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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내 맘에 안 드는 남편의 친구

by 프라우지니 2018.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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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서양인들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 사람인 남편은

친구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학 친구가 몇 있고, 회사 동료가 몇 있고,

그 외 고등학교 동창 하나에 군대 동기 하나.

 

재미있는 것은 대학친구도 같은 과정을

공부한 친구가 아닌 기숙사 친구들입니다.

 

공대를 대학원 과정까지 공부했음

같이 공부한 친구가 꽤 있을 거 같은데..

 

지금까지 같은 과 동기는

만나보지를 못했습니다.

 

(그만큼 같이 공부한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인지..)

 

남편의 회사동료 중에 남편과

같은 대학을 나온 후배가 있기는 하지만..

 

여기는 우리나라처럼

선후배 개념이 없어 그냥 친구죠.

 

오늘 이야기에 등장하는 친구, L은

남편의 공고 동기입니다.

 

공고 3년을 같이 공부했지만,

남편은 공대로 진학해 대학원까지 나온

이름 앞에 (석사)학위 타이틀이 붙은 엔지니어가 됐고,

 L은  공고를 나와서 사화생활을 시작했죠.

 

 

 

L은  여친 과의 사이에 이제 8살(인가)된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여친이 임신해서 불룩한 배를 안고

우리를 처음 만났으니 만난지는 꽤 됐네요.

 

(우리가 다른 도시에 살 때는)

린츠 부모님 댁에 올 때

가끔 테니스를 치는 사이었는데..

 

지금은 시시때때로 테니스를 치고,

가끔 낚시도 하러 다니는 사이입니다.

 

남편에게 몇 안 되는 친구 중에

마눌은 이 친구가 제일 맘에 안 듭니다.

 

이 친구를 보면 마눌이 생각하는

“친구의 의미” 개념과는 전혀 맞지않죠.

 

“남편에게 친구는 이런 사람”

으로 정의를 새로 해야 할 지경입니다.

 

그동안 있었던 몇 건이 있었지만..

 

그건 나중에 풀기고 하고,

바로 어제 있었던 신선한

황당한 일로 시작합니다.

 

 

구글 지도에서 캡처

 

오스트리아의 유명 관광지인

짤츠캄머굿 지역에 있는 볼프강 호수.

 

간만에 늦잠을  퍼지게 잘 수 있는

토요일 오전.

 

부부가 나란히 단잠을 자고 있는데,

남편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려댑니다.

 

시끄러우니 부부가 나란히

잠을 깨서는 남편은 전화를 받고,

 

마눌은 얼른 물 한잔 마시고

다시 방에 들어오니 남편이

나지막이 대답을 합니다.

 

“응, 알았어,
내 마눌한테 물어보고 전화 해 줄께!”

 

호기심 천국인 마눌이니 뭔일인지 물어봐야죠.^^

 

“누구야?”

“L"

"왜? “

“볼프강 쎄(호수) 가자고.”

“거기를 왜 가?”

“거기서 차를 가지고 와야 한다네.”

“중고차 샀다 부네?”

“응”

“거기까지 데려다 달래?”

“응”

 

 

남편 친구 L은 회사를 다니면서

부업으로 중고차 매매를 합니다.

 

중고차 매매 사업은 여친의 이름으로

등록 해 놓고 본인이 하고 있죠.

 

참 뜬금없는 친구입니다.

자기가 볼프강 호수로 차를 가지러

가야하는데 남편보고 데려다 달라는 이야기죠.

 

차를 태워달라는 것도 며칠 전에

미리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고,

 

오늘 오후도 아니고,

당장 지금 가야한답니다.

 

3시간 안에 가져와야 한다고!!

 

남편은 친구가 부탁을 하니 웬만하면

가고 싶은지 마눌을 슬슬 꼬시기 시작합니다.

 

“우리 볼프강 호수에 보트 타러 갈래?”

“지금?”

“응”

“자다 일어나서 아침도 안 먹고 지금 바로 가자는 거야?”

“....”

“당신 친구는 왜 그래?“

“뭘?”

“왜 당신을 시시때때로 이용 하냐고?”

“내 친구가 뭘?”

“여기서 볼프강 세까지 타고 갈 차가 없어서
친구 자는데 전화해서 가자는 거 아니야?”

“...”

“난 안 가!”

“가자~”

“안 가”

 

 

거기까지 차를 몰고 갔다가

사놓은 중고차를 가지고 오면,

 

자신이 몰고 간 차를 가지고 올 방법이 없으니

데려다 달라는 이야기인데,

 

그 친구 여친도 운전을 하는데,

왜 내 남편한테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것인지..

 

이날은 바람도 불고 쌀쌀해서 우리 보트를

가지고 가서 띄워도 타지도 못할 날씨였고,

사실 짜증도 났습니다.

 

얼마나 만만하면 자는데 전화해서

지금 볼프강 세에 데려다 달라고 하는 것인지..

 

중고차를 시간에 맞춰서 픽업해야 하는데

돈 들여가기 싫으니 부탁한 거죠.

 

자기는 편도만 필요하지만 남편은

왕복 3시간을 달려야 하는데,

친구의 기름 값은

자기 돈이 아니니 그만인가요?

 

마눌의 거절을 하니

남편이 짜증을 엄청 냈습니다.

 

그리곤 그 친구에게

힘들겠다고 거절을 했죠.

 

이 친구는 오래전에도 마눌을

한번 실망시킨 적이 있습니다.

 

오죽했음 남편에게

“정말 당신 친구 맞아?”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남편의 차는 지금도 토요타 Rav4 이고,

전에도 토요타 Rav4 이었습니다.

 

전에 타던 차도 시아버지가

타시다 중고 된 걸 남편이 샀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시아버지가

타시던 중고를 (돈 주고) 샀습니다.

 

이번에 시아버지께 차를 사던 때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867

 

재미있는 우리 집 자동차 매매현장

남편은 매번 시아버지가 타시던 차를 물려봤습니다. 매번이라고 했지만 이번에 두번째네요.^^ 물려받았다고 해서 공짜로 받는 것은 절대 아니구요. 시중에 팔리는 같은 기종의 중고차매매 가격

jinny1970.tistory.com

 

그 당시 시아버지가 4년 타신 차를

남편이 지불한 가격은 만유로입니다.

 

아버지 차라고 완전 헐값에 산 것도 아니지만,

시세보다는 많이 싼 가격이라고 합니다.

 

남편이 타던 차를 팔려고 했던 때는

우리가 뉴질랜드에 머물던 2014년.

 

돌아오면 아빠의 중고차를

다시 사기로 한 것도 있지만,

 

2년이나 차를 세워 놓는 건

아닌 거 같아서 팔기로 했는데..

 

중고차 사업을 하던 남편의 친구 L이

멀리 뉴질랜드까지 전화를 해왔습니다.

 

친구가 차를 판다고 하니

자신이 사고 싶은 모양인데..

 

그 친구가 제시한 가격이 남편이

생각한 것보다 낮아도 한참 낮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내가 요새 차가 없어서
매일 자전거타고 출근하고 있거든..”

“네 차 다른데 팔아도
내가 준다는 것 보다 더 못 받아.”

 

그 친구의 이런 설득에도 남편은 굴하지 않고

인터넷에 중고차 광고를 올렸고,

그 친구가 준다는 6500유로보다

천유로 이상 더 받고 팔았습니다.

 

그 친구에게 6500유로에 팔았음

그 친구는 천유로 이상 이익을 볼 뻔했습니다.

 

이 일이 있고나서 그 친구는

마눌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었습니다.

 

(물론 남편에게 해댔죠)

 

“아니 무슨 그런 친구가 다 있냐?
친구가 차를 판다고 하는데.. 

이왕이면 더 잘 팔아줄 생각은 안하고,

친구 차로 돈을 벌 생각을 해?

그리고 자기가 타고 다닐 차가 없어서

자전거타고 출퇴근한다는 이야기는 왜 해?

불쌍하게 보이면 천유로 이상

덜 받고 자기한테 줄줄 알았나?

당신 친구 맞아?

원래 친구라면 그러는 것이 아니지 않나?“

 

원래 그런 친구여서 기대도

안하니 실망도 안하는 것인지..

 

남편은 마눌의 궁시렁에 내내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일도 있었네요.

 

남편과 자전거 타러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온 L

 

(말이 자전거지, 전속력으로 사이클을 탑니다.

2시간에 50km가 넘는 길을 다녀오니

제대로 운동이 되는 자전거 타기죠.)

 

 

 

남편이 자전거 타러 갈 준비를

한다고 하니 그냥 끊었는데..

 

5분도 안 되서 그의 여친이

다시 남편에게 전화를 해왔습니다.

 

그의 여친 전화를 받고 난후

남편은 타고 나가려던 자전거 대신에,

지하실에서 낚시용품을 챙겨서 나옵니다.

 

뜬금없는 남편의 행동이

너무 이상한지라 물었죠.

 

“뭐해?”

“낚시가려고..”

“자전거 타러 간다며?”

“L 여친이 전화를 해 왔어.
자기 아들이랑 낚시 좀 가라고.”

“뭐?”

 

“그럼 L이 전화한 것이 당신한테 낚시 가자고 했는데,
자전거 탄다니 그냥 끊은 겨?”

“...”

“그래서 그 여친이 전화해서 자전거 타러
간다는 당신보고 자기 아들이랑 낚시가라고?”

“...”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자기 아들 낚싯대 없다고
그거 가지고 오라는 거 아니야!”

“....”

“참 그 여친은 해도 너무한다.
자전거 타러 간다는 거 뻔히
들어 놓고도 낚시를 가라니..”

“...”

 

 

 

남편이 L과 함께 낚시를 간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그래서 젝켄(살인진드기)에 물리기도 했었죠.

 

그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2100

 

남편이 공짜로 즐기는 낚시

오스트리아의 낚시(허가증)카드는 겁나게 비쌉니다. 1년에 500유로나 하죠. 낚시 하는 공간도 100m라고 한정되어있고, 1주일에 7마리이상은 잡으면 안 되고! 다른 공간에서 낚시를 하려면 또 다른

jinny1970.tistory.com

 

낚시도 남편이 가고 싶어서

내가 네 아들 낚싯대까지 챙겼으니 같이 가자”

고 하는 것과,

 

“우리 아들이 낚시가고 싶다니

(네 낚싯대 챙겨와서) 우리 아들이랑 낚시 좀 가”

랑은 차이가 있죠.

 

자기 아들 낚싯대도 사주지 않아서

낚시 갈 때마다 남편의 낚싯대가 필요하니..

 

전화를 해 온건 좋은데,

그래도 먼저 시간이 있는지를 묻고,

차후에 약속을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요?

 

L도 참 얄미운 친구인데, 그의 여친도

그게 버금가는 인간형인 모양입니다.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서 인지,

아님 살면서 닮아진 것인지..

 

남편은 참 냉정한 인간형인데..

“충청도 양반”형이기도 한지라,

어도 싫은 소리 못해서 인 것인지..

 

아님 “그 사람들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지.”

라고 생각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게 친구란 “자기가 아쉬울 때

시시때때로 날 이용하는 인간”이 아닌지라,

 

가끔은 이런 친구를 둔 남편이

불쌍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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