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4학기)과정의 오스트리아 요양보호사 직업교육중 이제 딱 반을 마쳤습니다.
지나온 두 학기도 절대 만만치 않는 과정 이였지만, 앞으로 남은 두 학기도 "배 째라"자세로 준비 중입니다. "어려워봤자 독일어 아니겠어?" 하면서 말이죠.^^
어제 2학기를 공식적으로 마쳤습니다.
여러분께 약속했던 성적표를 살짝만 공개합니다.
성적표에는 달랑 9과목만 나와 있지만, 한 과목에 여러 가지 과목이 합쳐지는지라, 시험 한 번 잘 못 보면 성적이 쑥~ 내려가는 경우도 수두룩하죠.^^;
다행이 이번 성적표에는 1등급(Sehr Gut)과 2등급(Gut)으로 도배를 했습니다.
성적표에는 학기에 받던 시험점수 + 수업태도 + 리포트 제출 = 등등이 합쳐진 점수로 특별히 우리 반에 우등생은 없지만, 시험 한 번 망치면 3,4등급으로 쑥 내려가기도 하는 성적표인지라, 공부를 쪼매 한다고 손가락에 꼽히는 사람들의 성적표에도 1등급~ 3등급이 골고루 존재합니다.
모국어도 아닌 언어로 쓰고, 말하면서, 전투하듯이 2학기를 보냈고, 1,2등급으로 도배한 성적표를 받고 보니 혼자서 완전 뿌듯했습니다.
저녁에 퇴근해온 남편에게 자랑스럽게 성적표로 살짝 흔드는 여유도 보였고 말이죠.^^
처음에는 그렇게 출발을 했었습니다.
"내가 말 못한다고 느그들이 바보로 아는 모양인디.. 내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지!"
말 조금 서툴다고 날 무시하고, 있어도 없는 듯 취급하고, 내가 말하고 있는 중임에도 중간에서 말을 잘라버리고, 소규모 그룹으로 토론을 할 때는 내 의견은 싹 무시되고...
학기 초에 힘들었던 순간들이 쪼매 많이 있었습니다.
뭐 이런 일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많이 속상했고 그래서 더 많이 울었었죠.
시험으로 내가 바보가 아닌걸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보니 시험을 봐서 혹시나 제가 1등급이 아니면 오히려 "왜?"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었습니다. 열심히 한다고 항상 1등급을 받는 건 아닌데도 제가 1등급이 아니면 오히려 "공부 안 했어?" 뭐 이런 반응이었죠.
공부야 항상 하지만, 어떤 문제가 나올지는 아무도 모르니 가끔씩 쪼매 낮은 점수가 나오기도 하는 것이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독일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을 못 따라갈 때도 있으니 말이죠.
2학기를 마치는 지금도 저는 친구가 없습니다.
단지, 함께 직업교육을 같이 받는 사람들이고, 서로 필요한 것을 공유하는 사이 일뿐이죠.
앞으로 남은 두 학기동안 또 어떤 사람들이 중간에 포기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전 앞으로 남은 두 학기도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전투자세로 미친 듯이 헤쳐 나갈 생각입니다.
공부 할 수 있는 기회가 아무 때나 오는 것이 아니니 주어졌을 때, 즐길 생각입니다.
더 나이가 들면 그때는 정말로 돋보기(지금도 가지고 있음시롱~^^)를 써야만 책을 읽을 수 있고, 허리, 무릎도 아파서 실습하는 것도 버거울지 모르니 말이죠.^^
앞으로 1주일은 방학이고, 3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3월말까지는 공부는 잠시 접어둬도 되지만, 공부대신에 풀타임으로 병원실습을 해야 하는 지라 머리는 한가해도 몸은 바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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