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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우리학교 축제날, 카리타스 축제,

by 프라우지니 201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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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니는 카리타스 (복지)학교는 매년 축제를 합니다.

이날이 유일하게 우리학교에 다니는 전교생들이 모이는 날 인거죠.

 

10개 정도의 반 (총 200여명)이 있지만, 각반이 매주 2회 학교에 오는지라,

같은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사실 얼굴보기 힘든 것이 우리학교 학생들입니다.

 

하지만 이 날만은 전교생이 다 모여서 먹고, 웃고, 떠들고, 재미있게 보내는 날이죠.

그날이 바로 6월 1일입니다. (쪼매 지난 이야기인거죠.^^;)

 

축제 전에는 각반에서 그날 뭘 할 것인지 미리 정하고 축제날 그것을 준비하죠.

 

작년에는 우리 반에서 음식을 해 왔었습니다.

음식 해 올 사람 손들라고 하는데, 저는 절대 손을 안 들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제가 음식 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고, 시험 때문에 공부하기도 벅찬데 요리할 시간은 절대 없는 거죠.^^;

 

사실 우리 반 사람들이 원한다면 김밥재료를 갖다가 함께 김밥을 만들어서 우리 반 대표음식으로 내놓을 의지는 있었지만, 각자 자기가 해 오겠다는 음식이 있는지라 그냥 입을 다물었었죠.

 

 

 

 

작년에 우리 반 인도아낙이 해왔던 인도식 만두 “사모사”는 올해는 다른 반에서 해 왔습니다.

 

이렇게 음식을 해온 사람들은 음식을 만드는데 들었던 재료값을 학교에 청구 할 수 있습니다.

이 축제를 위해서 전교생은 3유로씩의 재료값을 내거든요.

 

 

 

 

이렇게 각반에서 만들어온 음식은 이렇게 진열이 되어서 먹을 시간만 기다리고 있죠.

 

학교 측에서는 이날 기본적으로 소시지구이와 사우어크라우트 (발효시킨) 양배추 절임을 준비 해 놓습니다. 혹시나 이 날 배고픈 사람이 있으면 안 되니 말이죠.

 

 

 

 

이날 하루 종일 놀다가 먹고, 수다 떨다가 먹고, 공연 보다가 먹고,

하는지라 하루 종일 배가 부른 날이기도 합니다.

 

각국의 음식인지라 입에 맞는 것도 있고, 안 맞는 것도 있지만..

골라먹는 재미는 쏠쏠한 날이죠.

 

 

 

 

요리를 책임진 반에서는 요리를,

디저트를 책임지고 있는 반에서는 이렇게 케이크들을 구워왔습니다.

 

우리 반 몇 사람은 올해 자진해서 “케이크”를 만들어 왔습니다.

 

 

 

각국의 음식과, 각국의 케이크들과 더불어 외국에서 온 사람들은 그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는 날입니다.

 

유고슬라비아 전쟁 때 난민으로 오스트리아에 와서 정착한 우리학교 청소부 아주머니 두 분도 올해는 전통의상을 입으셨고, 오스트리아 학생들은 Dirndl 디언들을 입었습니다.

 

 

 

가끔 학교에서 얼굴을 마주치는 말레이시아 아낙은 올해 대 분장을 하십니다.

 

작년에는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인 디언들을 그것도 핑크색으로 입어서리 눈에 확 띄시더니만..

올해는 말레이시아 전통의상을 준비하셨습니다.

 

이번 축제 때는 말레이 전통춤을 출 친구도 비엔나에서 초빙했다고 합니다.

 

분장이 둘 다 비슷하길레 둘이 추는 줄 알았더니만..

자기는 못 춘다고...^^;

 

그 옆에는 우리학교에 다니는 흑인들이 총출동해서 아프리카 춤을 춘다고 합니다.

 

“우간다,” “케나”등지에서 왔다고 해서 다른 나라인데 춤이 같냐고 물어보니..

대충 비슷하고, 한두 명은 따로 배워서 하는 공연이라고 합니다.

 

 

 

 

비엔나에서 초빙해온 말레이시아 학생의 친구 분이 춤을 추십니다.

 

말레이시아 춤을 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저는 봐도 잘 모르겠는 춤이였습니다.

 

시시때때로 “공옥진 여사춤”사위(벼o시ㄴ춤?)가 나오기도 하는 것이..

춤추는 댄서가 몸매가 쭉쭉 빵빵한 전문 댄서가 아니라서 그런 것인지..

 

아님 원래 그런 것인지 잘 모르지만, 일단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라 좋았습니다.^^

 

 

 

 

올해는 비가 온지라, 좁아터진 학교 건물 안에서 공연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전혀 모르던 나라들의 춤을 보는 것은 재미있었습니다.

 

흑인 팀에서 추는 춤을 나중에는 온 학생들이 다 따라 추기도 했습니다.

따라 추기도 쉽고, 축제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왔다~ 인 시간이었죠.^^

 

 

 

 

축제 때는 보통 “벼룩시장”으로 돈을 모금해서 불우이웃을 돕게 되는데..

올해는 “벼룩시장”이 아닌 “쿠폰번호에 맞는 물건”

 

한 장에 50센트라고 해서 2유로 내고 4장의 쿠폰을 샀는데..

번호 4개가 다 나름 마음에 드는 물건들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124번은 머리띠인데, 지금도 이 머리띠를 하고 있습니다.

각각의 제품들 가격은 절대 50센트짜리가 아닌 물건들이죠.

 

 

 

 

맨날 얼굴을 가렸던 우리 반 사람들 일부의 얼굴을 여러분께 공개합니다.

 

보스니아 아가씨, 요바나, 새로 편입 온 리투아니아 아낙 라리사,

내 좌측에 앉는 나보다 한참 어린 크로아티아 아낙, 미라,

내 우측에 앉은 이제 나이 50을 바라보는 개(들의)아빠 라이니.

 

라이니 는 개를 전문적으로 훈련시키는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있는지라, 개 아빠로 통하고 있습니다.^^

 

간만에 수업도 없고, 시험도 없이 하루 종일 먹고 떠들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보낸 하루였습니다.

 

내년 축제에는 더 이상 우리가 이곳에 존재하지 않으니 조금 섭섭한 마음도 있지만..

오늘이 우리가 즐기는 마지막 축제라고 생각하고 맘껏 즐겼습니다.

 

축제 다음날 우리 반은 비엔나로 1박2일의 MT를 떠났습니다.

다음 회부터는 비엔나로 가는 길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뭐여? 지금 예고 하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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