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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직업이야기

오스트리아의 요양원 시설과 하루일과

by 프라우지니 201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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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40시간 실습을 마친 곳은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자전거로 10분 거리에 있는 지역요양원입니다.특별하게 부자들만 오는 그런 요양원이 아닌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시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설은 완전 훌륭했습니다.

 

2009년도에 제가 한국에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할 때, 의정부의 한 요양원에서 40시간 실습을 했었습니다. 그곳에 사시는 분들은 건물 밖으로는 나갈 수도 없고, 기저귀는 정해진 시간에만 갈아주고, 목욕은 정해진 날 한꺼번에 단체로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을 씻어드렸고, 몇 사람이 함께 살아야 하는 방에서 생활하셨고 옥상에는 쪼맨한 꽃밭이 있었던 걸로 기억이 되는 아주 열약한 환경의 한국 요양원을 저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만큼 세월이 흘렀으니 지금쯤은 한국의 시설도 조금 더 나아졌겠죠?

그때는 그랬었지만 지금은 한국의 요양원 시설도 오스트리아처럼 훌륭하리라 기대합니다.^^

 

우선 오스트리아의 요양원은 지역요양원임에도 참 럭셔리합니다.

 

 

우선은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는 욕실이 딸린 독방을 사용하십니다.

침대 또한 전자동으로 스위치 하나로 위,아래를 올리고 내리고 할 수 있는 최신식이였고, 식사 또한 본인의 미리 주문한 식단대로 나오는 맞춤식 식단이였습니다.

 

모든 거주민(=어르신)들은 자신의 방을 자신이 원하는 취향대로 꾸밀 수 있고, 손님들은 아무 때나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고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습니다.

요양보호사는 요양원 거주민(=어르신)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제가 실습한 곳은 지은 지 2년된 최신식 건물이라서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 요양원의 이름은 이 지역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역 요양원”이 맞습니다.

 

제가 실습했던 공간은 1층의 사파이어(이 곳은 5개의 색으로 거주민들을 구분합니다.).

이곳에는 23분의 어르신들이 계셨는데, 부부를 위한 2인실이 4개 있었고, 그 외는 다 1인실이였죠.

 

2 인실이라고 해서 1인실 공간에 침대만 한 개 더 넣은 것이 아니라 정말로 공간도 2배로 넓은 그런 방이여서 2인이 사용해도 1인실을 사용하는 것처럼 전혀 불편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어느 요양원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낮 동안은 이런 저런 행사(생일, 물리치료, 게임, 노래교실 등등등)들이 있고, 신기한 것은 1층에 여러 가지 부대시설이 있었는데, 그중에 교회도 있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에는 요양원에 거의 대부분의 거주민들이 예배를 드리러 1층으로 이동하시죠!

 

1층에는 교회 외에도 카페와 미용실까지 있어서 경제적으로 넉넉하신 할매님들은 미용실로 머리를 하시러 다니셨습니다. 할매가 이동을 못하시는 경우는 할매의 가족들이 머리할 돈을 나두고 메모를 남기고 가죠!

 

“낼 오전에 저희 어머니 미용실에 예약이 되어있으니 오전 10시까지 미용실에 모셔다 주세요 서랍에 넣어놓은 30유로는 미용실에 지불하시고 나머지는 미용사 팁으로 주시기 바랍니다.”

 

이곳의 할매들이 미용실을 가신다고 해도 우리나라처럼 할매식 뽀글이 퍼머를 하는건 아니구요.

머리를 감고, 머리에 구루프(이 플라스틱 제품의 이름을 잘 모르겠습니다.^^;)를 말아서 드라이 한후에 풀어서 럭셔리한 머리 모양을 만드는 거죠!

 

(저희 시어머니도 머리을 감으신 후 젖은 머리에 이 구루프를 말고 머리에 수건을 쓰고 일하십니다. 머리가 마르면 말고있던 것을 풀죠. 그럼 머리는 미용실에서 한 머리처럼 됩니다.^^)

 

머리감고 이 머리 모양을 하는데 얼마의 요금이 들어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머지는 팁 주라는 말에 이 메모를 본 요양사들이 “와~”하는 소리를 들었었습니다.

 

자! 이쯤에서 이곳의 거주민들이 일어나는 잘 때까지의 일과를 잠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침 7시에 요양사들이 출근하면 거주민들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침 8시쯤이 되면 아침이 배달됩니다. 아침메뉴는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데, 아침을 배달하는 사람은 모든 거주민들의 이름과 그 사람이 주문한 메뉴를 보고 음식을 배달합니다.

 

하얀 빵에 버터,잼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로와상에 코코아를 드시는 분도 있고, 검은빵에 햄과 치즈를 먹는 사람도 있고, 하얀 빵에 버터만 바르는 사람도 있지요.

 

아침을 먹는 장소도 다양합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은 당근 침대 위에서 드시구요.

이동이 자유로운 신분들 가운데도 방에서 드시는 분이 계신가 하면, 거주민들이 모이는 거실로 나와서 드시는 분들도 있습니다.이렇게 아침을 먹고 나면 그때부터 요양보호사들은 바빠집니다.

 

3명의 요양보호사가 정신없이 다니면서 23분의 아침을 준비해 드려야 하죠!

 

요양보호사들은 각자 맡은 방으로 가서 어르신들이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준비를 해드리죠!

거동이 불편 하신 분들은 누운 상태에서 얼굴과 몸의 일부를 물수건으로 닦고, 밤새 더러워졌을 기저귀(비싼 Tena테나를 사용하십니다.)도 갈아드리고, 옷을 갈아입힌 다음에 휠체어에 태워서 거주민들이 시간을 보내는 거실로 모시고 오면 한분이 끝난 거죠!

 

신기한 것은 서양 할매님들은 속옷을 다 챙겨서 입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런닝”이라고 말하는 하얀 속옷을 기본적으로 입으신 후 다른 옷을 입으시고, 아래도 속옷위에 스타킹(혹은 타이즈)를 신으시고, 그 위에 치마까지 갖춰서 입으십니다.

 

사실 거동이 불편하신분이 이렇게 직접 챙겨서 입으신는 건 아니구요. 요양보호사들이 할매의 아침을 준비 해드릴 때, 할매의 옷장 속에서 옷을 고르면서 여쭤보기도 합니다.

 

“오늘은 분홍색 옷을 입으실래요? 치마는 약간 어두운 색이 좋겠죠?

 

"오늘은 스카프를 하실래요 아님 목걸이를 하실래요?” 향수도 뿌려드릴께요!“

 

참고로 모든 거주민들은 옷에 거주민의 이름표(작은 라벨)가 붙어있습니다. 심지어 양말, 속옷에도 말이죠. 빨래감을 각자의 주머니에 담아서 내 놓으면 1주일후 세탁된 빨래들은 거주민 각자의 방으로 종이포장이 된 상태로 다시 배달된답니다. 물론 추가요금을 내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지만 요양원 근처에 사는 자식이 빨래감을 가져갔다가 다시 빨아서 가져오는 한분을 제외하고는 모드 이 세탁서비스를 이용하더라구요.

 

할매들의 외모가 다르듯이 가지고 계신 것들도 여러 가지입니다. 옷이 많으신 할매가 계신가 하면 악세사리를 많이 가지고 계신 분도 계시고, 향수를 몇 개 가지고 계신 분들도 계시고. 각자의 취향에 맞춰서 요양보호사의 시간이 허락하는 한 되도록 맞춰드립니다.

 

이렇게 어르신들을 외출준비 시켜서 거실에 모시고 나오면 점심을 준비해야 합니다.

 

점심도 미리 주문한 메뉴에 따라서 배달이 됩니다.

점심은 스프가 기본으로 나오고, 그 외 3가지 메뉴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주문한 메뉴보다 다른 메뉴가 더 맛있어 보이면 얼른 마음을 바꾸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난 고기 주문 안 했어. 나 파스타 먹을꺼야!”

“아니예요. 어르신은 고기 주문하셨어요. 고기 드세요!”

 

들어간 주문대로 메뉴가 나오기 때문에 어르신의 순간의 변심으로 메뉴를 바꿔드리지는 않습니다.보통 점심은 스프와, 메인메뉴외 곁들임 메뉴(샐러드 종류)가 함께 나오죠!

 

점심이 끝나고 나면 거동이 가능하신 분들은 각자의 방으로 쉬러 가시는 분들도 계시고, 거실에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과 함께 앉아서 하루를 보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요양보호사들은 점심시간이 끝나고 나면 어르신들의 요구에 따라서 일을 진행합니다.

“나 방에 가야해! 화장실이 급해!”하시는 약간의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은 얼른 모시고 가야하고, 그 외 침대에서만 생활하시는 분들이 점심을 잘 드시는지 봐드려야 하고!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커피타임! 물론 어르신용입니다.

커피와 빵, 혹은 케잌외 요거트 종류도 간식으로 등장합니다.

 

재밌는 것은 이곳의 어르신(할매)들은 서로 말을 많이 하시지 않으십니다.

하루 종일 마주보고 앉아있어도 한 두마디 정도 할뿐입니다. 그저 아침에 만날 때 손들어서 인사를 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갈 때 다시 손을 들어서 인사하는 정도!

 

간식이 끝났나 싶으면 거동이 불편 하신 분들의 저녁을 일찍(오후4시) 배달합니다. 요양보호사의 도움이 100% 필요하신 분들은 다른 분들보다 미리 잠자리를 준비해드려야 하거든요.

다른 분들도 요양보호사들이 퇴근하는 저녁6시 전에는 다들 방으로 들어가셔야 합니다.

 

저녁이 5시에 배달이 되면, 저녁을 먹고 방으로 들어가신 분들도 하나하나 확인을 합니다.

전혀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신 분들은 없거든요.

 

자 이쯤되면 이렇게 훌륭한 요양원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맞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이 맞춤서비스 요양원의 이용가격!

모든 가격은 식대와 기본적인 간호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간호포함 1인실은 하루에 77.72유로

간호포함 2인실은 하루에 64.57유로

 

1인실(간호가 필요없는 경우/ 욕실포함) 59.80유로

2인실(간호가 필요없는 경우/욕실이 없는 경우) 58유로

 

단기 간호포함 1인실 77.72유로

단기 간호포함 2인실 64.57유로

 

“무슨 요금이 이리 비싸 호텔도 아니고 말이지!“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하루에 77유로면 한 달이면 2310유로네요.

매달 이런 거금을 낼 수 있는 정도면 엄청나게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 보이시죠?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개인이 이 금액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요양원에 계신 분들은 거동의 차이에 따라서 요양등급이 나누어집니다. 거동을 전혀 못하는 경우는 최고 등급으로 한 달에 1800유로 정도가 나라에서 지원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12년도 이 금액이였는데,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등급에 따라 나라에서 지원되는 지원금이 있으니 지원금을 제외한 금액은 어르신들의 이름으로 나오는 연금이나 자식들이 내주는 경우도 있고, 자식이 없는 경우는 어르신이 저축한 돈으로 매달 약간의 추가요금을 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외관으로 보이는 오스트리아의 하루를 말씀드렸습니다. 다음번에는 이렇게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고, 그들의 외모가 우리와는 다름에도 제가 느끼는 “한국과 같은 요양원”이라는 생각을 하게하는 것들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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