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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계획으로만 끝난 올여름 휴가

by 프라우지니 201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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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휴가 중입니다.

올 여름에 3주간의 휴가를 받았었거든요.

 

휴가인데..

어쩌다 보니 휴가 안 가고 보낸 휴가(기간)가 됐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휴가를 안 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사실 이번 휴가 때는 몬테네그로까지 가고 싶었습니다.

 

전에 크로아티아의 “Split 스플릿”까지 내려갔다가 시간 때문에 되돌아 와야 했거든요.

 

남편은 “두브로브니크”까지 라고 못을 박았지만,

조금만 우기면 “몬테네그로”까지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3주간의 휴가 중에 2주는 남편은 남편대로 아직도 진행 중인 남편의 웹사이트에 업데이트 할 자료들을 전산화 하느라 바빴고, 저도 나름 열심히 2014년5월(인가?)에 끝난 뉴질랜드 여행기를 열심히 썼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여름휴가 기간 동안 나란히 뉴질랜드 (사진)속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우리가 걸었던 트랙들을 전산화하는 작업을 하는지라, 밀포트 트랙을 하는 우리들의 사진을 보고 있는 중이고, 저 또한 2달 동안 머물렀던 뉴질랜드 북섬의 윗동네 아히파라에서의 일상을 적느라 그곳에 머물러 있었으니 말이죠.

 

여행기는 일반 글과 달라서 쓸 때 계속 연달아 써야합니다.

 

사진 추리고, 그때 일기장을 봐가면서 여행기를 쓰는 작업인지라 계속 이어지는 글이어서 쓸 때 연달이 쓰는 것이 갑자기 한편씩 쓰는 거 보다 훨씬 좋기는 한데.. 여행기가 생각보다 많이 더딘지라 휴가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도 되는 시기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기를 쓰다가 새벽3~4시에 잠을 잔적도 많아서리 아침에도 늦게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부부가 나란히 했었습니다.^^; 저나 남편이나 평상시에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상이죠.^^

 

남편도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릴 정보를 전산화 작업을 하느라 바쁘고, 저 또한 쓸 때 열심히 써놓자! (사실은 빨리 끝내고 싶습니다. 아직 2013년 12월이니 2014년 5월까지 아직 멀었습니다.^^;) 는 마음인지라 먼저 휴가가자고 말을 안 했습니다.

 

사실 휴가를 안 가도 그만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나름 여행기를 쓰면서 보람찬 휴가를 보내고 있었으니 말이죠.

 

여행기가 나에게는 해야 할 숙제인지라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이거든요.^^

그런데 안 갈 거 같은 휴가를 갈 했었습니다.

 

매일 전산화 작업하느라 꼼짝 않고 있던 남편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휴가에 필요한 음식 쇼핑하러 가자!”

 

그래서 슈퍼에 가서 휴가 갈 때 필요한 것들을 샀습니다.

 

 

 

 

처음에 이야기했던 “두브로브니크”는 시간도 별로 없고, 멀다는 이유로..^^;

그냥 만날 가던 “프레만투라”로 가자고 했었습니다.

 

두브로브니크는 내년 봄에 가자나요?

아마도 제 직업교육이 끝난 후를 말하는 거 같습니다.

그때 정말 갈 시간이 되려는지...^^;

 

프레만투라로 말씀드리자면 결혼 전부터 줄기차게 다녔던 곳입니다.

우리가 오스트리아에 머물 때는 매년, 어떤 해는 여름동안 4번이나 다녔던 곳입니다.

 

알아도 너무 잘 알고, 휴가지 라기 보다는 “우리 동네” 같은 곳이었죠.

 

“어! 저기 새로 제과점 생겼네!”

 

“어! 전보다 해변이 조금 높아졌네.”

 

안 봐도 빤한 동네를 남편이 매번 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남편이 즐기는 가장 편안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죠.

 

대체로 유럽인들이 즐기는 휴가는 이렇습니다.

 

하루 종일 해변에 누워서 앞으로 굽고, 뒤로 굽고, 조금 뜨겁다 싶으면 물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고, 앞으로 굽고, 뒤로 굽고.. 이런 식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굽고 또 굽고 하기 딱 좋은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그래서 남편은 이곳이 젤 만만하고, 또 선호하는 곳이죠.

 

굽기 싫어하는 마눌도 보트로 노 저어 한 시간 걸리는 곳에 있는 “우리 섬”에 데려다 놓으면..

나무가 없어서 그늘 하나 없는 섬에 차양막도 없는 마눌은 얼굴만 대충 감싸고 앞으로 굽고 뒤로 굽고 합니다. 그러면서 틈틈이 잠을 자는 거죠. 그거 아니면 할 일이 없으니..

 

햇볕은 너무 뜨거운지라 책을 읽거나 하지는 못합니다.

정신이 외출을 하는 것인지 읽은데 또 읽고, 또 읽고 하는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거든요.

(더위 먹은 건가?)

 

그렇게 3박4일 보내고 나면 마눌이 피부는 보기 좋게 남편이 원하는 “브라우니”로 변해있습니다.

몸은 타더라도 “얼굴 사수“를 외치는 마눌인지라 몸이 타는 건 그나마 양보 하는 거죠.

 

뻔 한 휴가인지라 안 간다고 하니 남편이 나름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내세운 것은...

 

“Rovinj 로빈에서 하루를 보내자!”

“그냥 로빈에 있는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건 어때?”

“아니.. 그냥 하루 나들이로 가자. 식당서 밥도 먹고..”

 

사실 로빈도 전에 봐서 별로 새롭지는 않지만, 해변서 굽고 또 굽는 거 보다는 좋은 방법이죠.

 

가기 싫어도 가야하는 길이니 저도 조건을 하나 걸었습니다.

 

“그럼 오가는 길에 있는 슬로베니아의 ”포스토이나 동굴을 보자. 돈은 내가 내도 좋고!“

“그럼 거기에 있는 캠핑장을 알아봐!”

“알았어.(이러고 안 알아보죠, 코딱지만 한 동네니 쉽게 찾을 수 있을 거 란 생각에..^^)”

 

이렇게 정말로 휴가를 갈뻔, 아니 가려고 준비를 끝냈었습니다.

 

저녁에 차에 짐을 다 싣고, 다음 날 아침에 떠나려고 준비를 끝나가는디...

갑자기 들려오는 남편의 목소리.

 

“마눌, 빨리 와봐, 우리 큰 문제가 생겼어.”

 

뭔 문제가 있어서 내려가 보니 “날씨” 때문 이였습니다.

출발일(토)과 그 다음날 (일)만 날씨가 좋고, 월요일부터는 비에 바람까지 심하게 분다는..

(유럽은 해가 뜨면 여름, 해가 없는 날은 체감온도가 겨울입니다. 여름이라고 해도 말이죠.)

 

“그럼 토, 일만 보내고 월욜에 다시 오면 되잖아.” 해  봤지만..

2박3일 휴가에 12시간 왕복운전은 심한 거 같고..

 

그렇게 휴가는 물 건너갔지만, 별로 억울하지는 않습니다.

 

휴가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는 지금은,

벌써 새 학기 준비를 하는 중이거든요.^^

 

다시 정신없을 예정인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살짝 마음 독하게 먹고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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