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은 1남 1녀의 두고 계십니다.

 

결혼은 했지만 무자식으로 살고 있는 큰 아들과,

마흔이 넘도록 미혼으로 살고 있는 막내딸이죠.

 

고등학교 이후 20년 이상 다른 도시에 살던 큰 아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시부모님이 사시는 집에 들어온 지 4년이 넘어가고 있고!

 

법대를 대학원까지 마치고도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했던 막내딸은..

비엔나에 취업이 돼서 비엔나로 나가 산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우리도 다른 도시에 살 때는,

가끔 주말이나 명절에 다니러 오는 손님 같은 큰아들 부부였는데..

 

다른 건물이기는 하지만 같은 집에 살고 있는 지금은 붙박이장 같은 존재들입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주말에 다니러 온다는 시누이를 위해 시어머니가 요리를 하셨습니다.

 

시부모님이 산에서 직접 따온 버섯으로 만든 소스에 Knoedel 크뇌들(경단).

 

시어머니가 준비하시는 크뇌델을 며느리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걸 아시면서도 크뇌들을 준비하시는 이유는..

“딸내미가 좋아하는 요리”이기 때문이죠.^^

 

며느리는 흰빵 버무려놓은 것 보다는 삶은 감자가 더 좋지만..

며느리를 위해 시어머니가 따로 감자를 삶으시는 것은 부담스러운지라 사양합니다.

 

유럽의 봄, 가을에는 버섯을 따러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산에 올라서 버섯도 여러 종류도 따고, 블루베리, 크랜베리 같은 야생 베리도 따죠.

 

산에 버섯이 난다고 해서 등산로를 따라 나는 것은 아니고,

버섯은 인적이 드문 쪽에 나는지라, 버섯이 나는 장소를 알고 찾아가야 합니다.

 

시부모님은 매년 봄, 가을 여러 곳의 산을 다니시는지라,

어느 곳에 버섯이 있는지 알고 가시는 경우죠.

 

 

인터넷에서 캡처

 

시부모님이 많이 따오시는 버섯은 노란색의 “달걀버섯”

 

수퍼에서 사려면 제법 고가에 속하는 요리재료이지만,

시부모님은 산에서 직접 채취 하신거라 요리할 때 아끼지 않고 듬뿍 넣으십니다.

 

시어머니는 버섯소스에 사이드 메뉴로 크뇌들을 선택하셨습니다.

막내딸이 좋아한다고 말이죠.

 

며느리는 마른 빵을 뭉쳐서 만든 크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시어머니가 직접 만드시는지라 맛이 있음에도 말이죠.

 

크뇌들은 우리나라의 경단에 해당합니다.

 

동그렇게 뭉쳐서 만드는 요리로,  안에 뭐가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메인요리가 되기도 하고, 사이드 메뉴 혹은 디저트가 되기도 하죠.

 

디저트로 만드는 달달한 크뇌들은 치즈종류를 넣은 반죽을 이용하고!

메인요리의 사이드로 나오는 크뇌들은 감자반죽이나 잘게 썬 마른 빵을 이용하죠.


 


 


 

인터넷에서 캡처

시어머니가 버섯소스의 사이드로 내놓을 것이 바로 말린 빵으로 만든 (셈멜) 크뇌들.

 

잘게 썬 마른 빵을 우유를 넣어서 불린 후에,

달걀, 파슬리 같은 넣어서 반죽을 합니다.

 

반죽은 동그랗게 손으로 빚은 후에 밀가루를 묻혀 끓는 물에 넣습니다.

크뇌들이 익어서 물에 떠오르면 요리 끝.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가 메인요리의 사이드로 접시에 놓으면 끝!

 

 

 

마른 빵을 동그랗게 빚어서 경단(크뇌들) 모양으로 만드는 방법도 있고!

 

수요가 많은 식당에서는 일일이 동그랗게 경단을 빚는 대신에..

롤케잌처럼 모양을 잡아서 호일에 싸서 물에 삶습니다.

 

롤케잌처럼 모양이 잡힌 것은 손님의 주문이 들어오면 칼로 썰어서 제공됩니다.

 

크뇌들이라 불리지는 않지만..

같은 내용물이 들어간 것이니 여기서는 그냥 크뇌들로!

 

시누이가 좋아하는 음식 이야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가는 중~~

 

 

 

시누이가 오면 시어머니가 매번 하시는 요리는 “닭구이”

시어머니는 시누이가 오면 매번 시누이가 좋아하는 요리로만 준비 하십니다.

 

그러면서 며느리에게 안 해도 되는 말씀을 하십니다.

 

“네 시누이가 이걸 좋아한다.”

 

시누이가 좋아하는 요리임에도 제가 제일 많이 먹은 요리네요.

시누이가 오면 시어머니가 거의 매번 하시니 말이죠.

 

 

 

며느리가 식사 준비를 도우러 주방에 들어가면 시어머니는 주의점도 알려주십니다.

 

“네 시누이는 샐러드 위에 차이브 올리는 거 안 좋아한다.”

 

시누이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것은 싫어하는지..

시댁에 살면서 며느리는 시누이의 식성까지 다 알게 됐습니다.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도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신 적이 있었습니다.

며느리 생일이라고 맛있는 걸 해주신다고 말이죠.

 

내가 좋아하는 음식은 한국 음식인지라 시어머니의 질문에 대답은 못했습니다.

시어머니가 해 주시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기는 해도 좋아하는 음식은 없거든요.

 

시어머니가 몇 번 물어오셨지만 매번 대답을 못하고 얼버무렸죠.

사실은 좋아하는 음식이 없습니다.

 

며느리는 대답을 안 하니 좋아하는 음식을 모르시는 것이 당연하고..

시어머니는 한 번도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드신 적이 없습니다.

 

시누이가 좋아하는 음식은 꿰고 계신 시어머니가 큰아들인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는 하신 적이 거의 없는지라 어느 날은 남편에게 물어봤었습니다.

 

“남편, 엄마는 왜 막내딸만 이뻐하시지?”

“무슨 말이야?”

“매번 시누이가 좋아하는 요리만 하시잖아.”

“....”

“당신은 좋아하는 요리 없어?”

“엄마가 한 건 다 맛있어.”

“그런 아는데, 그래도 좋아하는 요리가 있을 거 아니야.”

“난 다 맛있어.”

 

아무리 그래도 특별히 좋아하는 요리가 있을 만도 한데 남편은 끝까지..

“엄마 요리는 다 맛있다”

 

아들은 엄마 요리는 다 좋아하고, 며느리는 좋아하는 요리를 이야기 하지 않고..

그래서 시어머니는 좋아하는 요리를 이야기하는 딸내미를 위한 요리를 하시는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시어머니의 “막내딸 편애”로 오해 했었는데..

시어머니가 알고 계신 유일한 “우리식구가 좋아하는 요리”인지라 하셨던 모양입니다.

 

지금 생각 해 보니..

시어머니께 “아무거나”는 스트레스 였을 거 같습니다.

 

아들에게 “어떤 요리를 할까?“ 물어도”아무거나“

며느리에게 “어떤 요리를 할까?” 물어도 “아무거나”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아무거나”가 제일 어려운 요리인데 말이죠.

 

막내딸이니 시어머니가 사랑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아들 제쳐놓고 딸내미가 좋아하는 음식만 챙긴다고 며느리는 잠시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시어머니가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게 며느리도 좋아하는 음식 한 가지 정도는 말씀을 드릴까 곰곰이 생각을 해 보지만,

 

아무리 고민을 해도 “나는 이 음식이 좋아요~” 할 만한 음식이 없어서리..

앞으로도 계속, 쭉, 말씀을 못 드릴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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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8.10.0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