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내 3학기 성적표

by 프라우지니 2016. 7. 13.
반응형

,

2년 과정(4학기)의 직업교육중 이제 3학기를 마쳤습니다.

1년 반을 잘 마쳤다는 이야기죠!^^

 

2학기를 마치면서는 울었었습니다.

 

2학기 성적표와 왜 울었는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774

눈물 나는 날

 

http://jinny1970.tistory.com/1781

2학기를 마치며

 

이제와서 생각 해 보니 2학기 때가 제일 많이 힘들 때였습니다.

학교에 친한 사람도 없고, 그저 꿋꿋하게 혼자서 1년이라는 시간동안 해 내야 했거든요.

 

3학기는 2학기 때보다는 덜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울지 않은 걸 보면 말이죠.^^

 

자, 이쯤에서 제 3학기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Sehr gut (제어 굿-1등급)중에 Gut(굿- 2등급)이 3개 있는 나름 만족스러운 성적표입니다.

저는 최선을 다한 성적이거든요.

 

물론 전부 제어 굿/1등급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우리 반 내, 외국인을 포함해서 제가 2등이니 만족합니다.

 

1등은 누가 했냐구요?

24살짜리 오스트리아 아가씨가 했습니다.

 

저처럼 요양원에 일하러 갈 필요 없이 풀타임으로 공부만 하는 아가씨이고, 엄마가 요양보호사로 근무를 하시는지라 시험이나 리포트 등에 관한 여러 가지를 엄마가 도와주시니 다른 사람에 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거 같더라구요.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친구입니다.

 

내 성적표를 들여다보던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Humanwissenschaftliche Grundbildung (인문학 교육)은 왜 2등급이야?“

 

남편도 전부 1등급으로 도배한 성적표를 보고 싶었던 걸까요?

갑자기 마눌의 2등급짜리 과목에 대해서 물어옵니다.

 

“그건 한 과목이 아니고, ”사회학“,”심리학“등의 몇 개가 합쳐진 과목인데..

우리 반에서 심리학 시험 1등급 받은 사람 아무도 없었어.“

 

박사학위를 가지신 선생님들은 다른 학과 선생님들에 비해서 조금 더 깐깐하다고나 할까요?

전에는 교무실에 갔는데, 심리학선생님이 저에게 뭘 물어왔습니다.

 

그런데 그분이 사용하신 단어가 제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입니다.

“네?“ 하고 반문을 하니 다시 같은 말을 반복 해 주시면서 끝에 한마디 하십니다.

 

“내가 말하는 거 못 알아들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니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이 전부 절 쳐다보십니다.^^;

 

대충 짐작해서...

 

“우리 반에 가서 학생들에게 알려주라는 거죠?”

“맞아요. 학생들에게 그렇게 전하세요.”

 

우쒸, 그냥 쉬운 말로...

 

“오늘 오후 수업은 30분 일찍 시작한다고 말하세요.”

하면 될 것을..

 

“오늘 수업이 공식적으로 빨라졌으니 이 사실을 전하세요.”

뭐! 대충 이렇게 어렵게 말해서리...

 

문장 중에 내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이 말이 그 말인가? 하면서 조금 당황하거든요.

 

“심리학박사라 사람을 저런 식으로 놀리나?”

했었는데, 이 양반은 시험도 절대 쉽게 내는 법이 없는지라..

이 양반 과목에 2등급을 받고 보니 다른 과목에 1등급을 받아도 2등급이고..^^;

 

2등급을 받은 또 다른 과목은.. 병이나 증상에 관한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과목이고, 3학기를 총정리해서 본 시험인지라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이 시험에서 5등급(낙제)을 받은 사람이 우리 반 절반인지라 2등급은 그래도 감사한 성적인데도 남편은 아쉬웠던 걸까요?

(이 과목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회가 되면 말이죠.^^)

 

3학기는 2학기에 비해서 조금 순조로웠지만 (그렇다고 시험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3학기를 한 달 앞두고 제게 고비가 왔었습니다.

 

며칠 동안 우울증에 빠졌었고, “직업교육을 그만둘까?”하는 고민도 했었고,

실제로 그만두려고 했었습니다. 앞으로 나갈 의지와 투지를 상실해서 말이죠.

 

이유를 물어 오신다면..

 

그것이 어이없게도..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의 한마디 때문 이였습니다.

사람의 악연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지..

 

지금까지 살면서 저는 한번도 “악연”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나름 세상 편하게 살아왔다고나 할까요?

 

처음 만나서도 별로였고, 다시 만나고 싶지 않는 사람 이였는데..

어쩌다 보니 다시 만났고, 결국은 제가 그 사람으로 인해 며칠간 고뇌를 해야 했습니다.

 

제가 생각보다 약한 의지를 가진 인간형인 것인지..

아님, 그 사람이 악의를 가지고 나에게 그런 것인지..

아님 내가 그 사람의 말을 오해하고 잘못 이해한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과의 인연이 읽어주시고 판단 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눌러주신 공감이 저를 춤추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