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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나를 창피하게 만드는 내 동료들

by 프라우지니 2014.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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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z마이스의 강의 스케쥴 중에 Rotes Kreuz(적십자)에서 하는 Erstehilfe 에어스테힐페(First Aid 응급처치)를 49유로 내고 듣는 과정도 있는지라, 마이스를 떠나서 린츠 시내의 적십자를 찾았습니다.

 

 

 

시내에서 자주 볼수있는 오스트리아 적십자(Rostes Kreuz)의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광고입니다.

 

 

제 집을 자주 오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랑 강의를 듣는 동료들중에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캐릭터들이 몇 있습니다. 덕분에 오늘은 같은 그룹이라는 이유로 제가 많이 챙피했습니다.

 

 

 

하루 4시간씩 4일동안(16시간) 수업을 한 강의실입니다. 지금은 쉬는시간

 

저녁에 집에 온 남편에게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 하소연을 했습니다.

 

“나 오늘 적십자에 응급처치 배우러 갔었는데, 동료들 때문에 창피했어.”

“왜? 무슨 일이 있었는데?”
“수업시간이 8시인데, 사람들이 다 안 와서 수업을 늦게 시작했어. 그냥 정시에 수업을 시작해도 된다고 내가 이야기 했더니만, 기니에서 온 하디가 ”안돼요! 기다려요!“하는 거 있지. 결국 30여분 늦게 수업을 시작했어. 오늘 강의 끝나고 강사가 낼은 제발 8시에 수업 시작하자고 신신 당부를 하더라구”

“....”

“수업 시간에 강사가 앞에서 응급처처를 설명하는데, 쉬는 시간에 먹었음 좋았을 간식들을 아낙들이 먹는 거 있지.”

“....”

“강사가 앞에서 설명하는데 뒤에서 아낙들이 서로 수다떨고 히히덕대면서 웃는지라 수업이 제대로 진행이 안됐어.”

“어차피 그 사람들이 하는 행동인데 당신이 신경 쓸 필요는 없잖아.”
“같은 그룹으로 수업을 듣고 있으니 나도 강사가 같은 부류의 아낙이라고 생각할거 아니야!

”아이구~ 무식한 외국인 아낙들! 기본적이 매너도 없구먼!“하고 말이야.

 

남의 일이니까 나는 신경쓰지 말라는 남편과 어떤 것이 기본적인 예절인지 이야기했습니다.

먼저 마눌이 이야기 했습니다.

 

“나는 수업시간에 수강생이 특별한 이유없이 늦게 오는 건 강사를 무시(=존중하지 않는)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맞아!”
“나는 수업시간에 강사가 앞에서 설명하는데 뒤에서 희희덕대면서 수다 떠는것도 강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맞아!”

“나는 수업시간에 강사가 강의하고 있는데 소리 내면서 간식을 먹는 것도 강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맞아!”

“나는 수업중인데 핸드폰을 진동대신에 때르릉~ 울리게 해 놓고 울리는 전화 받는것은 정말로 강사뿐 아니라 수업중인 동료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맞아!”

“나는 앞에서 강사가 수업중인데 구두소리 또각또각내면서 나가서는 몇 분 후에 커피 한 잔 들고 들어오는 것도 강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맞아!”

“봐! 다 기본적인 예절에 다 어긋나잖아. 내 동료들이 그러는데 강사가 뭐라고 생각하겠어?”

“...”

“나는 외국인이여서 ”저런 무식한 외국인 같으니라고...쯧쯧쯧“ 이런 소리 듣고 싶지않아.

수업시간 전에 미리 들어가서 앉아있고,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고,(수다 X, 간식 X) 그런데 내 동료들이 매너없는 행동들을 하니까 강사가 한심스럽게 쳐다보면서 “이런 독일어도 제대로 안되면서 매너도 없는 아낙들..”하는 표정이 정말 싫어.“

 

 

우리그룹에게 응급처치를 강의하는 강사는 20대의 의대생으로 오스트리아의 건강한 청년이라면 기본적인 수행해야하는 병역대신에 사회봉사를 하는 청년입니다. 이런 어린 청년이 어쩌면 처음 만나게 되는지도 모르는 “외국인 아낙” 단체수강생인데, 나중에라도 이 청년이 우리들을 이야기할 때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아마도 둘 중에 하나겠죠?

 

“나는 외국인이라고 해서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괜찮던데! 내가 적십자에서 응급처치 강의 하잖아. 외국인아낙 단체한테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와~시간 칼이야! 강의 시간 전에 미리 와서 앉아있고, 수업시간에 완전 집중에, 수업 시간중에 응급처치에 대한 질문도 많았고, 수업 말미에 수업시간에 배운거 다시 한 번 복습하는데 대답도 거의 완벽하게 하더라구! 이런 팀은 정말 가르칠 맛이 나는 단체라니깐. 외국인들이 오스트리아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강의를 듣는 태도가 훌륭해!”

 

 

“나는 왜 외국인들 얘기만 들었지 실제로 만나기는 처음이였거든. 완전 신기했어. 아니 나이도 있는 아줌마들이 왜 그리 시간개념은 없는 거야? 수업시간에 늦는 건 기본에다가, 뱃살도 장난 아닌 아줌마들이 수업시간에 왜 그리 뭘 먹어대? 한창 먹어야할 10대도 아닌데 말이지. 거기에 수업시간에 핸드폰 벨을 울리는 건 기본에다가 전화가 오면 또 전화를 받아요~ 수업을 하라는 이야기인지 말라는 이야기인지, 앞에서 생명에 관계된 응급처치 강의를 하고 있는데, 뒤에 앉은 아줌마들은 희희덕대면서 수다떨고, 낄낄대고 완전 돗대기 시장이야. 정말 외국인은 답이 없는거 같아. 다시는 그런 그룹 안 만났으면 좋겠어!”

 

 

저는 제가 외국인이여서 손가락질 받지 않게, 더 올바르게 살려고 노력합니다.

남에게 민폐는 되도록 안 끼치고 기본적인 예절은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수업시간 전에 미리 가서 앉아있는 것이 제 늦잠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강의를 하는 강사에 대한 예의니 말이죠!

 

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저 하나만 올바로 행동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한 단체 속에 들어가면 저 하나의 올바른 행동은 단체 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으니 말이죠.

 

마이스에서 강의를 들을 때는 그래도 “그러려니..”했었는데..

마이스를 벗어나서 처음 하는 수업에서 저는 오늘 참 많이 창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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