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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18-다음 날 찾아온 내 당근.

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7.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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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알게, 모르게 정신을 놓을 때가 있습니다.

“해야지!”잊는 것도 있고, “챙겨 가야지” 했다가 못 챙기는 것도 생기고!

 

저희도 길 위에서 이런 일들이 종종 생겼습니다.

알게 모르게 잃어버린 옷들도 몇 가지 되고, 챙긴다고 해 놓고 못 챙긴 식료품도 꽤 되죠.

 

남편은 자신에게는 관대한편이고, 마눌에게는 조금 빡세게 대하죠.^^;

 

로토루아 시내에 있는 “나름 대형 수퍼인 Countdown 카운트다운“에서 장을 봤었는데..

다 챙긴다고 챙겼는데, 산 물건 중에 한 가지를 놓고 왔었나 봅니다.

 

장을 나 혼자 본 것도 아닌디..

왜 마눌이 모든 것을 다 챙겨야 하는 것인지..

 

“여자가 칠칠맞게 물건을 흘리고..어쩌고 저쩌고..”

 

남편은 마눌이 실수할 때마다 항상 이런 말을 궁시렁댑니다.^^;

같이 칠칠맞아서 물건을 흘린 것인데, 왜 칠칠맞은 것은 마눌 탓을 하는 것인지..^^;

 

남편이 똘똘하면, 칠칠맞은 마눌 뒤에서 그걸 좀 수습을 하던가,

자기도 별로 똘똘하지 못함시롱 가끔 마눌이 하는 실수에 대해서는 엄청 따집니다.^^;

 

장보고, 계산하고, 물건을 담을 때 빼먹고 왔던 당근 1kg.

당근 1kg가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버려도 괜찮은 금액은 절대 아니죠.^^;

 

보통 이런 경우는 다음 손님이 가져가져 않았다면 다시 슈퍼에서 챙겨놓죠.

혹시나 잃은 물건이라고 찾으러 오는 손님이 있은 경우도 있으니 말이죠.

 

그 다음날, 저는 바로 그 “잃은 물건 찾으러 오는 손님”이였습니다.

 

이미 이동중이여서 다른 도시에 있었다면 찾으러 가고 싶어도 못 가지만..

지금은 로토루아 시내를 돌아다니는 길이니 잠시 들렀습니다.

 

마눌이 물건(=당근)을 놓고 왔다고 “궁시렁”대던 남편이지만,

마눌이 찾으러 간다고 하니 멈칫합니다.

 

충청도 양반인 남편은 이런 행동은 절대 못하죠.

어디 가서 얼굴 팔리는 일은 절대 안하려고 하죠.

 

 

 

남편은 밖에 세워놓고 마눌 혼자 들어갔습니다.

 

“맡겨 놓은 거 찾으러 가는 길”은 아니니 조심스럽게 말을 해야죠.

일단 “고객안내센터”에 가서 문의를 했습니다.

 

“어제 내가 여기서 장을 봤는데, 물건을 담으면서 당근을 빼먹었거든요.

혹시 그걸 보관하고 있나 해서 왔어요.”

“어제요? 네. 당근은 다시 제자리에 갖다 두었으니 안에 가셔서 가지고 오세요.”

 

생각보다 절차가 쉽습니다.

그냥 안에 가서 당근 1봉지를 가지고 나오니 끝.

 

마눌이 정말로 당근을 가지고 나오니 남편이 쪼매 놀랐나봅니다.

칠칠한 마눌이 (얼굴을 팔리는 일에는)용감해지기도 하니 말이죠.

 

물건을 잃어다고 해도 매번 찾으라는 법은 없는데, 우리는 오늘 운이 좋았습니다.

잃은 물건을 다시 찾았으니 말이죠.

 

내 물건을 들고 가지 않는 정직한 누군가의 덕에,

저는 이렇게 로토루아에 대한 좋은 추억이 하나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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