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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나를 열받게 만드는 남편의 휴가계획

by 프라우지니 2016.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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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오스트리아에 머물 때는 보통 여름동안 두서너 번의 휴가를 다녔습니다.

주말 끼고 연휴 끼고 하면 한 5일정도의 휴가는 되니 가능한 몇 번의 여름휴가입니다.

 

제가 별일 없고 시간제 알바나 할 때는 한 여름동안 5번의 휴가를 다녀오기도 했었습니다.

단, 매번 가는 크로아티아인지라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말이죠.^^;

 

한여름 성수기에 떠나는 휴가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남편은 올해도 조금 이른 휴가와, 조금 늦은 휴가를 갈 예정인지라 혼자서 열심히 휴가계획에 들어갔습니다.

 

바쁜 마눌의 스케줄을 무시하고 말이죠.

 

갑자기 제 월간계획표를 보여 달라는 남편!

 

 

 

 

“당신, 휴가 1~2일 정도는 낼 수 있지? 요양원에 일하는 날 휴가  내 봐봐?”

“시간 없어!”

 

제 월 계획표를 한참 보던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여기 초록색은 학교 가는 날이고, 뻘건 색은 요양원에 일하러 가는 날이지?”

“응”

 

아! 저는 5월부터 다시 제 실습요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병원이 아닌 요양원으로 출근을 합니다.^^;

 

“26일 공휴일이니..당신이 27일 날 휴가를 내면 휴가갈수 있겠다.”

“안 돼, 나 월,화에 학교 가야하고, 월욜에 시험이 있어서 공부해야해!”

“휴가 가서 공부하면 되잖아.”

“안 돼!”

 

 

 

5월이 힘들다고 판단한 남편은 마눌의 6월 월 계획표를 살짝 들여다봅니다.

 

“6월은 안 돼! 시험이 줄줄이로 잡혀있어. 그리고 아직 요양원에 근무시간표가 안 나와서 언제쯤 일하게 될지 몰라. 6월에 초 비엔나에 가는 걸로 만족하면 안 될까?”

“안 돼, 바다를 가야해. 바다를!”

“6월은 안 돼! 매주 시험이 있고, 월, 화는 시험공부 때문에 주말에 일할 예정이라 시간이 정말 없어. 그리고 아직 시험 스케쥴이 다 잡힌게 아니여서 몇 과목 시험이 더 잡힐꺼야.

“안 붐빌 때 갔다 와야 해!”

“딱 10개월만 참아.”

“그래도 휴가는 가자!”

 

일도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 당사자는 고려하지 않는 철부지 남편입니다.

 

퇴근하면 침대에 누워서 잘 때까지 TV를 보는 자기와 내가 같은 처지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자꾸 옆에서 휴가가자고 칭얼대는 남편 때문에 드디어 제가 헐크가 됐습니다.

 

 

“여기 빨간 동그라미들 보여? 이거 시험 보는 날이야! 매주 시험이 닥치면 그냥 앉아서 시험공부만 해도 될까 말까인데, 난 또 이틀은 일하러 가야돼. 그럼 하루 종일 공부도 못하고..”

 

불쌍한 표정을 하고 남편이 절 쳐다봅니다.^^;

 

“시험이 이게 다가 아니야? 아직 스케줄이 잡히지 않는 시험들도 있어.”

“.....”

“마눌이 어떻게 시험공부 하는 줄 몰라? 다 외워야해! 3학기에는 ‘졸업시험”이 있는 과목들도 있고, 그 시험점수가 “간호조무사 자격증”에 올라가는 거라서 잘 봐야 한단 말이야.“

 

남편은 열공하면서 열(심히)일하는 마눌과는 상관없이 여름이 오니 휴가를 가고 싶은 모양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휴가 5주는 여름휴가가 아닌 내년 1월에 있을 “간호조무사시험”에 투자할 계획인지라 저는 휴가계획이 없습니다.

 

60시간정도 추가근무를 해놓은 시간으로 6일정도의 휴가를 갈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3학기가 끝나는 7월 중순이여야 가능한디..

 

제 일정과는 상관없이 휴가가고 싶어 하는 남편과 오늘은 작은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열심히 살아도 버거운 마눌을 위해 휴가를 가고 싶은 마음을 살짝 접어놓으면 안 되는 것인지..

오늘은 남편이 조금 섭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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