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봄은 전국 각지에서 손님들을 유혹하는 딸기밭 나들이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동네를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에 꽤 많은 딸기밭 푯말을 볼 수 있죠.

 

 

 

우리 집 마당에도 딸기는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몇 포기 안 되는 딸기인지라 다 따도 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지만..

이제는 노지딸기도 먹을 때가 됐다고 알려주는 척도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딸기가 익어가니 동네마다 한두 개씩 있는 딸기밭을 방문해도 좋을 시기입니다.

 

며칠 전 남편과 시내에 가는 길에 있는 딸기밭 푯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내 가는 길에 보니 딸기밭이 있는 거 같더라, 우리 주말에 자전거타고 거기 가자!

그래? 그럼 그럴까?

 

아들내외가 주고받는 대화를 지나가면서 들었던 시아버지.

 

며칠후 마당에서 만난 며느리에게 어디쯤에 그 딸기밭 푯말이 있는지 물어오셨습니다.

 

아빠, 전차타고 시내 가는 길에 XX정거장에 슈퍼마켓이 2개 있는 거 아시죠?

, 그래, 거기 내가 안다.

그중에 우측이 페니마트 앞에 딸기밭푯말이 있는데 화살표만 있어서 어디쯤인지는 몰라요.

그래? 거기는 그리 큰 딸기밭은 아닌 거 같은데..

모르죠, 우리도 안 가봤으니...

 

그렇게 말씀드리고는 잊고 있었는데..

시부모님이 시내나들이를 가신다고 나란히 외출준비를 하셨던 날.

 

 

 

늦은 오후에 보니 시부모님 대문 앞에 딸기박스가 보입니다.

 

집으로 오시는 길에 며느리에게 들은 딸기밭을 가셨던 모양입니다.

 

아빠, 딸기밭에 다녀오셨어요?

, 그래.

차 가지고 가신다더니만, 걸어가셨어요?

오는 길에 어디쯤인가 싶어서 가봤지.

딸기밭이 전차정거장에서 많이 멀어요?

500m정도 되는데, 밭이 그리 크지는 않더라. 가보니 별로야~

"딸기 가격은 어때요?

kg3.10유로 하더라.

슈퍼에서 500g2유로 정도하니 딸기밭치고는 싸네요.

그렇지, 거기에 내가 딸기 따면서 1kg정도는 먹었으니 엄청 싼 거지.

 

오스트리아에서 딸기밭은 이용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우리가 몇 년 전 그라츠에 살 때 동네에서 가까운 딸기밭에 가본 적이 있거든요.

http://jinny1970.tistory.com/514

딸기밭으로 떠난 나들이

 

시내에서 오시는 길에 들리신지라, 따로 용기를 챙겨 가시지 않아서 딸기밭에서 파는 종이박스에 담아오셨습니다.

 

시부모님이 딸기를 사오신건 봤지만, 딸기가 시부모님 문 앞에 있는지라,

며느리는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문 앞에 있던 딸기만 보고는 며칠이 지났습니다. 딸기밭에서 따오신 딸기를 며느리도 먹고 싶었는데 섭섭한 마음에 남편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남편, 우리가 한번 가보자고 했던 시내에서 가까운 딸기밭에 부모님이 다녀오셨어.

그래?(별로 관심이 없죠.)

거기 딸기 값이 생각보다 싸더라, kg3,10유로래.

그래?

근디, 부모님이 사 오신 딸기, 나는 맛도 못 봤어.

당신이 가져와야지.

어디서?

딸기밭에서.

 

같은 식구라 사오면 나눠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인 마눌과는 달리,

남편은 당신들이 사왔으니 당신들만 드시는 시부모님의 행동이 당연한 듯 행동합니다.

 

나는 섭섭해!

뭐가?

내가 딸기밭에서 딸기를 사오면 나는 큰 것만 깨끗하게 씻어서 부모님 드시라고 드린다.

그건 내가 알지.

근디 부모님이 왜 딸기를 사와도 우리를 안 주시남?

....

 

맛있는 것, 좋은 것, 비싼 것, 조금 희귀한 것을 사오면 매번 시부모님을 먼저 챙기는 며느리와는 달리, 시부모님은 뭘 사셔도 두 분이 조용히 처리하십니다.

 

나도 안 챙기면 두 분의 이런 행동을 그러려니 하지만,

나는 챙긴다고 챙기는지라 두 분의 이런 행동을 마주할 때마다 매번 섭섭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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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 6. 7. 00:00
  • Favicon of https://pyb9121.tistory.com BlogIcon 노르웨이펭귄🐧 2018.06.07 04:00 신고 ADDR EDIT/DEL REPLY

    저렇게 많이 따오셨는데 먹어보라고 권하지 않는 문화가 한국사람의 입장에서는 서운하긴 한 것 같아요. 참 어려운 문화차이...ㅠㅠ 그나저나 딸기가 엄청 맛있어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07 04:10 신고 EDIT/DEL

      뭐든지 나누는 며느리인것을 아시면서.. 며느리가 주는것은 당연한것이라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지요? 당신 아들 돈이라 당연하게 생각하시려나요???

  • BlogIcon 곰순 2018.06.07 08:46 ADDR EDIT/DEL REPLY

    저라면 똑같이 할 것 같아요. 당해보지(?) 않은 이상 모르쟎아요. 아무리 개인주의 문화라고 해도, 사람이 같이 지내면서 서로 조금씩 희석되어가기 마련인데... 저도 지니님처럼 섭섭, 서운했을 것 같네요. 아니면, 지니님이 기분 좋게 해드리고 똑같이 해주길 바라시지 않는게, 정신 건강에 좋을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07 14:19 신고 EDIT/DEL

      내딴에는 한다고 하는데, 어떤때는 당연하게 생각하시는거 같고, 어떤때는 내 기대에 못 미치는지라 조금씩 실망을 하는거 같기는 합니다.^^;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8.06.07 10:34 신고 ADDR EDIT/DEL REPLY

    문화차이일까요?
    사람마다의 성향차이일까요?
    한국사람들은 서로 나눠먹는거 좋아하니 섭섭할수도 있겠어요.
    그렇다고 말하기도 좀 그렇구요.
    시부모님 입장에선 며느리가 챙겨드리는게 우리가 생각하는 어른공경? 이렇게 느끼시지도 않을수도 있고 가족이면 챙기고 나누는게 당연하지 않을수도 있구요.
    그냥 드릴땐 기분좋게 드리고
    나도 챙겨주셨음 하는 마음은 고이 접어두셔야 지니님 정신건강에 좋을듯 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07 14:23 신고 EDIT/DEL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가끔 부모님과 시누이만 속삭이면서 하는 일도 있답니다. 며느리인 나는 당연하고 아들까지 밀어내고 딸이 부모님하고만 소리소문없이 해치우는 일들이 있는지라 원래 시누이는 그렇게 얄미운 존재인가?생각중입니다. 나는 전부 가족대접을 하는데, 다른이는 아닌거 같아서 말이죠.^^;

  • 미니미니야 2018.06.07 16:07 ADDR EDIT/DEL REPLY

    매번 잘 보고 있어요. 엄마랑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엄마가 지니님 글을 읽어드리면 어머니 말씀 "똥은 옆에 두고 먹어도 사람은 옆에 두고 못 먹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너무 인색하네"하십니다ㅋㅋㅋ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07 18:35 신고 EDIT/DEL

      맞습니다. 사람을 옆에 두고 먹는건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죠. 내가 드리는건 꼬박꼬박 챙기시면서 나는 달란 소리를 해야 주시려는지.. 그렇다고 또 달란 소리는 안하죠. 알아서 주셔야지 합니다.^^;

  • 2018.06.07 17:35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8.06.07 23:40 신고 ADDR EDIT/DEL REPLY

    남편이 당연히 사다 줘야지요.
    우리 뒷마당에도 딸기 모종이 있는데..작년에 심었던거가 또 나왔음....수시로 나가서 잘 익은 딸기 나한테 주는데요.

  • Favicon of https://happyjini.com BlogIcon HAPPYJINI 2018.06.08 14:59 신고 ADDR EDIT/DEL REPLY

    많이 섭섭하겠어요.. 글로 읽는데도 엄청 서럽네요..
    문화차이도 있겠지만..살아보니 성격도 있는거 같아요.. 외국 사람들도 나눠쓰고 하는거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요..
    섭섭하지만 그러려니 넘어가야되여..ㅠㅠ 대신 남편분한테 맛난 딸기 사달라고 해서 맛있게 드시고 기분푸세요..
    에잉 먹는걸로 그러는개 젤루 서러운데..밉네요.

  • Cris 2018.06.12 23:47 ADDR EDIT/DEL REPLY

    저도 포기한 부분입니다. 저희집은 더해요. 집에 포도 살구 키위 배나무가 있고 돌보는건 저랑 남편이 다하는데, 익으면 말 한마디없이 시어머니가 싹 따가요. 제가 아는척하면 그때서야 먹을거면 준다고 해요. 제가 아무말 안하면 준단 소리도 안하죠. 이게 정말 저는 음식을 나눠먹는데 이 사람들은 절대 나눠먹지 않습니다. 배울만도 한데...아니더라고요. 전 이제 서운하다기보다 좀 희안하다고 느껴요. 자기가 그렇게 얻어먹으면 자기도 좀 줘야한다는 생각을 못하는게 너무 신기해요. 없어서 못주는거면 이해라도하죠. 여기사람들 참 이상해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13 05:12 신고 EDIT/DEL

      저도 예전에 누군가에에 들은 이야기인데, 한국에서 시집오면서 남편 집안의 모든 사람들 하나하나 예물을 챙긴모양이예요. 그랬는데 (물론 받으려고 준것은 아니지만) 아무도 감사하다는 인사(결혼선물같은?)를 안하더래요. 그 사람들의 반응이.."너는 돈이 많은가보구나. 우리한테 까지 이런걸 주는것이.."뭐 이렇다나요?

      저희도 시고모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우리부부에게 해주신적이 있었습니다. 뭔가 답례선물을 해야할거 같다고 하니 시어머니의 말씀."그냥 하지마라, 안 해야 다음에 또 안준다." 시어머니의 말씀은 주고받고 하는것도 부담이고 귀찮으니 받아도 입을 닦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래야 다음에 선물을 한하게 된다고 (그래도 한국사람은 계속 주는디...^^;)

      근디.. 포도,살구,키위,배나무를 직접 가꾸시면 당은 추수를 직접 하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물오 안주시고 추수만 해가신다니 무지 야속하네요.^^; 저희는 마당에 야채에 물을 주지 않으니 마당에 있는것을 추수해서 안주셔도 섭섭치는 않습니다만, 따오신 딸기는 괜히 섭섭했습니다.^^;

  • 푸른해아 2018.06.13 03:04 ADDR EDIT/DEL REPLY

    봤는데 달라 안 하니 안 주시나 싶다가도,
    한 번 맛이나 보겠냐고 물어봐주셨음 좋지 않았나... 아쉽네요.
    딸기 한 박스 사서 남편과 맛나게 드세요.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06.13 05:17 신고 EDIT/DEL

      안그래도 며칠후 시누이가 왔는데, 우리몰래 시아버지와 시누이만 딸기밭에 다녀왔습니다. 나중에 저에게 딸기밭에서 따온 딸기를 보여주면서 "맛봐라"해서 먹어봤는데 엄청 달더라구요. 남편한테 "나중에 맛봐, 엄청 달어."했었는데.. 남편이 올때쯤에 딸기가 담긴통을 치워버리신지라 남편은 올해 노지에서 난 딸기맛을 아예 못 봤습니다. 불쌍한 남편을 위해서 슈퍼에서 파는 노지딸기 사서는 2일연속 간식으로 싸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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