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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여행에서 돌아와 내가 제일 먼저 한 일

by 프라우지니 2019.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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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제 블로그에 새글이 올라오지 않아서 “왠일?“하셨을 여러분.

제가 잠시 일상을 떠나 있었습니다.

 

11월은 근무가 없는 기간이 2주 하고도 반.

특별히 “이 기간에 근무를 잡아주지 마세요!”한 적도 없는데 그렇게 됐죠.

 

마눌의 근무가 없는걸 알고 남편도 1주일 휴가를 냈었습니다.

 

이번에는 이태리의 “베네치아”나 “로마”로 3박4일 정도의 여행을 예상했는데..

남편이 마눌에게 제시한 동네는 생전 처음 듣는 동네.

 

“Bad Radkehrsburg"

바드 라드케어(ㄹ)스부어크“

 

여기서 잠깐!

우리나라에서는 Burg 부르크 (Salzburg 잘츠부르크)라고 읽지만,

독일어로 읽으면 부어크 (부엌ㅋ처럼 들리죠)

 

 

구글지도에서 캡처

 

도시 앞에 Bad 바드가 들어간걸 봐서는 ‘온천’지역이라는 이야기인데..

그건 어디 있는 도시인고???

 

“거기는 어딘데? 왜 거기를 가야하는데?”

“거기에 밤이 많이 난데!”

 

내가 가을마다 “그라츠”에 가자고 남편에게 투정을 부리기는 합니다.

우리가 살던 그라츠 집 뒷산이 밤나무 숲이거든요.

 

남편은 그때가 무서웠을 수도 있지만, 나는 좋았던 곳입니다.

왜 무섭냐구요?

 

아침마다 산책이라고 나가서는 매일 2kg이상의 밤을 주어다가 거실에 넣어놓고 말리곤 했었거든요.^^ 그때쯤 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74

풍성한 가을, 행복한 가을

 

포스팅을 보니 왠지 밤이 많이 부족해 보여서 지난 사진들을 찾아봤습니다.

 



 

창가에는 밤을 말리고, 저녁마다 거실에 앉아서 호두를 깠던 나날이었죠.

 

지금에서 보니 남편이 무서워했을 만도 했겠네요.

밤을 거실에도 널어놓고, 창가에도 널어놓고도 매일 아침 알밤을 주우러 다녔으니..

 

하지만 알밤을 줍는 재미를 포기할 수가 없었고,

또 버려지는 호두도 그냥 둘 수는 없었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 밤들은 구워서 교회에 가지고 가기도 했고, 밤을 말려서 밤밥이나 다른 종류의 요리로 승화를 해서 먹었습니다.

 

꽤 많은 밤은 벌레가 속에서 나와 버리기도 했지만 말이죠.

 

오늘 하려는 이야기는 “밤 이야기”가 아니니 여기서 그만~~

 

남편이 이곳으로 여행지를 정한 이유는 여러 가지인 듯 했습니다.

 

1. 그라츠를 지나쳐서 가니 돌아 올 때 친구를 방문 할 수 있다. 

2. Bad바드(온천)지역이라 온천도 할 수 있다.

3. 그라츠 주변의 와이너리(포도밭)구경도 할 수 있다.

4. 그라츠 지역의 명물인 호박씨 오일을 살 수 있다.

5. 안 가본 곳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남편에게는 만족스런 여행이었습니다.

저도 남편만큼은 아니지만 “또 간다”고 한다면 마다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이번 여행의 영상은 나중에 보실 수 있지 싶습니다.

 

저는 이 도시에서 나에게 익숙한 것들을 만났습니다.

 

이른 아침 산책삼아 나갔던 마을의 성당 안 마당에는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

오스트리아에서는 처음 본 감나무였습니다.

 

 

 

우리가 머물던 호텔의 안마당에서는 탱자나무를 만났습니다.

 

호텔 건물 안에서 보이는 창밖에 노란 무언가가 떨어져있어서 보게 됐는데..

그것이 “탱자”라는 것은 나무 아래에 가서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야 알았죠.

 

물론 이곳의 탱자는 내가 알던 그 “포도알”만한 크기는 아니었습니다.

어찌 보면 레몬 같고, 살구만한 크기였죠.

 

크고 향도 좋은데 버려진 탱자가 아까워서 아침 산책을 하고 들어오면서 챙겨갔던 비닐봉투에 담았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떨어진 녀석들을 다 구조 해 주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10kg도 넘을 거 같아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업어왔죠.^^

 

급하게 “탱자”를 검색하니 “탱자청”을 만들어 차로 마실 수 있다는 정보!

이것을 믿고 챙겨온 살구같이 커다란 탱자!^^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내가 제일 먼저 할 일은 바로 이 탱자를 처리하는 일.

옷이나 다른 것들은 조금 늦게 풀어도 상관이 없지만, 탱자는 빨리 해야 할 거 같았습니다.

 

그래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철수세미로 탱자를 빡빡 씻었습니다.

 

씻겨놓고 보니 참 예쁜 녀석들입니다.

땅에 떨어져있을 때는 볼품도 없더니만...^^;

 



 

인터넷이 없는 세상에서는 어떻게 살았었는지..

요새는 검색창에 단어 몇 개만 치면 내가 원하는 정보가 바로 나옵니다.^^

 

탱자는 썰어서 씨를 빼고, 탱자와 동량의 설탕에 버무려서 병에 담으면 끝!

2kg 조금 안되게 주어왔는데, 담고 보니 꽤 되는 분량입니다.

 

살면서 탱자 청은 처음 담아봅니다.

살면서 이렇게 노랗게 익는 커다란 탱자도 처음보네요.^^

 

탱자 향은 레몬과는 또 다른 더 은은한 향이 납니다.

담아둔 탱자 청을 며칠 후에 개봉해서 차로 마셔보니 레몬차와는 또 다른 맛이네요.

 

더 향긋하고, 더 쓴맛도 나는 거 같은데, 레몬차보다는 더 깊은 맛이 납니다.

요리하면서 설탕대신에 탱자 청을 넣어봤는데 나름 훌륭합니다.

 

이번 여행은 꽤 훌륭한 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공짜로 챙겨온 기념품(탱자?)을 한동안 즐길 수 있으니 말이죠.^^

 

유럽에도 탱자가 있습니다.

그것도 내가 사는 오스트리아에 말이죠.

 

글을 쓰면서 (방금) 휴지통에 버렸던 탱자 씨를 몇 개 챙겼습니다.

혹시나 우리 집 마당에 심을 기회가 있을까 싶어서 말이죠.^^

 

우리 집 마당에 탱자가 뿌리를 내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아빠께 말씀은 드려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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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지역명물이 있듯이 오스트리아에도 지역마다 그런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던 그라츠는 "호박씨 기름"과 "사과"가 유명했고,

체코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 온천동네에는 "백년이 넘은 제과점"이 유명하죠.

 

이 동네를 지나치면 꼭 가봐야 한다는 그 제과점.

물론 이 제과점(회사)에서 만든 제품은 일반 슈퍼에서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이왕이면 본점에서 사는것도 나쁘지않죠.

 

회사 야유회 따라 나섰다가 가보게된 지역 명물 제과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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