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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뉴질랜드 생활 2023

평안했던 내 생일날 하루

by 프라우지니 2023.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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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변함없이

내 생일이 왔다가 갔습니다.

 

다른 해의 생일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일상이 아닌  길 위에서 맞은 생일이라는 것!

 

우리가 여행중일때는 남편은 따로

생일 선물을 챙기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쿨 하게 한마디 하죠.

 

지금 우리가 하는 이 여행이 선물이야.”

 

자기가 돈 내는 여행이라고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하려고 하면서도

툭하면 이 여행이 마늘을

위한 것임을 주장하죠.

 

그래서 이번에도 크리스마스도,

생일도 선물없이 그냥 퉁 치고 지나갔죠.

 

내 생일에 내가 남편에게 원한 건 딱 한가지.

 

나를 그냥 냅둬요~”

 

 

카운트다운에서 구입한 3 종류 생일 축하용 케이크

 

생일 전날에 장보러 갔다가 평소에는

안 사던 케익을 넉넉하게 사왔습니다.

생일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눠 먹으면 좋을 거 같아서 말이죠.

 

평소라면 케익을 하나만 사지

3개씩 산다고 궁시렁댔을 남편인데,

마눌의 생일케익인걸 알고 있으니

3개씩이나 골라도 조용합니다.

 

생일날이라고 굳이 음식을

만들어서 누군가를 초대할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습니다.

 

내 생일날은 내가 편한 것이

장땡이니 말이죠.

 

 

페이스북에서 캡처

 

생일날 이른 아침에 한국에서 언니가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고,

지금 머물고 있는 캠핑장의 안주인은

매일 얼굴 보는 사이임에도 페이스북으로

생일축하를 해왔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일을 맞는 것이

마냥 신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생일을 축하해주니

기분은 좋습니다.

 

누군가 나를, 내 생일을 기억 해 준다는 것은

은근 기분 좋은 일이죠.^^

 

 

 

나의 ()53살 생일날 아침은

평소와 같은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남편은 자기가 만든 빵에 햄과

버터&, 꿀로 아침을 먹었고,

마눌은 통밀 시리얼에 요거트와

견과류&건포도를 넣어 우유에 말아먹었죠.

 

전날 장을 보면서 사온 바나나와

복숭아까지 합해지니 과일 3종 세트까지!

 

새일 미역국도 내가 좋아하는 잡채도

없는 생일상이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생일날 아침이었습니다.

 

 

혼자 강으로 나가는 남편.

 

아침을 먹은 후에 남편은 평소처럼

카약을 타고 낚시를 갈 예정이었고,

평소라면 마눌도 따라 나서야 하지만,

 

마눌의 생일날 주문이 날 냅둬요~”이니

남편은 아쉬워하면서도 혼자서

카약을 타고 나갔습니다.

 

뭘 해도 마눌과 함께 해야 하는

물귀신 남편인데,

 생일날 혼자 있게 해달라는 마눌의

요구는 흔쾌히 들어주는 남편.

 

마눌과 둘이었다면 남편은 노를 젓고,

마눌은 앞에서 낚싯대를 강에 드리우고

강 위를 유람했겠지만,

마눌의 생일날은 남편이 알아서

적당한 곳에서 내려 낚시를 하다 오겠지요.

 

 

 

남편이 카약을 타고 사라지고,

나는 차안에서 편안하게 보냈습니다.

 

뜨거운 땡볕이 내리쬐는 한낮이지만,

차의 양쪽 문을 열어놓고 커튼까지

쳐 놓으면 바람이 살랑거리며 불어서

나름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가 있죠.

 

좁은 캠핑카 안이라 펴놓은

노트북 뒤로는 매트리스와

이불들이 수북이 쌓여 있지만,

이불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꽤 근사합니다.

 

연출용으로 이불은 아래로 내려놓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는데..

깜빡했습니다.

 

사실 이불이 있거나, 없거나

차 뒤로 보이는 풍경은 같습니다.

 

 

 

차 안에 앉으면 클루차 강이 보이고,

이런 풍경을 보면서 글도 쓰고,

넥플릭스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시시때때로 눈을 들어 남편이

카약을 타고 오고있는지 확인도 하고!

 

 

 

전날 사 놨던 축하용 케익은

저녁이 되어서야 캠핑장 주인댁에 가서

샴페인도 따르고, 케익도 나눠 먹었습니다.

 

내 마음 같아서는 캠핑장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과 나눠먹고 싶었지만,

캠핑장 안에 장기 거주를 하고 있는

키위(뉴질랜드 사람들)은 호기심이

왕성한 사람들이라 케익을 내밀면

질문을 따발총처럼 쏴댈거 같아서

참았습니다.

 

캠핑장이 자기 집이라 생각하고

사는 사람들이라 관광객이 오면

자기집에 온 사람들이라 생각을 하는지,

따라다니면서 질문을 하고

개인적인 것까지도 물어 대니 일단

말을 할 기회를 안 만드는것이 최고죠.

 

사실 나는 말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데, 자꾸 말을 걸어오는 것도

상당히 불편한 일이거든요.

 

 

 

편안한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 케익을 나눠먹는 후

잠을 자러 차로 돌아가기 전에

캠핑장 바로 앞에 있는 강가에서

약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날도 해가 지는 순간에는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생일축하 한답시고

샴페인 따르고, 케익을 나눠 먹느라

그 순간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내 생일에 값진 선물을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겠지만,

오늘처럼 편안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는 참 좋았습니다.

 

내 생일이 지났으니

나는 또 한 살을 더 먹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내 몸의 기능은

조금씩 떨어지고, 나는 내가

늙어감을 온몸으로 느끼지만,

이것도 삶의 일부분이니

나는 변해가는 내 몸에 적응을 하며

살아가야겠죠.

 

내 생일을 자축하며,

나와 같은 날에 세상에 나오신

모든 분들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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