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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에게 강림한 지름신

by 프라우지니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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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스트리아를 떠나지 못하게 상황이 전개되면서 

남편이 안 하던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남편에게 지름신이 강림하셨나 봅니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격에 구애 받지 않고 

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고가의 물건을 한 가지도 아니고 

두 가지나 질러 대신 남편님.

 

타고 갈 비행기가 없으니 일단 정지한 뉴질랜드 행!

지금 못 간다고 해서 포기할 남편은 아니죠.

 

그렇게 “잠시 정지”상태로 

다시 이어가는 오스트리아 생활!


길면 1년 정도 더 살게 될 텐데..

 

남편이 뜬금없이 지른 물건은 

마눌을 위한 “전기 자전거”


이건 가격이 몇 백 유로로 끝나는 제품이 아니죠.

 

남편과 들판으로 자전거를 타러 다니면서 

남편은 마눌의 신기술(?)을 봤습니다.


마눌이 오르막을 오를 때는 안정적으로 

자전거 안장에서 궁디를 뗍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기술이 아닌데 .. 


마눌이 안장에서 궁디를 떼고 페달을 밟으며 

오르막을 오르는 기술을 선보이나 싶더니 만!

 

마눌이 무릎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멀쩡하던 무릎이 갑자기 아파서 

인터넷에 “급검색“을 해 보니...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을 오를 때 

근육에 손상이 온 듯 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오르막을 오를 때 

안장에서 궁디를 떼고 페달을 밟는 묘기(?)는 못한다고 하니 


남편이 생각한 아이디어는 마눌을 위한

 “E 바이크” 일명 전기 자전거입니다.

 

 

 

남편이 마눌에게 전기 자전거를 사주려고 한 것은 이미 몇 년 전부터죠.

하지만 그때마다 거절을 했었죠.

 

내가 거절한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부담스럽죠.

 

전기 자전거는 아무데나 타고 다니고, 

아무데나 주차 해 놓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내 두 달 월급에 해당하는 가격의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죠.

 

사줄까?”는 몇 번 해왔지만 

그때마다 거절을 했었는데..


남편이 이번에 뉴질랜드 못 가는 기념으로 질렀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해 버린 상태죠.

 

“남편이 고른 모델은 남녀공용" 이라니 

그나마 다행이지 싶습니다.


마눌이 안 타면 남편이 타고 다니면 되니 말이죠.

 

남편 산다고 하니 말리지 않았지만, 

난 끝까지 내 의견을 고수했습니다.

 

“난 전기 자전거 필요 없거든, 

두 다리 멀쩡한데 왜 전기 가전거를 타?


그리고 한 번 충전하면 60km까지 밖에 못 달린다며?

 

배터리 없으면 일반 자전거보다 

몇 배 더 페달을 밟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난 됐네요~”

 

마눌이 이렇게 만류하는데도 

남편이 전기 자전거를 사는 이유는 알고 있죠.


남편은 마눌을 데리고 산으로 자전거를 타러 갈 생각이죠.

 

마눌 힘이 딸려서 산악 자전거까지는 

무리가 있었는데..


배터리 달린 전기 자전거라면 못 갈 곳이 없죠! ^^;

 

전기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보다 겁나 빨라서 

제때 서지 못해 인명 사고도 많이 나던데..


남편은 마눌을 한 번에 보내려고 

전기 자전거를 구매한 것인지...^^;

 

 

 

남편이 구매한 두 번째 제품은 

전기 자전거보다는 훨씬 싼 제품이지만..


이 또한 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남편이 질렀죠.

 

남편이 이번에 지른 제품은 

바로 이 주방기계.


세일을 했다고 해도 부담스러운 

450유로나 하네요.

 

나도 갖고 싶은 주방 기구가 있기는 합니다.


http://jinny1970.tistory.com/1898

내가 갖고 싶은 냄비 세트

 

냄비세트도 지금은 좁아터진 

시누이의 주방을 나눠 쓰고 있어서 


"언젠가는 사야지“하고 미뤄 놨는데..

 

남편이 사겠다고 하는 제품은 제 계획에는 없던 제품입니다.

 

사건의 처음은 이랬습니다.




 

지난번에 내 믹서를 해 드시고, 

남편이 믹서를 샀었죠.

 

믹서의 칼날 부분의 티타늄이라고 비싼 것 샀었는데.. 


몇 번 사용하지도 않았는데 

티타늄 도금이 벗겨졌다고 반품을 해 버린 남편.

 

다시 믹서를 사야 하는데 남편 나름의 기준이 있습니다.


믹서에 음식을 넣고 가는 

용기는 꼭 유리여야 할 것.

 

그러면서 사겠다고 하는 제품은 

세일해서 111유로하는 필립스.


같은 유리 믹서인데 

그 옆에 있는 믹서는 단돈 30유로.

 

물론 성능에서 2배 차이가 나겠지만 

남편이 사용하려는 용도에서는 상관이 없습니다.


남편은 과일을 스무디로 만들거나 

야채 스프를 해서 가는 정도거든요.

 

그렇게 가볍게 사용하는데 굳이 가격은 

3배 차이가 나는 유명메이커를 살 필요는 없죠.


무조건 필립스를 사야 한다고 우기는 남편.

 

그래서 남편에게 다른 제안을 해봤습니다.

 

 

 

믹서 가격에 조금만 더 주면 믹서는 기본에 

반죽기에 푸드프로세서까지 딸려있는 제품. 


111유로주고 믹서만 사느니 약간 투자해서 

이런 제품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제안을 했죠.

 

남편도 마눌의 제안에 혹하는 거 같았는데..


이 제품이 딸려있는 믹서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 용기입니다.

 

그러면서 남편이 사자고 제안하는 모델은 

바로 450유로짜리!

 

 


여기에 딸려있는 제품 중에 

“이것이 있음 떡을 해 먹을 수 있겠는데..”

한 것이 있었습니다.

 

고기를 갈 때 사용하는 것이

 방앗간에서 떡국을 빼는 그것과 흡사하죠.

 

그래서 언젠가 이런 기계가 있으면 


"밥을 해서 떡국을 만들어 볼까? “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지만...

 

그 날이 이리 빨리 찾아 오리라고는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있었죠.

 

일단 예약을 걸어 놓고 집에 와서는 

그날 밤 남편에게 내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남편이 사겠다고 하면 말리지는 않겠는데..

내 생각은 그래. 


 지금은 우리 집도 아니고 

시누이가 자기 건물이라고 생각하는 공간에서 


주방도 우리가 사용하는 공간보다 

여기서 살지 않는 시누이의 공간이 더 많잖아.

 

그리고 우리가 주방 기계를 사도 

솔직히 놔둘만한 공간이 없잖아.


기계 사면 당신이 머리에 이고 다닐래? 

그거 사서 어디에 놔두려고 해?

 

어차피 당신은 믹서가 필요한 것이고, 

내가 필요한 건 10유로면 살 수 있는 핸드믹서야. 


우리 이번에는 우리가 필요한 것만 사고 

나중에 이사 나가면 그때 사도록 하자!”

“.....”

“당신이 사고 싶으면 사, 

하지만 나는 내 생각을 이미 말했어.


나중에 내가 사고 싶어 해서 샀다는 

그런 소리는 하지 말아줘!”

 

 

 

구글에서 캡처

 

얼마 전에 남편이 좋아하는 티라미수를 만들었습니다.

 

“1+1 세일에 혹해서 사왔던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이걸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남편이 좋아하는 티라미수로 승화를 시켰죠.

 

집에 핸드믹서가 없어서 

치즈는 떡지고 개판이었지만 

그래도 티라미수.^^

 

난 크림 치즈를 없앨 목적으로 만들었던 티라미수였는데..


남편은 이런 기계가 있으면 

계속 티라미수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사실 이런 기계가 있다고 해도 

마눌은 사용할 의지가 없습니다.


내가 빵이나 케이크를 취미로 구워대는 여자는 아니거든요.

 

나는 내가 요리한 것 보다 

남이 한 요리를 더 좋아하는 아낙인데..


이런 기계가 집에 있는 것이 심히 부담이 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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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업어온 영상은 오늘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들판쪽 자전거"길입니다.


오르막들이 꽤 있는데, 

이 구간이 내 무릎에 조금 무리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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