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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19-우리가 만난 입양견, 그레이 하운드

by 프라우지니 201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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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그만 강아지라면 모를까 웬만큼 덩치가 있는 개는 싫습니다.

사실은 싫다기보다는 무섭다는 표현이 맞는거 같습니다.

 

덩치가 큰 개나 나에게 먼저 친한 척 하면서 다가오는 건..

그건 저에게 위협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는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도 매 몇 분의 간격으로 개가 사람을 문다는 뉴스도 있습니다.

 

가볍게 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으니..

개를 멀리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는 거죠!^^

 

캠핑장 옆에 자리한 어르신부부가 개를 한 마리 데리고 오셨습니다.

 

보통 개들은 낑낑거리던가, 짖던가 하면서 사람을 성가시게 하는데..

이 개는 얼마나 조용한지 오히려 제가 다 호기심이 생길 정도입니다.

 

 

 

있는 듯 없는 듯이 자리하고 있는 옆집 개!

보통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그런 개는 아니였습니다.

 

“이거 그레이 하운드 맞죠?”

 

사전상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greyhound [gréihàund] n. 그레이하운드(몸이 길고 날쌘 사냥개);

(G-) 그레이하운드(미국의 최대 장거리 버스 회사; 상표명).

 

“이거 경주견 아닌가요?(=애완견은 아니죠?)

“응, 경주견 맞아. 3살까지는 경주를 하던 녀석인데..

은퇴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입양한지 이제 2년이 됐지."

(이 녀석의 이름은 들었는데 까먹었습니다.^^;)

 

그레이 하운드의 몸에 이곳 저곳에 약간 패인 흔적들을 보여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몸의 이곳 저곳에 현역때 다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겨우 5살짜리 개임에도 사람으로 치면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개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인생을 초월한 듯이 그랬었나 봅니다.

 

 

 

더 이상 경주를 하지 않음에도 참 멋진 몸매를 가진 녀석입니다.

사람들은(특히 여자들은) 나이가 들면 살도 붙고, 허리도 굵어지는디..

 

경주견을 잘 모르는 제가 봤을 때는 현역때 몸매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이 개는 매일 달리기를 시키나요? 아님 음식을 조절해서 주시나요?

어쩌면 몸매가 이렇죠? 살이 하나도 없네요!“    (왠 살 타령? 잡아먹게?)

“하루에 한 번씩 산책을 데리고 나가서는 달리게 그냥 고삐만 풀어주는 정도야!“

 

옆에서 보면 몸매도 감탄스럽지만, 의젓하기만 한 녀석의 태도는 개를 별로 안 좋아하는 저도 한번 쓰다듬고 싶은 충동을 주는 아주 이상한 녀석입니다.

 

그렇게 머리를 한 번, 두 번 쓰다듬어 봤습니다.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고 해서..

답례로 혀로 핧는 짓도 하지 않습니다.

볼수록 대견하기 이를데 없는 녀석입니다.

 

멀리서 마눌을 지켜보던 남편이 한걸음에 달려왔습니다.

개라면 벌벌떨던 아낙이 개를 쓰다듬다니요~

있을 수 없는 일 인거죠!

 

“어르신, 이 사람이요. 개라면 무서워서 벌벌떨고 질색이거든요.

이 사람이 개를 쓰다듬는 건 제가 처음 봤습니다.“

 

너무 신기했던지 남편은 처음 본 할매께 얘기를 합니다.

 

모든 개가 다 지저분하게 핧아 대고, 모든 개가 사람들한테 친한척(?)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만난 그레이하운드로 인해서 모든 개가 다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습니다.

 

경주견으로 평생을 달린 개들에게 안락한(?) 노후를 보장하는 입양제도는 참 좋은거 같습니다.

 

한국에도 경주견이 있을까요?

한국에도 현역에서 은퇴한 경주견을 입양해주는 제도가 있나요?

 

경주견으로서 퇴물이 됐다고 바로 보신탕집에 팔아치우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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