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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3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401-아침 산책길에서 만난 야생 왈라비

by 프라우지니 2013.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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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라비를 아십니까?

 

제가 아는 왈라비는 호주의 캥거루같이 생긴 같은 크기의 녀석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왈라비는 waimate와이마테라고 불리는 Oamaru오아마루에서 가까운 도시(읍내크기)의 관광안내소에서 박제로 된 것을 처음 만났습니다.

 

왈라비를 처음 본 마눌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남편, 여기 캥거루 있다. 뉴질랜드에도 캥거루가 있나봐!"

 

날 빤히 쳐다보던 남편이 한마디 했습니다.

 

"호주에 있는 건 캥거루이고, 여기에 있는 건 왈라비야!"

 

저는 호주는 비행기 환승할 때 시드니 공항에서 몇시간 있어본것이 전부입니다.^^;

호주땅을 밟아본 적도 진짜 캥거루를 본적도 왈라비는 또 뭔지도 모른다는 얘기죠!^^

 

"캥거루랑 왈라비가 뭐가 틀린데?"

"왈라비는 캥거루보다 훨씬 크기가 작잖아~"

(호주에 안가서 캥거루를 안 본 마눌이 그 차이를 어찌 아냐구요????)

 

이때쯤 되면 마눌이 남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한국말로 한마디 합니다.

 

"그래, 너 잘났다."

(물론 항상 이렇게 불친절한 마눌은 아닙니다.^^)

 

 

 

 

 

새벽부터 깜깜해질때까지 낚시를 하는 남편과는 전혀 상관없이..

마눌은 어두어지면 자고, 밝아지면 일어나는 야생에서는 아주 단순한 생활을 합니다.

 

남편에게는 고기를 잡는 기쁨은 전혀 주지 않는 애비모어 호수이지만..

아침에 보는 호수는 근사하기만 합니다.

 

이런 호수는 보트가 있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여기저기 고기를 찾아 다닐 수가 있죠!

 

호수의 한구석에 앉아서 고기가 올 때까지 기다리다가는..

머리가 희어질 때까지 기다려도 잡기 힘들 거 같습니다.

 

 

 

 

저희 차가 있는 곳의 우측 다리를 건너면 바로 딥 스트림 트랙이 시작됩니다.

 

마눌은 4살짜리 딸 취급하는 남편이 이 트랙을 가겠다는 마눌에게 한마디 했었습니다.

 

"안돼! 저 트랙은 위에서 돌 떨어지니 절대 가면 안돼!"

"돌 떨어지는 구간은 빨리 뛰어가면 되는데..."

"안돼! 산책 갔다가 머리에 돌 맞아서 병원가고 싶어?"

 

이건 남편이랑 사는 것이지, 아빠랑 사는것인지 가끔씩 구분하기가 힘듭니다.^^;

 

한쪽에 입을 댓발 내밀고 있는 마눌의 심술이 신경에 거슬렀는지..

결국 남편이 "조심해서 다녀와!"하면서 허락을 해줬습니다.^^

 

남편의 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잽싸게 길을 나섰습니다.

돌 떨어지는 구간은 위에서 뭐가 떨어질까 봐가면서 말이죠!^^

 

 

 

 

 

딥스트림의 안쪽으로 들어가니 숨이 막히는 풍경이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람 한점 없는 스트림의 안쪽으로 내려와서 쉬고 있는 하늘의 구름!

 

안으로 굽이굽이 펼쳐지는 딥 스트림!

 

"좋아! 좋아!"

 

혼자서 신나게 안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트랙은 안으로 계속 이어져있습니다.

 

사진의 좌측으로 길이 보이시죠?

약간의 경사가 있기는 하지만, 물 안에서 놀고있는 고기들도 보일정도로 맑습니다.

 

남편은 날밤을 새고, 하루종일 낚시대를 내리고 있어도 하나도 안 보이던 고기들이 다 안쪽에서 있었던 모양입니다.^^;

 

 

 

 

어느 정도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길!

 

앞은 딥 스트림이고, 저기 보이는 나무뒤쪽이 애비모어 호수입니다.

 

중간에 서있는 나무들의 우측 끝에 저희 집(차)가 있는 거죠!

 

다시 돌아가면서 길에 있는 아직은 식지 않는 동물의 배설물을 보면서..

 

"Possom 포섬(주머니쥐=쥐 치고는 엄청나게 큰 크기이지만) 인가?"

그리고 계속 길을 걸었습니다.

 

 

 

 

그랬었는데..

 

내 길 앞에 딱 버티고 서있는 왈라비를 만났습니다.

 

제가 봤던 배설물은 포섬이 아니라 왈라비의 것이였나 봅니다.

 

왈라비를 보고는 신기하기보다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저것이 혹시 나한테 와서 발로 뻥 차면 어떻하지?"

 

"꼬리힘이 무지하게 셀텐데.. 와서 저걸로 치면 어떻하지?"

짧은 순간 여러생각이 머릿속을 오가고 있었습니다.

 

 

 

 

다행이 왈라비는 저를 보더니만,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자기 길을 갑니다.

(저도 왈라비가 가는 방향으로 가는지라 뒤를 따라가야 했습니다.^^;)

 

가다가는 자꾸 뒤를 쳐다보면서 제가 아직도 따라오고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렇다고 안 따라 갈수 없는 상황이죠!

 

저도 빨리 남편한테 가서 제가 뭘 봤는지 알려야 하니 말이죠!^^

 

 

 

 

한참을 제 앞에서 가던 왈라비는..

길에서 벗어나서 산위로 올라가기로 결정한 모양이였습니다.

 

길을 벗어나 산위로 올라가면서 왈라비는 저를 돌아봤습니다.

 

혹시나 따라올까봐 확인을 한것인지..

아님 인간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신기해서 그런 것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마눌은 왈라비가 길을 벗어나서 산위로 올라가는 것이 시원섭섭했습니다.

 

혹시 발로 찰까봐 가까이 가지는 못했지만..

그랬다면 왈라비가 더 빨리 도망갔을 수도 있었겠지만..

조금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쪼매 아쉬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서..

어느 낚시.사냥용품점에서 박제된 왈라비를 봤습니다.

 

자연에서는 살기 힘들거 같은 흰색 왈라비도 있다는걸 박제된 것을 보고 알았습니다.

 

제가 그 근처 캠핑장 아주머니에게서 들은 정보로는..

몇 년 전에 왈라비를 지역적으로 풀어놨다고 합니다.

 

자연에서 살 수 있는 녀석들은 계속 살아갈 것이니 말이죠!

 

제가 본 녀석은 자연에 적응해서 잘 살고있는 씩씩한 녀석이였나봅니다.

 

왈라비를 봤다고 수선을 떨어서야 남편과 함께 다시 그 딥스트림 산책길을 나서봤지만..

다시 그 녀석은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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