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일본인과 비슷한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혼네와 다테마에(진심과 가심)와 비슷하죠.
왠만해서는 속을 보이는 법이 없습니다.
거리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홍보물도 창피해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영수증에 금액이 내가 산 제품과 다른데 그걸 말해서 밝히기 거시기 하니 말고,
어찌보면 “충청도 양반“기질도 있는 거 같고..
더 자세한 걸 원하시면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496
오스트리아 사람이 말하는 오스트리아 사람의 성격 혹은 특성
시아버지는 전형적인 오스트리아 사람과는 조금 다른 성격이십니다.
할 말은 하시고, 화가 나면 버럭도 하시죠.
그런데 지금까지 내가 알던 시아버지가 요즘은 조금 다른 행동을 하십니다.
원래 그러셨는데 내가 잘 몰랐던 것인지 요즘은 헷갈립니다.^^;
남편은 “세일한다고 왕창 사지 말고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사다 쓰자“주의입니다. 세일하면 눈 돌아가서 몇 개씩 사는 마눌과는 다른 스타일이죠.
세일을 해도 딱 2개까지만 사는 인간형입니다.
그래서 저는 쇼핑할 때 그냥 혼자 갑니다.
세일하면 몇 개씩 집어 드는데 이때 남편의 폭풍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말이죠.^^
내가 아는 남편은 절대 2개 이상 안 사는 인간형인데..
남편이 스페어립을 13kg 산 적이 있었습니다.
업소용 슈퍼마켓인 메트로 라는 곳은 뭐든지 대용량으로 판매를 하는데..
다른 고기들은 2~3kg짜리 소포장도 있구먼, 스페어립은 그냥 박스째 사야했던 것인지..
어느 날 남편이 엄청난 양의 스페어립을 사와서 마눌을 놀라게 했었죠.
스페어립은 남편이 몇 번 바비큐를 해서 시부모님과 함께 먹었고,
마눌도 갈비찜을 넉넉하게 해서 시부모님께 나눠드리고 먹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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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두덩이 남아있는 스페어 립.
남편이 하나를 먹겠다고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특징은 요리를 참 천천히도 합니다.
저녁에 스페어립을 먹겠다고 하면서 천천히 마당에서 허브를 따서 소스를 만들고..
늦은 오후에 시작한 남편의 스페어립은 저녁 10시쯤에야 저녁으로 먹을 수 있었죠.
저녁 10시에 완성한 립을 “뜨거울 때 아빠께 갖다드리자”고 하는 남편.
"왜 그래? 아빠는 저녁 5시에 저녁 드셔!“
저녁 10시에 고기를 갖다드린다고 아빠가 드시지는 않죠.
다음 날 차가운 고기로 드시면 또 모를까!
다음 날 마당에서 만난 아빠께 여쭤봤습니다.
“아빠, 어제 테오가 저녁 10시에 스페어립을 구어서 먹었거든요.
스페어립 드실래요? 드릴까요?“
며느리에 말에 아빠는 한마디로 거절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미 몇 번 드신지라 싫다고 하시는 줄 알았는데..
우리 집 입구 옆에 부모님 집 욕실 창문이 있는지라, 안에서 말씀하시면 다 들리는데..
시부모님이 욕실에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아빠가 엄마께 하시는 말씀.
“테오가 스페어 립을 구웠다고 하더라구!”
이 소리를 듣자마자 얼른 남편에게 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이 날리는 한마디.
“빨리 스페어 립 엄마네 갖다 줘!”
그래서 얼른 접시에 담아서 엄마네 주방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리고는 한마디만 하고 나왔죠.
“엄마, 테이블위에 스페어 립 나뒀으니 드세요.”
며느리가 드린다고 할 때 달라고 하시지 왜 싫다고 하신것인지..
며느리는 모르겠습니다.^^;
고기 좋아하는 남편이 또 메트로에 가서 비싼 스테이크용 고기를 사왔습니다.
“아르헨티나산 소고기”라며 신나서는 고기를 두껍게 썰었습니다.
이렇게 썬 고기는 개별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고 싶을 때 하나씩 구워서 먹죠.
고기를 써는 남편에게 마눌이 한마디 했었습니다.
“고기 썰어서 두덩이 부모님 갖다드려.”
마눌의 말에 남편이 뜻밖의 답변을 했습니다.
“엄마는 스테이크 구울지 모르니 내가 구워야해!”
그렇게 해서 스테이크를 구워 시부모님과 함께 하기로 날을 잡았죠.
주말은 아들이 구워주는 스테이크를 드시게 될꺼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요리사인 아들은 시부모님이 점심을 드시는 12시가 아닌 오후 3시쯤에 점심을 먹겠다고 합니다.
시부모님이 점심을 오후 3시까지 안 드시는 건 힘이 들죠.
그래서 엄마께 점심을 간단하게 드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는 분명히 “간단하게”드리라고 했는데, 두 분은 거나하게 한 끼를 드셨던 모양입니다.
남편은 스테이크를 굽고, 마눌은 야채를 굽고 해서 시부모님 주방에 들어가니..
우리가 가지고온 스테이크와 야채의 양을 보고 시아버지가 놀라셨습니다.
그리곤 하시는 한마디.
두 분이 점심을 양껏, 제대로 드신지라 말씀 하신대로
스테이크 한 두 조각 드시고 말 줄 알았습니다.
스테이크 4덩이를 구웠으면 각자 한 덩이씩 나눠주면 끝이겠구먼..
남편은 스테이크 하나를 썰어서 4개의 접시에 나눠주고, 다 먹으면 그 다음 스테이크를 썰어서 나눠줬습니다.
각각의 두께가 조금씩 다르니 스테이크의 익은 정도도 달라서 맛이 조금 다르기는 했습니다.
점심을 거나하게 먹어서 배부르다고 하셨던 시부모님은 남편이 4번째 스테이크를 썰어서 접시에 담아드릴 때까지 식사를 하셨습니다.
다 드실거면서 왜 배부르다고 하신 것인지 며느리는 이해가 안갑니다.
아들이 비싼 스테이크를 샀는데 그걸 나눠드시기가 미안해서 그러신 것인지..
아들이 고기로 어떤 요리를 하겠다고 하면 두 분 다 일단 거절부터 하십니다.
“우리는 고기 많이 안 먹어.”
“우리는 딴거 먹을 거 있어. 스프 해놓은 것도 있고..”
이러면 며느리가 나서서 두 분을 말문을 막습니다.
“엄마, 아빠!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날도 아닌데 왜 그러세요?
이럴 때 아니면 아들이 해주는 요리 언제 또 드셔보겠어요.
글고 당신 아들 돈 잘 벌어요. 아들이 한다고 할 때는 그냥 받으세요.
자꾸 사양하시면 부모님은 당연하게 안 해 줘도 된다고 생각하게 된다구요!“
엄마야 원래 앞,뒤가 다른 분이신지라 파악하고 있었지만, 아빠는 아니셨는데, 요즘은 아빠도 엄마와 같은 성향을 보이시는 거 같아서 두 분의 진심을 파악하기가 힘든 며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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