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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만의 식기세척기, 손,

by 프라우지니 2018.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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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들어본 적이 없는 말이지만, 청혼을 받을 때 이런 말을 듣는 여자들도 있다죠?

 

“손끝에 물 한 방울도 한 묻히고 살게 해주겠다.”

 

이 말은 이해하기에 따라서..

 

“내 마눌로 살게 되면 주방에 안 들어가게 하겠다. (주방아줌마를 따로 구하남?)”

 

“물 일(설거지, 손빨래?)은 안하게 해 주겠다”도 될 수 있겠죠.

진짜 속뜻은 “고생 안 시키겠다.”지만 말이죠.

 

청소는 청소기가, 빨래는 세탁기가 한다고 쳐도.

식기세척기를 갖추지 않은 이상 설거지는 직접 해야죠.

 

시어머니 댁에도 있고, 비엔나 시누이집에도 있는 식기세척기인데..

우리가 세들어 살던 집에는 식기세척기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번 설거지를 손으로 직접 했었습니다.

 

식기세척기가 없을 때는 나도 식기세척기가 있는 집에 살고 싶었습니다.

 

나도 요리해서 먹은 후에 설거지할 것들을 다 세척기 안에 넣어버리고 설거지가 되는 동안에,

TV나 책을 보면서 조금 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식기세척기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지만 저는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내가 생각했던 그런 종류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저는 나만의 식기세척기인 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없을 때는 그렇게 바라던 식기세척기가 있는데 왜 안 쓰냐구요?

 

저에게는 이것이 그렇게 썩 매력적이지 않아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누이의 주방에는 커다란 식기세척기가 있습니다.

 

커도 너무 큽니다.

업소용도 아니고 무슨 가정에 이렇게 큰 사이즈가 필요한 것인지..

 

시누이 같은 경우는 음식을 먹은 후에 접시들을 이 세척기에 차곡차곡 모아놓습니다.

 

그렇게 며칠 혹은 몇 달(에 한 번씩 올 때도 있으니) 그릇들을 이곳에 모은 후에 버튼을 누르면 한 번에 설거지 끝~~

 

하지만 잠시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가 꺼내놓은 그릇은 몇 개 없습니다. 몇 개 안되는 접시들을 식기세척기에 넣으면 다음 끼니에 먹을 접시가 없는지라, 우리 집에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기계입니다.

 

그리고 식기세척기에 전원을 켜면 설거지 하는 시간은 짧은 코스가 한 시간.

느긋하게 설거지 하는 코스는 한 시간 반이넘게 걸리죠.

 

요리 해 먹으며 나온 그릇들을 내가 후다닥 설거지하면 기계보다는 훨씬 더 짧은 1~20분이면 가능한데, 식기세척기에 넣어서 2배 혹은 3배의 시간을 들일 필요는 없죠.

전기까지 추가로 써가면서 말이죠.

 

아, 한 가지 더 있네요.

식기세척기용 세제는 일반 세제보다 조금 더 많이 비싸다는 거!

 

 

 

그릇이 몇 개 안 되는 우리 집에서 식기세척기를 사용하지 않고 설거지 하는 저만의 방법은..

설거지를 한 후에 마른 행주 위에 설거지가 끝난 그릇들을 엎어놓습니다.

 

우리나라는 설거지를 하면 그릇을 엎어놓는 상태로 끝이 나는지라 그릇이 젖은 상태로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제가 사는 이곳에서는 식기세척기를 오래전부터 사용해서인지 설거지후 바싹 말라서 나오는 그릇들을 다시 장식장으로 넣으면 설거지가 끝이 납니다.

 

나는 손으로 하는 설거지지만 저도 처음에 그릇들이 있던 자리에 다시 넣어야 하니..

설거지해서 마른행주위에 엎어놨던 그릇의 물기가 대충 빠지면 다른 행주로 물기를 완전히 제거 한 후에, 각자가 있던 자리에 다시 놓으면 나만의 설거지 끝~.

 

사람의 마음이 그런 거 같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꼭 필요한지 보다는 다들 있는데 나는 없으니 나도 가져야 할 거 같은.

 

식기세척기가 나에게는 그랬습니다.

시어머니의 주방에도 있고, 시누이의 (비엔나)집에도 있는 식기세척기가 나도 갖고 싶었습니다.

 

시어머니가 요리 중에 나오는 그릇들을 다 이곳에 넣어버리시고, 식사가 끝난 후에도 접시들을 다 이곳에 넣으시고 세제 넣고 버튼 하나만 누르고 나면..

 

우리가 식후 게임하는 시간동안에 기계는 열심히 설거지를 하느라 윙윙 소리를 냈었죠.

 

나의 주방에도 꼭 있어야 할 것 같은 식기세척기였는데..

정작 식기세척기가 있는 주방에 살고 있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멋져 보이는 기계이고, 나도 꼭 사야할거 같은 기계였는데..

 

가까이서 보니 크기만 무지하게 커서 우리같이 2인 식구 같은 경우는 한 달 치 그릇을 다 넣어야 설거지가 되고, (일단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려면 집에 그릇이 기본적으로 몇 십 개는 있어야 가능 할 듯.)

 

손으로 하면 금방 끝낼 설거지를 한 시간 이상이나 끌어대면서 추가로 전기까지 먹어대는 괴물입니다.

 

있어보니 이제는 압니다.

식기세척기는 저에게는 필요 없는 주방기계라는 것을!

 

지금은 그리고 앞으로도 저의 주방에 식기세척기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식기세척기보다 더 빠르고 깨끗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는 손이 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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