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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다시금 올라오는 짜증

by 프라우지니 201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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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의 집에 들어와서

옆 건물에 살고 있는 우리.

 

제대로 된 시집살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시부모님과 한 집에 사니 시집살이!

 

시부모님의 집에 살고는 있지만,

집세를 내고 있으니 우리는 세입자.

 

한국의 시부모님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관계이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저에게는 시부모님이시면서

집주인이시도 한 분들.

 

사실 며느리는 시부모님과의

사이를 운운 할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시부모님께는 언제나 약자인 것이

며느리라는 위치이니 말이죠.

 

 

 

저도 그럭저럭 시집에서 살고 있는데..

가끔은 울화가 확~

치밀어 오를 때가 있습니다.

 

“아무리 말을 해야 아는 외국인이지만,

이런 것도 배려 못해주나?“

하는 생각에 말이죠.

 

“하나”하면 “열”까지

알아듣는 한국 사람들.

 

한국 사람은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는 (듣는)귀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방이 말하면

말하는 것만 생각하는

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국 사람들과 대화하듯이

의미가 내포된 이야기는 불가능하죠!

 

가령, 친구가 “이 방이 덥네!”하면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창문을 열죠.

덥다는 의미는 방이 더우니

식히자는 이야기이니 말이죠.

 

https://jinny1970.tistory.com/3429

 

서양인의 말귀 혹은 이해력 테스트

외국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쉽게 일상에서 접하는 것이 외국인이고, 한국에 살아도 요새는 쉽게 외국인을 만날 수 있죠. 함께 사는 사람일 수도 있고, 직장 동료 직원일 수도 있고, 요새는 국제

jinny1970.tistory.com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렇게 반응합니다.

 

“넌 덥구나.”

“이 방은 덥구나”

“(재는 덥다고 하니)

곧 이방을 나가겠구나.“

 

우리의 생각과는 확실히

다른 조금은 특이한 인간형들이죠.

 

아! 한국 사람들 중에도 이렇게

알아듣는 분들이 없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4번 귀를 가지고 계십니다.

 

자, 이제 내가 짜증이 나는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사건 속으로~~~^^

 

 





 

세 들어 살고 있는 아들 부부를

위해서 아빠가 주신 공간이 있습니다.

뒤쪽에 마당에 필요한 것을 넣어두시는 헛간.

 

부모님의 자전거,

특히 몇 대의 자전거를 소유하고 계시는

아빠의 자전거는 다 앞쪽의

건물 안에 보관을 하시지만,

아들 내외의 자전거를 넣어두라고

주신 공간이 바로 뒤쪽의 헛간.

 

헛간에는 정원을 가꾸시는데

필요한 물품을 넣어두시는

창고 같은 곳입니다.

화분, 농기구, 비료, 그 외 겨울에는

마당에서 뽑은 야채들을 이곳에

넣어두시기도 하죠.

 

지붕이 있는 헛간에 우리 자전거를

보관하게 해주신 건 정말 감사한데..

헛간을 가는 길이 나에게는 참 그렇습니다.

 

아픔이 있는 길이죠.^^;

보기에는 넓어 보이지만,

자전거를 끌고 가기에는 좁은 길.

 

넓고 넓은 마당인데

왜 하필 화분을 이렇게 놓으셨는지

알 길은 없지만..

매번 지날 때마다 날 찔러대는

화분 때문에 짜증이 납니다.

 

나갈 때는 자전거가 날 찌르는

유카나무 쪽으로 되니 상관이 없는데..

들어갈 때는 유카나무가

내 허벅지를 찔러대죠.

 

그래서 가능하면 안 아프게

들어가는 방법을 모색해보지만..

화분이 거기 있는 한은 별 수 없죠.^^;

 

 

안 아프게 들어가려면 자전거를

되도록 우측으로 밀어야 하는데..

우측에는 삐죽이 튀어나온

꽃 때문에 조금 힘든 상황!

 

그래도 우측으로 자전거를

밀고 다녔더니만..

어느 날 똑 부러져버린 꽃!

 

그리고 다음날!

아빠는 며느리가 부러뜨리고

지나간 꽃의 잔가지들을

기둥에 묶으셨습니다.

 

이쯤 되면

“들어갈 때도 자전거를

유카나무가 있는 쪽으로 하면 되잖아!”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사람의 습관이라는 것이 있죠,

저는 자전거를 항상

제 우측을 두고 끌고 다닙니다.

 

며느리가 자전거 끌고

다니다가 꽃을 부러뜨렸다는 걸

모를 리 없는 아빠.

하지만 내가 다니는 그곳은

전혀 변화한 것이 없습니다.

 

 

매번 저는 왼쪽의 유카나무에

안 찔리려고 자전거를 최대한

우측으로 밀고 다니죠.

 

며느리가 지나다니는것이

이곳을 좁아서 우측의 꽃을

부러뜨렸다는 걸 아실 텐데,

왜 아빠는 이곳에 계속

화분을 놓으시는 것인지..

 

시누이처럼 은연중에

“이 공간은 내 소유다.”

라고 하시고 싶으신 것인지..

 

시집에 들어와서 5년차.

세내고 살고 있는 아들 내외에

대한 배려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들내외가 들어와서 사는 것이

그리 편하시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쓰는 공간에 비하면

과한 월세인데 그걸 모르시는 것인지..

 

우리는 방 한 칸, 주방 반쪽,

욕실 반쪽을 사용하고 있죠.

(주방, 욕실이 반쪽인 이유는

시누이의 짐이 다 차지하고 있어서리..^^;)

 

우리부부가 지금 살고 있는 환경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셔야 할 듯...^^

 

https://jinny1970.tistory.com/1771

 

가끔씩 짜증나는 내 환경

저희는 잠시 시댁에서 살고 있습니다. 잠시 산다고 생각한지라 이삿짐의 대부분은 풀지 못하고 그대로 있고, 완전 단칸방 생활에 모든 것이 다 좁아터진 생활을 하고 있는데, 평소에는 "그거려

jinny1970.tistory.com

 

 

내가 잘라먹어버렸던 꽃의

잔가지들이 잘 자라서 꽃을 피웠습니다.

 

이런 건 거의 들꽃에 해당하는 종류인데,

우리 집 마당에서는 사랑을 받고 자라고 있죠.

 

잘린 꽃의 잔가지를 기둥에  묶으신 아빠.

아빠는 며느리보다 꽃을

더 생각하시는 거 같습니다.

 

부러진 꽃은..

이 구간을 오갈 때마다 찔러대는

유카 화분 때문에 뾰족한 잎을

피해보려고 했던 며느리의 만행이란 것을

모를 리 없으실 텐데,

말씀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부러진 꽃을 보고 화가

나셨을 만도 하신데 말이죠.

 

며느리도 오가는 이 구간의

유카 때문에 매번 아픔을 느끼지만

아빠께 화분을 치워달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습니다.

 

당신의 정원이고, 당신의 놓고

싶은 곳에 화분을 놓으셨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단지 굳이 말

안 해도 알 수 있는 것인데..“

하는 마음에 짜증이 납니다.

 

며느리가 사는 동안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걸 두 분은 아실까요?

 

두 분도 아들내외가 들어와서 살면서

받으셨던 스트레스가 있겠지요?

 

우리가 나가게 되면 두 분

특히 엄마는 많이 아쉬워하실까요?

 

함께 살아도 부모님이 살뜰하게

챙겨주셔서 느끼는 그런(가족 같다는)

느낌은 자주 들지 않았었는데..

 

이 짜증이 내가 시댁에서 느끼는

마지막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이제 떠나게 되는 시점이

보이니 다행입니다.

 

다음 번에는 시댁이 아닌

우리만의 공간에서 다시

오스트리아 생활을 시작하게 되겠지요?

 

아니, 꼭 그래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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