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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한국인인 내가 포기 못하는 것,

by 프라우지니 2018.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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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앞에서 하루를 보내시는 시어머니는 한국인인 내가 피부에 신경을 쓴다는 걸 아십니다.

여러 채널을 섭렵하시며 온갖 종류의 프로그램을 시청하시거든요.

 

"아시아에서는 얼굴이 하얀 여자들을 미인으로 친다며?"

"네, 한국, 일본, 중국에서는 하얀 피부를 선호하죠."

"그래서 햇볕에 나갈 때는 모자나 우산을 쓰고 다닌다며?“

“아무래도 햇볕에 얼굴이 타는 걸 싫어하니 신경을 쓰죠.”

 

아시아 관광객들이 유럽 단체여행을 오면 참 많은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왜 비도 안 오는데 우산(사실은 양산인데)을 쓰고 다니는 것이며, 왜 얼굴이 다 가려지는 모자들은 다 쓰고 다니는 것인지, 심지어 특정 나라 관광객들은 완전 원색적인 의상으로 시선을 끕니다.

등산용품을 입고 유럽여행 오는 나라 사람들이 있죠? (한국?)

 

일상복도 원색으로 잘 안 입는 유럽에서는 시선을 끄는 단체관광객이 의상까지 화려한 원색이니 볼거리가 참 쏠쏠합니다.

 

 

 

남편은 해마다 정해놓고 하는 일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있을 때는 1년에 한번 꼭 자전거로 Attersee 아터세를 한 바퀴 돌죠.

(아터세는 잘츠캄머굿지역에 있는 가장 큰 호수입니다.)

 

우리가 린츠에 온 이후로는 1년에 한번 보트를 타고 트라운 강을 유람(?)합니다.

 

백인인 남편은 여름이면 탱볕에 나가 돌아다니려고 노력을 하지만,

한국인 마눌은 땡볕은 질색합니다.

 

이쁘지도 않은 얼굴이 까매지고 기미까지 끼면 곤란하죠.^^;

 

 

 

남편이 날짜를 잡아서 부부는 트라운강 유람을 나섭니다.

 

보트는 출발지와 도착지가 틀린 관계로 시아버지께 부탁을 해야합니다.

우리를 상류쪽에 내려주시고 2시간쯤 후에 하류쪽에서 픽업을 해주십니다.

 

땡볕에 나가는 건 질색인 아낙이지만, 남편이 가자고 하니 나름 준비는 했습니다.

모자도 2개나 썼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처음에는 마눌이 유난스러운 “얼굴 덮어대기”에 잔소리를 해대던 남편.

세월이 흘러서 이제는 무감감해진것인지 지금은 무반응입니다.

 

도대체 어떤 모습인데 남편이 잔소리를 했었냐구요?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는 그나마 양호하게 모자만 썼었죠.

 

사람들이 없는 구간에 가면 마눌의 본모습이 나옵니다.

얼굴이 덜 타라고 최대한 얼굴을 가리는 거죠.

 

그러면서 한마디 합니다.

 

“난 무슬림이야.”

 

무슬림아낙들은 이렇게 머리도 덮고, 얼굴도 덮고 다니니 말이죠.

 

보는 사람은, 특히나 백인들이 보면 배꼽잡고 웃을 모습이지만,

이렇게 얼굴을 가려줘도 저녁에 되면 따끔따끔합니다.

 

마눌의 “얼굴 덮어대기”는 장소를 막론하고 계속됩니다.

 

 

 

차량 이동 중에는 나름 준수한 편입니다.

달랑 선그라스에 모자만 썼으니 말이죠.

 

사실 이것이 다가 아닙니다.

보통은 마스크를 쓰기도 하는데, 마스크를 까먹고 못 챙긴 날에는.. 얼굴이 탈까봐 선그라스 콧잔등에 살짝 휴지를 길게 하나 끼워주면 얼굴이 타는 것을 조금 막을 수 있죠.

 

 

 

모자를 잊고 그냥 차에 탔다?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 활용합니다.^^

 

얼굴은 한국에서 사온 자외선 차단마스크를 써주시고,

머리에는 수건을 써서 얼굴을 최대한 가려줍니다.

 

이 사진은 내가 봐도 참 웃기네요.^^

 

차가 그냥 달리기만 하면 다행인데, 신호에 걸려서 잠시 서게되면 옆 차의 눈치를 살짝 봐가면서 살짝 마스크를 벗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쳐다보면 나보다는 남편이 더 창피할거 같거든요.

 

나이도 들고, 주름도 적당히 생겨서 이제는 피부같은건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하실 중년아낙이지만, 얼굴에 생기는 주름은 화장품으로 커버하고, 얼굴에 생기는 기미는 가려서 커버하려고 노력하는 저는 중년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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