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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1학기를 마치며!

by 프라우지니 2015.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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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학기의 마지막 수업일이였던 어제(7월9일) 응급처치 시험을 마지막으로 첫 학기를 끝냈습니다. 보통의 시험은 20여개의 문제 중에 4~5개를 내는 방식이고, A4용지 5장 분량 중에 2장 분량을 써내는 정도였는데..

 

응급처치는 86개의 문제 중에 제비뽑기로 뽑은 2개의 문제를 구두시험으로 보게 되고, 심폐소생술을 실전시험으로 봤죠! 86개나 되는 문제와 답(단답형이 아닌 설명을 해야하는)을 암기하기도 힘들뿐 아니라, 그중에 어느 정도 외웠다고 해도 내가 외운 문제가 아닌 것을 뽑는(네! 문제를 제비뽑기로 제가 뽑는 방식입니다.^^;)다면 말짱 황인거죠!

 

그래서 마지막 시험은 열심히 외우는 대신에 86개나 되는 문제와 답을 그저 읽는 수준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다행이 제가 제비뽑기한 두 개의 구두 문제 중 하나는 제대로 대답을 했고, 나머지도 거의 60%정도는 대답한 거 같습니다. (선생님이 체크하신 제 이름 란의 표시를 보니 말이죠!^^)

 

그렇게 구두시험을 보고 심폐소생술(가슴을 30번 누르고, 인공호흡 2번하는) 실기에서도 저와 또 다른 남학생만 +++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제 응급처치 시험성적은 +++ ++- +++ 9개의 플러스가 만점이라면 8개의 플러스를 받았으니 대충 계산해서 1등급을 받은 거 같기는 합니다.

(또 자랑질?)

 

그렇게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집으로 오는 길에 1학기를 마친 기념으로 자축하려고 했었는데..

눈치 없는 내 짝꿍 인도아낙이 같이 가겠다고 하는 바람에 함께 제 단골 중국식당에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저를 마음속으로 위로하면서 말이죠.

 

그렇게 집에 와서 글을 쓰려고 했었는데...

제 심신이 많이 지쳤던 모양입니다. 집에 오자마자 그냥 침대에 뻗어져서 잤습니다.

 

그렇게 12시간을 잔 후에 오늘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제 실습장인 데이센터에 출근을 했고, 8시간 30분의 근무시간을 마치고서 집에 왔습니다.

 

네!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학기가 끝났다고 해서 당장에 공부에서 손을 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일단은 여러분께 약속한대로 제 성적표를 공개하고, 그리고 그동안 달지 못한 댓글의 댓글들을 달 생각입니다.

 

또 다시 학기가 시작하고, 시험이 들이닥치는 시간이 되면 다시 못 달게 될지 모르지만, 시간이 허락하는 한은 댓글을 달고자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여러분께 약속드린 대로 저의 첫 학기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모든 과목이 다 1등급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 나름대로 열심히 했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잠시 성적표를 설명 드리자면 Sehr gut(1등급), Gut (2등급), Befriedigend (3등급: 충분한)입니다.

 

재밌는 것은 한 과목이 아닌 두어 개의 과목의 점수를 합산해서 한 과목으로 성적이 올라가는 것도 있답니다. 한 과목을 시험을 잘 봐도 함께 점수가 합산되는 다른 과목을 잘 못 보면 1등급이 아닌 2~3등급이 될 수도 있는 조금은 이상한 제도이고, 성적표입니다.^^;

 

독일어는 집에서 쓰는 작문이 아닌 시험 보듯이 바로 쓰는 작문이라 3등급!^^;

 

치매“인정요법”수업에 대한 소견을 쓰는 건 남편에게 문법을 봐달라고 제가 요구하지 않고 그냥 제출해서 2등급^^;

 

나머지 하나는 담당선생님에게 공정하지 않다고 항의까지 했었지만, 이미 받은 점수는 그냥 그대로 주저앉는 바람에 2등급.

 

어떤 과목이 2등급인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http://jinny1970.tistory.com/1606

날 열 받게 한 점수

 

나머지는 다 1등급입니다.

 

제가 자랑스러운 것은 제가 1등급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제가 이 점수들을 받기위해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입니다. 최선을 다한 후에 3등급을 받았다면 전 그것도 자랑스러웠을 겁니다.

다행이 제가 한 최선이 점수에서 최고가 되기는 했지만 말이죠.^^

 

 

5개월간 머리가 터지게 공부하고, 암기하고, 독일어 딸리는 날 무시하는 오스트리아 인들과 싸워가면서 보냈던 나날들이 떠오릅니다. 지나고 보니 참 쉽지 않는 여정 이였지만, 이렇게 첫 학기를 마치고 보니 참 감사한 것이 많은 시간이였던거 같습니다.

 

우선 제 남편에게 감사를 해야 할 거 같습니다. 마눌이 도움을 청하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마눌이 시험보고나면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 관심도 가져주고 말이죠. 같은 반 다른 아낙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의 남편(혹은 동거남)들은 시험을 보거나 말거나 어떤 성적을 받는지 말던지 전혀 관심을 안 보인다고 하던데.. 제 남편의 관심 덕에 제가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남편에게 자랑스러운 마눌이 되려고 했던 거 같습니다.^^

 

 

제 집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들의 응원도 감사드립니다. 정말 힘들고 외로울 때, 내 모국어로 글을 쓸 수 있고, 내 모국어로 날 응원 해 주신 분들의 댓글 덕에 제가 미소 짓고, 힘들고 힘든 순간을 극복했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아시죠? 제 첫 학기가 끝났을 뿐이지 아직 공부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남은 3학기도 변함없는 응원을 해주시기 바랍니다.^^(뭐시여? 앞으로 1년 반 동안 주기적으로 와서 댓글을 달으라는 얘기여 지금? 그건 쪼매 힘들 거 같은디...^^;)

 

 

그동안 제가 여러분께 풀지 못한 수다들은 엄청나게 쌓여있습니다. 이건 앞으로 차차 풀기로 하겠습니다. 학기는 끝났지만, 방학 중에 준비해야 할 것도 있고, 학교는 방학 했지만, 실습 요양원으로는 일을 하러도 가야하고, 2학기도 준비해야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라 마음이 그리 편한 상태는 아니지만, 여러분께는 매일 글을 선보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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