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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비엔나 시누이집에서의 3박4일

by 프라우지니 2016.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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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남1녀의 장남인 남편에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 타지에서 대학원을 나오고

취업을 해서 살았던 남편과는 달리,

 

시누이는 집에서 법대 대학원을 마친지라

남편보다는 10년 더 부모님 집(다른 건물) 에서 살다가

비엔나에 취업이 되는 바람에 비엔나에서

산지 이제 10년이 됐습니다.

 

전에는 아파트를 세들어 살다가

다시 얻었다는 아파트.

 

분명히 산 것은 아닌데, 이곳은 한국과는

조금 다른 시스템의 월세가 있었습니다.

 

시누이가 살고 있는 이 아파트는 말 그대로

시누이가 발품을 팔아서 갖게 된 아파트죠.

 

우리나라에서 아파트를 짓기 전에

조합원을 모집하듯이,이곳에서도 그렇게

조합원을 모집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모인 조합원들은 아파트의

건설 단계에 따라 계속해서 불입금을 내는 거죠.

 

두세 번에 걸쳐서 불입금을 낸 후에

시공이 끝난 아파트에 들어갑니다.

 

이때는 아파트 내부가 완전히 빈지라

입주민들은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꾸밀 수 있죠.

시누이가 자기 스타일로 들여놓은 주방입니다.

완전 최신식이라 완전 부러웠죠.

 

이 아파트를 지으면서 거액의 불입금을 넣어야 했고,

입주할 때 가구들을 다 새로 사야 했던지라

이맘때쯤 많이 절약하면서 살았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아파트를 짓는 동안에

불입금을 넣었고,

입주하면서 가구들도 직접 샀는데..

 

이 아파트는 시누이가 산 아파트가 아니라는 거죠.

 

시누이는 10년 동안 매달 6~700유로를

월세(+이자?)개념으로 지불한다고 합니다.

 

10년이 지난 후에는 시누이가 원한다면

이 아파트를 살 수 있는데, 이때는 정말

사는 개념이니 또 목돈을 내야한다고 합니다.

 

 

 

시누이는 "이미 10년이나 살았던

헌집을 살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모르죠. 10년 후에도 이 집이

마음에 들면 사는 것이고..

 

그런데, 10년 후에

이 집에서 나가고 싶다면..

 

처음 아파트를 시공할 때 냈었던

불입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지..

 

처음 이 집에 입주하면서 샀던 가구들은 팔고

갈 수 있는지, 아님 다 떼어가야 하는지..

 

그건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단지 10년 동안 사는 동안에 내는

월세의 가격은 동일하고,

10년 후에 이 집들이 팔릴 때 우선권을

갖는다는 것 정도만 들은 거 같습니다.

 

10년 동안의 기간을 정해놓은 것은

우리나라의 “임대주택” 개념 같기도 하지만,

 

임대주택은 건물이 지어지는 동안

입주자들이 불입금을 내지는 않고,

저소득층만을 위한 주택인지라 아무나

들어가서 살고 싶다고 입주가 가능한 것도 아니죠.

 

아무튼 오스트리아는 이런 조금은

생소한 시스템의 제도가 있습니다.

 

시누이가 사는 아파트는 침실2개,

주방, 거실, 화장실, 욕실, 뭐 이런 구조인데..

 

방 2개중에 하나는 “손님방”이죠.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집에 “손님방”이 따로 있습니다.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고,

손님이 올 때 내주는 방인 거죠.

 

전에 우리가 살던 그라츠는 침실이 하나뿐이라

거실에 침대로 변신이 가능한 소파를 들여놓고,

손님들이 오면 거실을 내어준 적이 있습니다.

 

 

시누이네 집 손님방에 있는 침대변신이 가능한 소파 2개.

 

시누이집 방 2개중에 하나는

이렇게 소파 2만 들어있는 빈방이지만,

손님들이 오면 소파를 펴서

침대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이때는 남편이 저보다 하루 늦게

비엔나로 오는지라, 침대를 하나만 폈습니다.

 

깨끗했던 방이였는데, 가방 2개 풀어놨더니만..

방이 이렇게 됐습니다. ^^;

 

여자라고 다 이런 것은 아니니

남자 분들은 오해마시기 바랍니다.^^;

 

넓은 시누이네 베란다

 

시누이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곳이

바로 이 커다란 베란다인데,

이렇게 큰 것이 2개나 있습니다.

 

앞과 옆으로 나있는 널찍한 베란다에 앉아서

비오는 날 밖을 쳐다보는 것도 행복할거 같습니다.

 

 

베란다 밖으로는 이런 풍경입니다.

 

앞쪽의 작은 상자들은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심어놓은 야채나 허브들이

자라고 있더라구요.

 

정원에 딸린 집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부족한 텃밭이지만,

도시 한복판에 살면서도 뭔가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우리 반 사람들이 MT장소를 비엔나로 정했을 때,

저는 “백패커 숙박”을 거절했습니다.

 

비엔나에는 큰 집에 혼자 사는 시누이도 있는데,

우리 반 사람들이랑 백패커에 머무는 대신에

저는 시누이네 집에서 머물기로 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시누에게 먼저

“숙박”여부를 물어봤었습니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 선물로 시누이가

우리부부에게 줬던 것이 “비엔나 유람선 쿠폰”인데,

 

아직까지 사용을 못하고 있는지라,

이번 기회에 남편도 비엔나에 와서

주말을 함께 보내기로 했습니다.

 

 

 

목요일 저녁 시누이집에 도착해서 자고,

그 다음날인 금요일 아침.

 

시누이는 출근하면서 올케를 위해

메모를 남기고 갔습니다.

 

비엔나 길을 잘 모르는

올케를 위한 배려를 했습니다.

 

자기보다 늦게 나가서 먼저 들어올 수도 있는

올케를 위해서 여분의 집 열쇠도

잊지 않고 두고 갔습니다.

 

원래 시누이, 올케 사이가

거리가 있는 사이인데다가,

시누이도 남편처럼 집에서 말을 많이 안 하는 타입이라

사실 거리감이 쪼매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남편이 금요일에 온다고 했을 때,

은근히 마음이 놓였습니다.

 

둘이 있으면 오히려 저보다

더 말을 안 하는데 말이죠.^^;

 

그렇게 저희는 간만에

시누이 집에서 3박 4일 머물렀습니다.

 

시누이집에 머물게 해 줘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같이 러닝초밥 집에서 점심도 먹었고,

저녁이면 같이 앉아서 영화도 봤습니다.

 

 

 

그렇다고 시누이, 올케사이가

가까워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간만에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남편과 2박3일 관광객 모드로

비엔나를 돌아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았구요.^^

 

오스트리아에 산다고 모든 곳을 다

가본 것도 아니고, 가봤다고 해도

그곳에서 살지 않는 이상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법인지라, 린츠만 아니면

어디를 가도 관광객 모드여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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