 저는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내가 갖고 싶었던 100유로짜리 라쿤털 모자를 난 5천원에 얻게 됐습니다.^^

 

 

 

동대문 일요시장에서 사왔던 천 원짜리 모자.

5천 원짜리 라쿤털 방울 달고 럭셔리한 모자로 둔갑을 했습니다.

 

전 이렇게 올해 럭셔리한 모피 패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모자의 색이나 디자인을 바꿔가면서 장착한 라쿤털 방울.

여기서는 보기 힘든 럭셔리한 진짜 라쿤털 패션입니다.

 

엄마도 올겨울 며느리의 모자에 달려있는 이 라쿤 털 방울을 자꾸 보시니..

나중에는 후회까지 했습니다.

 

“단돈 5천원인데 왜 한두 개 더 사오지 않았을까?“

 

울 시어머니 작년에 ‘체코의 크리스마스 시장에 가서 인조 털방울 달려있는 모자를 30유로(인가?)에 사시면서 엄청 좋아하셨습니다.

 

시어머니가 사시는 걸 말리고 싶었지만 너무 좋아하시니 아무 말도 안 했죠.

 

제가 말리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일단 시엄니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베레모 같은 걸 자주 쓰시는데 갑자기 방울달린 털모자라니!

 

70대 할매가 소화 하시기 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보였고,

또 시어머니가 그걸 사셔서 사용하신다는 보장도 없었거든요.

 

(그 털모자 사시는 것만 봤지, 올 겨울에 쓰신 거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시어머니를 말리고 싶었던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모자 뒤에 달린 인조 털방울.

 

모피털이라면 바람이 불 때 털이 이리저리 날리면서 부티도 같이 날리는데..

인조털은 털도 뭉쳐서 보면 인조인지 티가 확 나죠.

 

물건 하나 사셔도 비싼 것을 선호하시는 시어머니 스타일은 전혀 아닌데,

아들이 “물건 사라고 꽁돈을 주니” 기분에 질러 버리신 것인지..

 

시어머니께 드릴 라쿤털 방울 한 개 더 사왔더라면...

그랬다면 엄마도 덩달아 올겨울 럭셔리 모피 패션에 동참하셨을 텐데!

 

나는 5천원이 저렴하다고 생각하면서 왜 한 개만 사온 것인지..

왜 더 사올 생각은 못했던 것인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올해는 나 혼자만 즐기는 럭셔리 모피 패션.

다음번에 한국에 가면 잘 적어놨다가 사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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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업어온 영상은 계속해서 이어지는 그로스글로크너 산악도로  9번 볼거리.

안개가 갑자기 사라져서 멋진 풍경을 볼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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