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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2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222-유료 친절

by 프라우지니 2013.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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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머물고 있던 Hanmer Spring한머스프링의 홀리데이파크(전 다 캠핑장이라고 통일해서 칭하고 있지만..^^;)에 스위스 어르신 내외분이 오셨습니다.


두 분이서 말씀하실 때는 불어를 쓰셔서 프랑스에서 오신 줄 알았었는데...

남편이 오스트리아에서 왔다고 하니 할배께서 불어발음이 나는 독일어를 하셨습니다.


스위스에서는 “어느 나라와 인접하냐”에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 쓰는 언어가 틀립니다.

프랑스에 가까우면 불어를, 독일지역에 가까우면 독일어를!


독일어라고 해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인접국인 독일, 오스트리아 사람들과 서로 알아듣는 독일어가 아닌 사투리 독일어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스위스 독일어가 나올 때는 TV 아래에 독일어 자막이 깔린답니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못 알아듣는다는 증거인거죠!

(어째 오늘도 변함없이 삼천포로 가는 느낌이...)


물론 서로 외국인인 경우에는 표준 독일어로 말해주는 배려를 해야 하고..

이럴 경우에는 서로 이해하는 언어로 대화가 가능한거죠!


주방에 오셔서 인터넷을 쓰려고 하셨던 할배는 어째 해도 접속이 되지 않으니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사실은 남편은 캠핑장 주인아저씨한테 들은 말이 있었습니다.

 

“이놈의 (캠핑장에 있는 코인 넣으면 사용이 가능한) 인터넷은 접속이 됐다가 말았다가 완전 자기 맘대로야!”

어르신이 넣으신 2불짜리 코인은 나중에 캠핑장 주인한테 얘기하고 받으시면 된다고 알려드렸는데...


어르신은 자제분들께 이멜과 더불어 두 분이 여행하신 사진을 몇 장 보내시고 싶으셨던 모양입니다.


남편은 뉴질랜드에서 “선불용 인터넷 접속카드”를 사용해서 아무 때나 접속이 가능한 인터넷을 쓰고 있는지라..(전 도서관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무료 무선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남편의 옆구리를 쑥 찌르면서 한마디 했습니다.

 

“저 어르신 이멜(사진포함)좀 대신 보내주지?”

“공짜로?"

“그럼 이멜 한통 보내주는데 얼마를 받누?”

(보통 캠핑장에 있는 코인인터넷은 10분당 1불입니다.)

 

“한 3불은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냥 해주면 얼마나 고마울까마는..”

한국 사람인 마눌은 남을 도와줄 때 그냥 도와줄 마음이 간절하지만..

인터넷 접속카드를 사서 쓰는 남편은 접속 할 때마다 돈 생각이 당근 나겠죠!


결국 남편은 이멜을 보내고 싶어하시는 할배께 아주 어렵게 입을 떼었습니다.

 

“제가 이메일을 써드리고, 사진을 포함해서 보내드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봐서 한 30분에 해결이 되면 3불 주시면 제 인터넷연결을 해서 해 드릴께요.“

마눌이 봐서는 별로 친철 해 보이지 않는 제안이긴 하지만...

할배는 흔쾌히 승낙을 하셨습니다.


 

 

근디.. 그 다음이 산 너머 산이였습니다.^^;

 

할배가 주신 이메일주소는 존재하지 않는 주소라고 나오고..

써달라고 내미신 이메일 내용은 불어이고..^^;

보내시고 싶은 사진은 미리 골라 놓으신 것이 아니고..


결국 남편은 자신의 이메일주소로 할배의 자제분들께 사진을 포함한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절대 남편의 이메일주소로 답장을 하지 말라는 간절한 부탁과 함께 말이죠!


이렇게 마눌의 옆구리 찌름으로 시작된 남편의 친절(?)한 행동은...

생각했던 시간 30분을 훌러덩 넘어서 거의 한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이메일을 다 보내고 나서 할배는 남편이 말한 3불이 아닌 5불을 내미셨습니다.

남편은 3불만 주시면 된다고 거절했는데, 굳이 5불을 꼭 쥐어주시는 할배!


하긴 나이 드신 어르신께는 컴퓨터가 쉬운 물건이 아니죠!

여행 떠나올 때 만들어 놓은 이메일주소는 어찌해도 로그인이 안 되고..


그렇게 남편은 돈 받는 친절을 베풀었습니다.


마눌은 그 돈을 안 받았으면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서양인의 사고방식으로는..

 

“내 인터넷 접속해서 내가 쓸 시간이 줄어들었으니 당근 가격을 지불해야지!”

 

마눌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지불 해 주는 남편이 뒤에서..

빼고 더 해가면서 계산하고 있을까 무섭습니다.^^;

(내 남편=서양인^^;)


이메일을 보내는 중에, 보내고 나서 이런저런 대화를 할배와 나누던 남편의 눈에서 갑자기 빛이 나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대화가 “낚시”에 관한 거 같습니다.

 

 


 

할배는 남편처럼 루어(가짜미끼를 사용하는)낚시꾼이 아닌 Fly플라이 낚시꾼이시랍니다.

 

남편이 이번에도 낚시점에서 사놓고 사용하지 않는 플라이 낚시대를 얼른 가지고 나섭니다.

할배는 어떻게 플라이낚시를 해야 하는지 자세히도 알려주십니다.


마눌은 낚시는 안 해도 “다 안다” 죠!^^

 

“플라이낚시는 ”11시, 2시 방향으로 흔들다“가 고기가 잡히면 ”위로 올려“

 

플라이낚시를 배우는 남편에게 넌지시 말합니다.^^


낚시꾼인 두 남편은 저렇게 오후나절을 보냈고..

두 낚시꾼의 마눌 들은 차안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편이 오늘 베푼 친절은 이렇게 고마운 답례를 받았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인거 같습니다.

내가 어떤 식으로 어떤 이에게 도움을 주고,

나는 또 그 또는 다른 이에게 도움을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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