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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남편이 화났다

by 프라우지니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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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전화를 잘 안 하는 남편이 밖에 나가서 전화를 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자전거를 타고 나가서죠.

 

자신이 정해놓은 곳에 도착을 하면 그곳에서 마눌에게 전화를 합니다.

 

마눌이 집에 있을 때는 전화를 해오고, 마눌이 근무하는 날은 자신의 도착한 곳의 사진을 찍어 보내기도 합니다. 근무 할 때는 핸드폰을 안 보는 마눌임을 알면서도 말이죠.

 

남편이 전화를 한다고 해서 뭐 대단한 일이 있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자신이 도착할 무렵에 저녁을 먹을 수 있게 오븐에 빵을 넣어달라는 이야기를 할 때도 있고, 샐러드를 준비 해 달라고 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용이 없죠.

 

한번은 남편에게 물어봤습니다.

“남편, 당신은 목적지에 도착했음 다시 돌아오면 되지 왜 매번 전화를 하는 거야?”

“그냥”

 

밖에 나가니 여우같은 마눌의 목소리가 그리운 것인지...

 

자전거를 타고 나간 남편이 전화를 해 왔던 모양인데 내 핸드폰은 진동으로 되어있고, 난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느라 핸드폰과 떨어져 있었나봅니다.

 

 

 

 

자전거를 타고 나갔으니 또 목적지에서 전화를 했나보다 생각했었지만..

마눌이 전화를 안 받는다고 13번이나 하는 물귀신은 아닌데!

 

“무슨 일 인가?" 싶어서 전화를 하려다가는 말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 중에 전화를 하면 상대방이 듣지 못해서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달리다가 그냥 서서 전화를 받으면 뒤에 달려오는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니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전화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도 있고!

 

전화를 하려다가 이런 생각에 참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니 남편이 돌아오는 소리가 납니다.

 

“남편, 왔어?”

 

평소에는 마눌이 부르면 총알같이 대답하는 남편인데 조용합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아닌 줄 알았죠.

그래서 밖을 내다보니 남편이 맞네요.

 

나를 보자마다 남편 뱉은 한마디!

 

“왜 내 전화 안 받았어?”
“그 시간에 마당에 있어서 못 들었고, 나중에 전화를 하려다가 이동 중이지 싶어서 말았지.”
“내가 전화를 했으면 혹시 사고가 났으리라는 생각은 안 했어?”

“소나기를 만날까 걱정은 조금 했지.”

 

전날 자전거를 타거 나갔다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소나기를 만나서 홀딱 젖어서 왔었거든요.

오늘도 우리 집 쪽에는 폭우가 오길래 이틀째 젖는 건 아닌가 걱정을 했죠.

 

집에 온 남편은 자전거를 뒤집어서 바퀴가 하늘로 가게한 후에 타이어를 점검합니다.

남편 등 뒤에서 남편이 찾는 걸 눈으로 따라가 보니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났었네요.

 

빠르게 달리다가 펑크가 났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을 텐데..

다행히 남편은 다친 곳이 없이 무사하게 귀가를 했습니다.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나서 전화를 해왔던 모양입니다.

 

더 이상 달리지 못하니 픽업오라고 말이죠.

(저는 장롱 면허이니 저 말고, 시아버지가 가셔야죠.)

 

남편은 15분이 넘게 분 단위로 전화를 했었는데 ..

나는 그 시간에 어디에서 뭘하느라 핸드폰을 보지 못한 것인지..ㅠㅠ

 

마눌이 전화를 안 받으면, 엄마도 계시고, 아빠도 계시니 그쪽으로 전화를 하면 되었을 텐데..

 

남편은13번이나 전화를 했었는데, 마눌이 무슨일이 있는지 확인 전화를 해 오지 않아서 뿔이 났습니다.

 

“미안해! 13번이나 전화를 해온 것이 이상했지만, 내가 전화를 확인한 시간이 이미 많이 늦었고, 당신이 자전거 안장 위에서 달리고 있는 중이면 받느라 불편할까봐 안 했지.”

“내가 큰 사고가 나서 전화 한 거였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미안해! 다음에는 당신이 전화를 해 오면 다시 꼭 전화를 할께!”

 

미안하다고 했지만 남편은 계속 뿔이난 상태였습니다.

 

자신이 필요한 순간에 마눌에게 도움을 요청하려고 했었는데, 마눌이 전화도 받지 않고, 또 확인 전화도 해오지 않아서 집으로 오는 내내 그것이 섭섭했던 모양입니다.

 

“어디서 펑크가 났어?”

“호숫가 근처에서”

“그래서 집까지 걸어왔어?”

“.....”

“그래도 다행이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여서. (그래도 걸어서 20분 거리)

오늘 삼촌들도 오셔서 아빠가 당신을 픽업 가시는 것도 힘드셨어.”

“.....”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매주 일요일 우리 집에 모이시던 시아버지의 형제분들(=형님과 동생분/ 삼촌들)이 몇 개월을 안 오시다가 이날 처음 오시기 시작했거든요.

 

오시면 같이 당구도 치시고, 게임도 하시면서 서너 시간 시간을 보내시고 돌아가시죠.

 

아빠가 픽업 오는 거 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눌이 확인 전화를 해주고, 자신이 있는 지점까지 자전거타고 와서 자신과 같이 자전거를 끌고 집에 오는데 동행 해 주기를 바랬던 것인지..

 

 

미안하다고 해도 입을 대빨 내밀고 행동하는 남편.

쉽게 용서가 안 되는 마눌의 행동이었나 봅니다.^^;

 

“미안하다고 했는데 아직도 뿔났어?”

“아니.”

“그럼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한 거 받은 거야?”

“응”

“근데 표정이 왜 그래?”

“....”

 

마눌이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도 서운한 마음이 금방 풀리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평소에는 아빠같이 마눌을 챙겨주던 남편이 자신에게 무관심한 마눌에게 뿔난 모습을 보여주니 전에 보지 못한 남편의 모습이라 신기하고 또 미안한 날이었습니다.

 

나의 미안한 마음은 다음날, 펑크 난 자전거의 바퀴를 수리하는 남편 옆에서 보조 하는 걸로 털었습니다.

 

펑크 난 곳을 찾아서 표시를 하고, 겉 타이어는 안쪽으로는 찢어진 부분의 안쪽으로 페트병을 잘라 붙여서 보강을 하고, 안에 들어가는 고무 타이어는 이번기회에 새것으로 바꿨죠.

 

남편이 표현한 서운한 마음으로 알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그리 큰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남편이 필요한건 자전거 펑크가 나서 속상한 자기 마음을 알리고 싶었고, 마눌의 위로 전화가 필요했던 건데 무관심한 마눌은 연락을 해 오지 않았으니 집으로 걸어오면서 내내 느꼈을 그 서운한 감정들.

 

뭘 해도 마눌과 함께 하려고 하는 남편인데, 마눌의 관심을 받지 못한 처량한 신세로 집에 오는 그 발길이 얼마나 무거웠을까요?

 

조금 더 세심하게 남편의 마음을 보듬는 연습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마눌은 24시간, 풀타임으로 일하는 “남편 서포터(지지자)”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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