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시누이가 온다, 어디로 가야하나?

by 프라우지니 2019. 8. 6.
반응형

 

 

남편이 휴가를 내라고 했었던 8월 두번째 주.

 

8월 근무표가 예정보다 일찍 나오는 바람에 이 기간에 근무가 있었다면 다른 직원이랑 바꿔야 했는데, 운 좋게 근무가 잡히지 않아서 남편이 원하는 대로 비어둔 1주일이 됐습니다.

 

남편이 마눌에게 휴가를 내라고 했던 기간은 2번.

8월에 1주일과 9월에 2주일.

 

9월에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크로아티아로 늦은 여름휴가를 갈 거라 생각을 했지만, 8월에는 왜 시간을 비우라고 한 것 인지..

 

어디를 가겠다는 말이 없어서 그냥 집에서 지내다 부다.. 했었습니다.

 

집에 있다고 해서 1주일 내내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건 아닐 테니..

근처 호수나 강에서 보트를 타거나 등산을 가거나 하겠지요.

 

1주일 시간을 비우라고 했어도 어디를 갈 거냐 묻지도 않았습니다.

집에 있으면 주방에 앉아서 글을 쓰거나, 영상을 편집하면 되니 말이죠.

 

 

 

제 8월 근무표를 받고는 처음에는 “다행이다.” 했었고, 두 번째는 의아했습니다.

“어찌 일요일 근무가 하나도 없누??”

 

공휴일에 근무하면 기본급 외에 50유로 정도가 더 나와서 내가 은근히 좋아하는 근무인데..

평소에는 한 달에 2번 정도 잡히던 일요일 근무였는데 8월에는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병동 대장이 날 미워하나?”

 

뭐 이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돈 더 벌 욕심으로 일요일마다 근무를 하겠다고 “희망 근무일” 미리 체크를 하는 직원들이 꽤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대놓고 “일요일 근무”를 원한다고 하지는 않지만,

근무가 잡히면 기분 좋게 하죠.

 

같은 근무인데 평일에 비해서 돈을 더 받게 되니 말이죠.^^

 

일요일 근무가 없어서 조금 불만이기는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 해 보면..) 근무하는 직원이 더 있을 수 있으니 조금 덜 힘든 근무를 하겠죠.^^

 

주중에는 실습생도 있어서 일하는 직원들이 넉넉해지는데..

주말, 특히 일요일에는 실습생도 없고, 직원도 평소보다 덜 배치가 됩니다.

 

회사에서 공휴일에 나가는 추가 수당 때문에 그렇게 줄이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렇게 부부가 비워놓은 시간이 다가오는 주말.

 

비엔나에서 다니러온 시누이가 날리는 한마디.

“나 다음 주에 또 와, 휴가를 냈거든!”

 

보통 휴가에는 친구들이랑 다른 나라로 여행을 다니던 시누이었는데..

올 여름에는 몸도 아프고 해서 그냥 집에서 쉴 모양입니다.

 

시누이가 쉬러오면 우리부부는 심히 불편해지는데..^^;

 

 

이글을 쓰면서 급하게 찍은 지금  주방의 풍경입니다.

 

참 할머니스러운 주방의 인테리어죠.

요즘 레트로가 유행한다니 “레트로”라고 우기면 딱 맞는 구식스타일.^^

 

시어머니가 오랫동안 사시다가 시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비어있는 옆 건물로 이사 가면서 부터 시누이 차지가 되어버린 주방.

 

시누이에게 물려준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를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아버지 소유의 건물이라 시누이도 “내꺼”라고 인테리어까지 바꾸기는 무리가 있는 공간.

 

오빠네 부부가 지금 들어와서 살고는 있지만..

잠시 더부살이 하고 있는 처지니 주방의 상태 그대로 사용합니다.

 

지금은 단칸방이라 남편이 거실 겸 침실을 차지하고,

마눌은 아침에 눈 뜨면 저녁에 잘 때까지 주방을 차지하고 앉아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시누이가 집으로 휴가를 오면 마눌의 공간이 사라집니다.

시누이가 오면 주방을 비워줘야 하거든요.^^;

 

하루 세끼는 엄마네 건물 가서 해결하는 시누이지만, 시시때때로 커피를 끓이고 냉장고에서 뭔가를 꺼내 먹으면서 주방을 왔다 갔다 하는데, 주방에 올케가 하루 종일 앉아있음 불편하겠죠.

 

그래서 시누이가 오면 남편이 방으로 내려오라고 눈치를 주는데..

시누이가 머무는 기간이 짧은 주말 같은 경우는 불편함을 감수하겠지만!

 

1주일씩이나 머문다니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 것인지..

 

방에 남편이랑 마주 앉아서 지내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남편 옆에 있으면 남편이 시시때때로 장난을 걸어와서 글에 집중할 수가 없죠.

 

더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바로 시어머니네 주방에 밥하러 가야하는 것!

시누이가 다니러 오면 시어머니가 요리를 하시고, 아들 부부도 그 식사를 함께 하죠.

 

아들과 딸내미는 엄마가 식사를 다 만들어놓은 다음에 부르면 와서 밥만 먹고 가지만..

 

며느리는 식사준비를 하시는 어머니를 도와드려야 합니다.

며느리는 딸이 아니거든요.^^;

 

저는 매일 오전 10시쯤에 시어머니 주방에 가서 식사 만드시는 걸 돕고, 식사 후에는 2시간 정도 시부모님과 시누이가 하는 게임에 동참을 해야 하니, 10시에 시어머니네 주방에 가면 오후 3시쯤에나 우리 방에 돌아오게 됩니다.

 

설마 남편이 휴가 내라고 했던 그 1주일동안 이렇게 내시간도 없이 보내게 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봤습니다.

 

점심시간에 집에 없으면 엄마네 점심을 먹으러 갈 필요가 없죠.

그러니 어딘가를 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마눌.

 

“아무래도 시누이가 머무는 1주일동안 우리가 어디 가야 할 거 같아.“

“왜?”

“매일 엄마네 10시에 출근해서 3시쯤에 퇴근하면 내 시간이 없잖아.”

“.....”

“우리 그냥 휴가를 갈까?”

“매일 놀러 나가면 되지.”

 

시누이가 집에서 머무는 기간에 우리 부부가 밖으로 나다니면 시어머니가 아들내외의 식사까지 준비해야하는 부담감을 줄여드릴수도 있고, 또 시누이도 올케가 하루 종일 주방의 식탁을 차지하고 앉아서 오가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일도 없겠네요.

 

이 주말이 지나면 시누이가 온다고 했던 주가 시작됩니다.

시누이가 오기 전인 지금은 “어디로 가야할지..”참 걱정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시누이가 집에 머무는 기간 동안 남편이 말 한대로 매일 소풍을 나가게 될지도 잘 모르겠지만.. 소풍은 나가지 않더라도 서로가 조금 덜 불편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

오늘 업어온 영상은 힐링되는 오스트리아 호숫가의 풍경입니다.

 

비엔나 근처에 "노이지들러 호수"에서 보냈던 1박2일.

거기서 본 풍경입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