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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간호사의 간병을 받는 오스트리아 병원

by 프라우지니 2016.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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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스트리아의 병원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오스트리아의 간호사들은 어떤 일들을 하는지 자세하게 말씀드린 적이 없었고, 한국의 병원과는 너무도 다른 점이 많이 있으면서도 스마트폰에 나오는 뉴스를 읽기 전까지는 포스팅 할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우선 한국의 병원과 오스트리아의 병원에는 다른 점이 꽤 있습니다.

 

다 생각이 날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생각나는 중요한 것을 꼽아 보자면..

 

 

 

제 실습 병원인 "자비로운 수녀님병원"의 페이스북 사진을 캡쳐했습니다.

 

좌측의 파란색 테두리을 입은 남자는 간호사, 초록색 테두리는 간호조무사 혹은 실습생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병원에는 환자만 병실에 있습니다.

 

한국처럼 각 환자에게 그 환자만을 간병하는 간병인은 없는 구조입니다.

가족들도 낮에 방문개념으로 다녀가는 정도이지 환자 옆에서 잠을 잘 수는 없습니다.

 

병동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은 2,3인실이 보통이고, 환자의 가족이 와서 머물 수 있게 해 놓은 1인실도 있지만, 1인실 같은 경우도 환자의 침대 밑에 간이침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환자 침대의 맞은편에 싱글침대가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보호자가 와서 자는 것은 보지는 못했습니다.

 

1인실이라고 해서 가격이 더 많이 올라가는 건 아닌 거 같았습니다.

실제로 1인실에 다른 병실에 비해서 비싸냐고 물어보니 그렇지는 않다는 대답을 들었었거든요.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의 병원에 입원하면 하루 입원비는 얼마나 될까요?

제가 지금 실습중인 비뇨기학&종양학 병동에서 만난 “전립선암” 환자이신 어르신과 잠시 대화를 나눴었는데, 병원입원비는 하루에 11유로인가 낸다고 하셨습니다.

 

암환자라고 해도 상시입원이 아닌 1~2일정도 입원해서 검사를 하고 매일 병원까지 와서 방사선 치료를 받으셔야 하는데, 그 어르신은 60km의 거리에 사시는지라 매일 택시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택시비의 반을 병원에서 지원 해 줘도 어르신이 내야하시는 금액이 하루에 30유로인지라 부담스럽다고 하시더라구요.

 

오스트리아의 병원은 환자가 머물고 싶을 때까지 머무는 구조는 아닌 거 같고, 일단 환자가 들어오면 필요한 모든 검사는 짧은 시간 안에 끝낸 후에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를 구분해서 다시 퇴원시키는 구조입니다. (그동안 제가 봐온 것을 보면 말이죠.)

 

제 스마트폰의 인터넷 뉴스를 캡쳐했습니다.

 

 

 

한국은 이제야 “간호사가 간병까지”한다는 병원이 나오고 있지만..

 

오스트리아의 병원에는 환자 개인이 따로 간병인을 둘 수가 없는 구조인지라, 간병 또한 간호사들이 다 합니다. 근무하는 직원 중에 “간호조무사”가 드물게 있기는 하지만,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하는 일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요양원 같은 경우는 “요양보호사”는 대부분 “어르신 간병(씻겨 드리고, 닦아 드리고, 먹여 드리는)”을 도맡아 하고, “간호사”들은 하루 세 번 어르신들 약이나 나눠드리고는 앉아서 노는 일에 집중하는 편인지라, 어르신 간병 따위는 절대 안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마치 자기일이 아닌 냥 뒷짐 지고 쳐다보고 있죠.

 

그래서 그런지 간호사임에도 기저귀에 볼일보고 냄새 풍기시는 어르신을 얼른 화장실로 모시고 가서 씻겨드리는 직원들은 존경의 대상 이였습니다.

다른 간호사들과는 차별된 직업태도를 보이니 말이죠.

 

오스트리아 병원의 간호사들은 기본적으로 다 간병을 합니다. 제가 내과실습 두 번째 날이었나?

 

우리 팀의 리더를 맡은 남자 간호사가 급하게 화장실 가시다가 병실에서 화장실까지 노란(설사?) 줄을 만들면서 가신 환자분을 직접 간병(닦아드림)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사실 간병이라면 간호조무사 실습생인 저를 시켜도 되는데, 180cm가 넘는 큰 키를 가진 그 간호사는 본인이 직접 설사한 어르신 샤워시켜 드리고, 바닥에 만들어놓은 노란(설사?) 길도 엎드려서 다 닦더라구요.

 

“이건 내가 해도 돼!”하면서 내가 할 의향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는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습니다.

 

“어차피 내가 시작한 일이니 끝까지 그냥 할게, 넌 다른 일을 해!”

 

이때 알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병원 간호사들은 더러운 떵도 절대 피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해 나간다는 것을.

 

사실 제가 내과실습에서 한 일 중에 새로운 업무(인슐린주사, 부정맥주사, 퇴원하는 환자 정맥에 있는 주사바늘 빼 주기, 전동 혹은 수동으로 혈압재기, 체온재기, 약 나눠주기 등등등)도 많이 있었지만...

 

사실 가장 많이 한 일은 환자들을 간병(씻겨드리고, 입혀드리고, 닦아드리고, 먹여드리고 등등등)하는 일이였습니다.

 

내과 같은 경우는 환자분들이 대부분 7~80대 이신지라 그만큼 간병이 많이 필요하셨고, 덕분에 모든 직원들은 항상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느라 하루가 금방 갔습니다.

 

아, 그러니까 생각하는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저희부부의 지인이기도 한 “소냐 엄마”도 간호사입니다. 중학교 졸업하고 바로 “요양보호사”로 9년 일한 후에 "간호사“ 공부를 해서 30대쯤에 간호사 일을 시작한 아낙인데, 지금은 ”수술실의 마취간호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궁금하신 분만 클릭하시라~

 

http://jinny1970.tistory.com/1451

나의 국제결혼 그리고 불편한 진실

 

내가 병원실습을 나간다고 하니 그녀가 정말 좋은 그녀의 근무환경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수술실의 마치간호사는 정말 할 일이 없어. 마취의사가 ”마취약 얼마를 주입하라”고 하는 것만 주입하고 나면 수술시간 3시간동안 나 인터넷 서핑하면서 논다.“

“그럼, 넌 간병(씻기고, 닦고, 먹이고...)같은 건 안하겠다.”

“미쳤어. 내가 그걸 왜 해? 난 그거 절대 못해!”

“다른 병동으로 가게되면 간병도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래서 난 퇴직할 때까지 계속해서 수술실의 마취간호사로 남으려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노는 거거든..”

 

그녀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람을 살리는 직업인 간호사라는 직업을 저런 마음으로 하는 사람도 있구나..^^;”

 

참! 여기서 잠깐!

 

오스트리아의 간호사들의 정식 명칭은 DGKP

Diplomierte Gesundheits und Krankenpflege 디플로미어테 게준드하이트 운트 크랑켄플레게.

대충 해석 해 보자면...“건강과 병자 간병을 위한 학위”

 

직업 타이틀 안에 디플롬(학위) 라는 말이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학위는 우리가 말하는 대졸자들이 갖는 “학사 학위”는 아닙니다.

 

이곳에서는 중졸의 학력에 19세 이상이면, 3년 과정의 간호사 공부를 할 수 있고, 간호사가 될 수 있거든요. 3년 과정의 간호사 공부가 이론과 실습을 반반씩 하는지라 직업교육이 절대 쉽지는 않지만, 간호사공부를 마치면 대충 고졸수준이 되는 정도입니다.

 

한국은 고졸해서 “간호대학”을 나와야 간호사 될 수 있지만, 이곳에는 “간호 고등학교”라고 생각하면 맞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 한국의 간호사와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수준차이가 날것도 같습니다.

 

아! “디플롬 간호사”이신 카리타스 학교의 선생님께 여쭤본 적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간호사 앞에 붙는 ”디플롬”은 학사학위를 뜻하는 건가요?“

“에...그건...학교마다 틀린데...

학교에 따라서 대학과 연계가 되어있다면 학사학위를 받기도 합니다.”

 

이건 뻥인거죠! 중졸학력에 3년 간호사 과정을 마쳤다고 해도 “고졸”없이 “대졸”은 될 수 없는 것이죠, 아무리 나라가 다르고, 학과 과정이 다르다고 해도 고졸을 해야 대졸하고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학교(카리타스) 선생님들은 대부분의 MBA, 석사, 박사 학위를 가지신 분으로 간호사 교육 후에 본인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르신 분들이십니다.

 

이 정도의 학력을 만들지 않으면 사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쉽지도 않고 말이죠. 참고로 남편 주변(대학동창, 직장 옛 상사)을 보면 학교 선생님들이 다 “석사학위”입니다.

 

아이고, 오늘도 이야기가 머얼리 삼천포로 돌아갔네요.^^;

 

짧게 말씀드리자면.. 오스트리아 병원의 간호사의 하루는..

 

아침 식사 제공 후에 약 나눠드리고, 입원환자들의 혈압측정, 환자의 대변체크, 환자들이 약을 맞는 주사바늘이 이미 정액에 연결되어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간병이 필요한 환자의 간병도 함께 합니다.

 

이렇게 되면 대충 오전시간이 끝나죠.

 

틈틈이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달려가는 일도 합니다.

화장실에 앉아서 궁디 닦아달라고 부르는 환자, 설사한 기저귀 갈아달라고 부르는 환자, 오줌 싼 기저귀 갈아달라고 부르는 환자, 100kg의 거구이고 본인은 전혀 못 움직이면서 이동변기에 앉혀달라는 환자! 등등등 별의별 이유로 환자들이 간호사들을 불러댑니다.

 

욕창위험이 있는 환자들은 매 2시간마다 위치를 바꿔가면서 눕혀야 합니다. 30도 왼쪽, 30도 오른쪽, 등, 90도 왼쪽 등등등 컴퓨터에 있는 환자들이 계획표에 맞게 항상 확인하고 체크를 해야 합니다.

 

보통 환자들의 수는 한 그룹당 15명 정도이지만 그중에 10명의 환자가 중증 환자이면 그날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정말 바쁘게 뛰어다녀야 합니다. 많을 때는 5명, 적을 때는 3명의 직원이 간병가지 도맡아가면서 환자를 봐야하니 사실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환자 같은 경우는 손이 덜 가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내가 실습했던 내과의 경우입니다.

 

지금 실습중인 비뇨기과&종양학 병동의 환자 같은 경우는 대부분 간병이 필요 없는 환자인지라 많이 바쁘지 않은 병동이고, 그래서 인지 근무하는 직원도 내과에 비해 1/3정도입니다.

 

한국에서 시행한다는 “간호사가 하는 간병“이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환자들 궁디나 닦으려고 대학까지 가서 간호사 공부를 한건 아니거든...”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누가 그들을 손가락질 할 것이며..

한평생 간병업무를 하지 않은 간호사들이 쉽게 간병 일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 같구요.

 

이곳에서는 간호사여도 직업교육을 받는 동안에 ”간병이 곧 간호“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고, 간호사라는 직업이 ”고학력“자가 아닌 중졸자들이 ”평생 든든한 직장“으로 선택하기 위한 목적으로 갖는 직업중에 하나인지라 간병 또한 별 거부감 없이 하는 ”업무“라고 생각 하는 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는 정보 하나!

 

오스트리아의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큰 차이 하나!

간호사는 환자들에게 주사를 놓고, 피를 뽑고 하는 업무를 할 수 있다.

간호조무사는 환자의 지방층에 주입이 되는 주사인 “인슐린” ,“부정맥주사”만 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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