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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처음 해보는 것이 많은 병원실습

by 프라우지니 2016.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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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실습중인 병원은 “자비로운 수녀님 병원” 그리고 그 옆으로 나란히 “자비로운 신부님 병원”도 있죠. 무슨 이름이 그러냐구요? 지금 농담하는 건 아니냐구요?

 

모르죠! 제가 번역을 잘못했을지도..

 

독일어로 불리는 제 실습병원의 이름은 아래와 같습니다.

 

 

제 실습병원에서 환자들에게 배부되는 병원안내서입니다.

 

"Krankenhaus barmherzige Schwestern"

크랑켄하우스 밤헤어찌게 슈베스턴

 

잠시 번역에 들어가자면...

Krankenhaus 크랑켄하우스는 병원이요~

Barmherzige 밤헤르지게는 “자비로운, 인정 많은, 하나님의 덕택으로,

Schwestern 슈베스턴은 수녀님, 간호사

 

이렇게 내 맘대로 해석해서 나온 이름이 바로 “자비로운 수녀님 종합병원”입니다.

말 그대로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병원으로 병원입니다.

 

하지만 근무하는 직원들이 다 수녀님들도 아니고,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다 천주교인도 아닙니다.^^

 

오늘도 이상하게 이야기가 삼천포로???

 

제가 한국서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종합병원이고, 한국서는 “간호조무사”같은 직업교육은 생각지도 못한 직업군이였는디..

 

오스트리아에서 독일어로 직업교육을 받다보니 종합병원에서 실습을 다 받게 됐습니다.

한국어로 해도 어려울 의료용어를 독일어로는 얼마나 이해를 하려는지...^^;

 

제가 실습하게 된 병동의 간호사들은 감사하게도 저에게 아주 많은 기회를 주었습니다.^^;

 

 

 

병원 안내서에 나온 사진입니다.

 

실습 첫날 아무것도 모르는 실습생을 의사들이 함께 도는 병동회진에 따라가라고 합니다.

사진속의 의사 샘과 함께 회진을 돌았습니다.

 

일단 가라고 하니 저는 의사들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환자들의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퇴원을 시킬지 말지 등등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 그들의 뒤를 따라다녔습니다.

 

사실 실습 처음 나온 실습생이 뭘 알겠냐구요?

병원에 이렇게 오랜 시간 머문 것도 오늘이 처음인디...^^;

 

일단 열심히 각 병실을 따라다니고 있었는데...

회진을 돌던 의사샘중에 대장이신 분이 저를 돌아보시면서 질문을 하십니다.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시술이 들어가게 되면 살이 찔까요? 빠질까요?”

 

처음 본 얼굴이고, 제가 입은 옷의 목 부분이 초록색이라면 제가 실습생이라는 걸 아실텐데..

의사 샘이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시면서 질문을 하십니다.

 

“네?”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당황해하니 다시 천천히 질문을 다시 하십니다.

의사 샘은 제가 외국인이라 당신의 하신 말을 못 알아들었다고 생각하셨던 모양입니다.

 

저는 질문을 못 알아들어서가 아니라 생각지 못한 질문이라 당황했던 건데 말이죠.

두 번씩이나 질문을 하시니 실습생이 대답을 해야 하기는 하는데..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시술하면 어찌 되더라???”

"약학”수업에서 당뇨병 환자는 혈당의 수치에 따라서 인슐린의 양이 달라진다고 배웠고, 어떻게 주사를 놓게 되는지를 배우기는 했지만, 인슐린 치료에 들어가면 살이 찐다거나 빠진다거나 하는 것은 배운 것이 없는디...

 

지금 이 의사 샘의 질문에 답은 해야 합니다.

이 의사 샘은 제가 간호사 병원실습이라고 생각하신 걸까요?

 

“에...그러니까..당뇨병환자가 인슐린 시술에 들어가게 되면...

내 생각에는 살이 찔거 같은데요..”

 

당뇨에는 소아당뇨와 성인당뇨가 있고, 성인 당뇨병환자들은 뚱뚱하니 대충 넘겨서 대답을 했는디...

 

“맞았어요.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 시술이 들어가면 살이 찌죠!”

헉^^; 다행입니다. 찍은 답이 맞아서..^^

 

실습 첫날 오전에 의사 회진을 따라다니다가 돌발퀴즈도 만나게 되는 것이 병원실습인 모양입니다.^^

 

실습 두 번째 날에는 대충 오전 일이 정리된 시간에 제가 따라다니는 20대 초반의 간호사가 저를 부르더니 묻습니다.

 

“너, 내시경과에 가서 구경 한 번 해 볼래?”

“나? 나야 좋지.”

“위 내시경 구경할래? 아님 대장 내시경 구경할래?”

 

잠시 생각도 하지 않고는 바로 대답을 댑다 질렀습니다.

 

“둘 다!”

 

이렇게 실습 두 번째 날에 전 내시경과로 구경을 갔습니다.

 

저는 환자도 아닌디.. 환자를 이송할 때 달아서 보내는 작은 명함크기의 작은 종이를 들고 한 간호사가 저를 데리고 내시경과로 갔습니다.

 

“아까 내과 2에서 전화 했었죠? 실습생 하나 내려 보낸다고!”

 

 

 

 

그렇게 저는 내시경과로 들어갔습니다.

 

위내시경도 대장내시경도 직접 해보기는 했고, 사실 한 것은 아니고 당했다고 하는 편이 맞습니다. 저는 내시경 검사 중에는 수면마취에 취해서 자고 있었으니 말이죠.

 

여기서 또 맞이한 돌발퀴즈 하나!

대시경과의 의사가 갑자기 뒤에서 구경하는 저를 돌아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맹장은 어느 쪽에 있나요?”

 

짧은 시간이 얼른 기억을 더듬습니다.

 

인체학 시간에 배운 것을 더듬어 보자면..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식도를 통해서 위로 들어가서 작은 막을 통해 소장으로 넘어가서, 십이지장, 회장, 공장을 지나서 작은 막을 통해서 대장으로 넘어가게 되면...

대장은 우측에서 시작하고, 맹장은 대장의 시작점 아래에 있으니..

 

“맹장은 우측 아랫배 쪽에 있습니다.”

 

그렇게 정답을 이야기하면서 저는 내시경과에 근무하는 사람들 뒤에서 구경을 했습니다.

 

내시경은 3인 1조로 일한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마취간호사(의사인가?)가 환자 마취를 시키고 나면 의사가 내시경을 입으로 혹은 뒷동네로 환자의 신체에 집어넣으면 그때부터는 의사가 내시경을 신체 내(식도에서 위를 지나 소장 혹은 대장에서 소장으로 넘어가는)에서 앞으로 뒤로 운전(?)하는 동안에 간호사 한명이 내시경의 호스(라고 해야 하나?)를 꼭 잡고 있습니다.

 

혹시나 뭐가 발견이 되면 마취를 했던 간호사가 작은 집게나 고리 같은 것을 내시경 안으로 넣어서 그 안에 있는 작은 물집이나 용종 같은 것을 태우기도 하고, 떼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용종의 위치는 어디쯤인지 적어야 하고, 카메라를 멈춰서 사진도 찍어야 하는디..전 구경간 실습생임에도 그들과 함께 위치를 기록하고, 사진찍는 일을 담당했었습니다.^^

 

나중에 그곳을 나올때는 그곳에 있던 모든 직원들에게 "도와줘서 고마웠다"는 인사까지 듣고 나왔습니다.^

 

그날 저는 1시간 동안 내시경 과에서 4번의 대장내시경과 2번의 위내시경을 구경했습니다.

 

그곳에서 사용하는 수면마취제가 프로포폴인가? 하는 한국서는 마약으로 취급되는 것도 알았구요. 생각보다는 많은양의 하얀액체가 인체로 주입이 되더라구요.

 

살면서 오스트리아에서 직업교육을 받다보니 병원에서 실습하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의사들을 따라 회진을 다니고, 내시경과의 의사, 간호사들과 나란히 서서 환자의 대장 상태를 보는 생전 처음 하는 일들이 이리 많습니다. 병원실습을 하는 동안 전 더 많은 것을 보게 되겠지요.^^

 

그 정보를 여러분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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