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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

by 프라우지니 2018.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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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는 아니지만 제가 가끔 페이스 북에 사진을 올립니다.

나들이라도 다녀오면 새로운 사진이 있으니 말이죠.

 

 

 

오페라나 연극 혹은 뮤지컬을 보러갈 때 가끔 입장권을 올리곤 했었거든요.

 

일 하고, 스키 타고, 오페라까지 보러 갔던 날도 페이스 북에 사진을 올렸더니만..

몇 분 후에 남편의 외사촌에게서 페이스북 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여기서 잠깐!

시아버지의 형제분은 3남2녀로 남매사이에 우애도 좋은지라 자주 만나는 편입니다.

 

남자형제들은 매주 일요일에 만나고, 여자 형제도 일 년에 한두 번은 만나시죠.

그래서 시아버지의 형제분들과 그 자제분들(남편의 사촌들)은 몇 번 만나서 익숙하죠.

 

시어머니의 형제분은 10남매였다고 들은 거 같은데..

그중에 두 분은 돌아가시고, 아직 많은 형제분들이 계시지만, 만나시는 일이 전혀 없습니다.

 

다른 도시가 아닌 옆 동네에 사시는데도 서로 모임을 갖는 경우도 없으신지라, 시어머니의 형제분들 이야기는 듣기만 했었는데, 나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남편의 (여자)외사촌들이 저에게 연락을 해왔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신 청을 해오니 일단 승인은 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죠.^^;

 

 

 

남편의 외사촌 누나도 문화생활(오페라/연극)에 관심이 많은 모양입니다.

 

다음에 극장에 갈 때는 자기에게도 알려달라고 합니다.

함께 가자는 이야기죠.

 

그래서 물었습니다.

 

“혹시 컬투어파스를 가지고 있는지.”

 

사실 이 컬투어파스는 아무나 가질 수가 없죠.

 

월 1100유로 이하를 벌어야 받을 수 있는 카드인데,

주 40시간 일하면 당연히 이 금액을 넘어가니 절대 받을 수 없는 카드입니다.

 

당연히 컬투어파스는 없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다음번에 같이 가자고, 자신은 입석에서 보면 된다고 하는데..

이것이 참... 같이 가기는 그렇습니다.

 

 

 

제가 앉는 자리는 무대 앞쪽인데, 나랑 일행인 그녀는 저 위에 3층의 뒤에 서서 공연을 보겠다니..

그렇다고 내가 입석표를 받아서 그녀 옆에서 공연하는 2~3시간동안 서서 볼 수도 없고!

 

내가 있는 앞좌석은 그녀에게 무리가 있는 가격입니다.

공연 한 편에 70유로씩 내기에는 꽤 부담이 되니 말이죠.

 

그녀도 컬투어파스가 있으면 함께 앞 좌석에서 같이 보면 딱이지만,

나는 앞좌석에 그녀는 3층의 뒤쪽 입석에서 보는 건 사실 함께 공연을 본다고 할 수도 없죠.

 

 

 

실제로 린츠주립극장의 내부도입니다.

의자의 색에 따라서 가격이 다양하죠.

 

나는 무대 바로 앞의 자리에 앉는데, 그녀는 3층 저 뒤, 입석에서 공연을 보겠다고 합니다.

멀어도 너무 먼 그대입니다.

 

저도 3유로짜리 티켓을 사서 입석으로 공연을 본적이 있습니다.

저렴하게 오페라나 연극한편을 즐기는 것이 나쁘지 않아서 몇 번 다녔었습니다.

무료로 무대 앞자리를 차지 할 수 있는 지금은 입석표를 살 필요가 없지만 말이죠.

 

무대 앞쪽에 해당하는 자리는 무대와 가까워서 배우들의 얼굴 표정까지 다 볼 수 있죠.

 

노래하는 오페라 가수들의 입에서 튀는 침까지 적나라하게 다 보이고, 뮤지컬 같은 경우는 격한 춤을 추느라 숨을 헐떡이는 배우들의 가슴벌렁거림 까지도 다 보입니다.

 

연극 같은 경우는 무대 위 배우가 열변을 토할 때 튀는 침이 나한테 튀기도 합니다.^^;

 

그만큼 배우들과 가깝고, 그들의 얼굴표정까지 적나라하게 보이는 위치입니다.

 

서로 보는 위치가 다른 것보다 더 중요한건..

내가 그녀를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생전 처음 남편의 외사촌 누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뻘쭘한데...

공연은 따로 떨어져서 보다가 중간에 쉬는 시간(2~30분)에 되면 또 만나야 하나요?

 

시아버지의 형제분들처럼 자주 만나고, 그 자제분들(남편의 사촌)도 함께 몇 번 만났다면,

오페라를 같이 보러 가는 것도 별로 부담이 안 되는데..

 

시어머니 쪽의 형제분들이나 그분들의 자제분들(남편의 외사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지라, 남편도 없이 저 혼자 만나는 건 사실 그렇습니다.

 

다음 번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알려주면 함께 하겠다는 프로포즈를 받기는 했는데..

정말 그녀에게 연락하지는 못할 거 같습니다.

 

이번 달에 볼 공연이 앞으로 2개나 더 있지만..

앞으로는 페이스 북에 내가 공연 본 이야기를 안 쓰기로 했습니다.

 

내가 공연 본 이야기를 올리면서 그녀에게 연락을 안하면 섭섭할 테니..

앞으로는 조용히 공연을 보러 다닐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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