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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내가 위험했던 순간

by 프라우지니 2019.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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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뉴스에 셀카 찍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기사가 나옵니다.

사진 한 장과 바꾼 그들의 목숨.

 

그저 멋진 사진 한 장 찍고 싶었을 뿐인데..

이제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죠.ㅠㅠ

 

이번 여행에서 나에게 그런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내가 조금만 욕심을 냈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죠.

 

자! 오늘의 이야기 속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원래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려고 했던 휴가였는데..

저희부부만 4박5일간의 짧은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휴가지는 우리가 자주 가는 크로아티아.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가는 곳에 한국인은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을 찾거든요.

우리가 가는 곳이 대도시가 아니어서 그럴테지만 말이죠.

 

이번 여행에 우리는 자다르 근처의 지역으로 갔습니다.

 

2박은 Novigrad 노비그라드 지역에서 하면서 보트를 바다에서 보트를 탔고,

2박은 Pag 섬에 머물면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구글지도에서 캡처

 

여행계획은 다 남편이 짜서 나는 대충 어디쯤으로 가는 것만 알고 출발했죠.

 

우리의 두 번째 여행지였던 팍섬.

우리부부가 전에 한번 갔던 섬입니다.

 

그때는 차로 섬의 구석구석을 봤었는데..

이번에는 자전거로 섬을 둘러보게 됐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왔다면 자전거까지는 싣지 못했을 텐데..

캠핑 대신에 숙소를 잡으니 차에 자전거를 실을 여유가 있었던 거죠.

 

달랑 2박3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자전거로 섬의 여러 지역을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이 섬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있죠.

팍섬은 우리나라의 제주도 같습니다.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에는 바람, 돌, 여자가 유명하죠.

팍섬을 크로아티아의 삼다도라 해도 될 거 같습니다.

 

여기도 제주도만큼 바람이 세고, 돌도 많고, 여기는 여자 대신에 치즈.^^

팍섬도 바람과 돌담이 존재하는 지역이죠.

 

돌담의 형태도 바람이 지나갈 수 있게 이 지역의 돌로 만들어 놓은 그런 담입니다.

 

특히나 바람은 얼마나 쎈지..

무게 꽤 나가는 중년아낙도 흔들거릴 정도입니다.

 

 

 

우리가 두 번째 날 오전에 갔던 섬의 끝.

 

장정인 남편도 옆에 돌을 잡고 서있어야 제대로 균형을 맞출 정도의 바람이 불었던 날.

 

자전거를 타기는 돌들이 너무 뾰족하고 가팔라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데..

바람 때문에 뒷바퀴가 계속 옆쪽으로 밀리는 현상이 있었죠.

 

우리가 오전에 갔던 이 지역은 바위산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작은 해변이 많은 곳.

 

이 지역에 나체족들이 많이 몰린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머물던 숙소에서 들었었는데..

우리가 자전거 타고 이쪽으로 달릴 때 차에서 내려 작은 해변으로 가던 할배를 봤었습니다.

 

할배의 차 번호판이 “잘츠부르크”라 남편에게 “오스트리아에서 오셨네” 했었죠.

 

연세가 꽤 있으신 할배 한분이 주차를 하는걸 보고 지나쳤는데..

저녁에 아래층 사람과 잠시 이야기를 하러갔던 남편이 와서 하는 말.

 

“아침에 우리가 섬의 끝으로 갈 때 주차하던 할배 있지. 기억나?”

“응, 차 번호판이 잘츠부르크였잖아.”

“그 할배 해변으로 가다가 넘어져서 다 깨지고 난리 나셨더라.”

 

이쯤에서 위의 사진을 다시 한 번 보시라~

 

돌도끼로 사용해도 뭐든지 다 절단날거 같은 그런 뾰족한 돌들입니다.

이런 곳에서 바람에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면 온몸이 다 까졌다는 이야기죠.

 

다음날 아침 뷔페에서 만난 할배는 이마가 심하게 까진 상태이셨고,

할배가 말씀 하시는 걸 들어보니 휴가를 접고 집으로 돌아가신다고 하십니다.

 

차는 가져가지 못할 거 같아서 차를 두고 가신다고 말이죠.

 

(다음날 우리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 고속도로에 들어선 후에야 남편이 “아차!” 했습니다.

“할배를 우리가 오스트리아로 모시고 갈수도 있었는데..”하고 말이죠.)

 

이곳의 바람이 그렇게 심했다는 이야기죠.

사람이 중심을 잡지 못할 정도로 센 수준!

 

 

 

오전에 섬의 끝에서 센 바람을 맞았던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섬의 다른 쪽을 보러 갔습니다.

 

염전이 있는 지역의 자전거 도로를 달리기로 했죠.

마침 호텔서 만난 오스트리아 아저씨도 우리에게 이 길을 추천해주셨거든요.

 

아저씨가 추천해주신 길을 따라 달리다가 다시 돌아올 수도 있지만,

남편은 자전거 도로를 달려서 산을 넘어서 그 너머에 있는 동네까지 볼 계획을 세웠죠.

 

오르막이지만 심하지 않다는 조언을 듣고 보니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차들이 다니는 도로라고 해도 통행이 잦지 않은 곳이라 부담 없이 간 거죠.

 

 

남편에게 우측으로 서라는 신호를 보내느라 오른손을 핸들에서 떼었던 순간.

 

오르막까지는 잘 올라갔는데..

다시 우리가 출발했던 마을로 돌아오는 방법은 차들과 함께 달려야 합니다.

 

이곳은 섬을 오가는 차들의 통행이 엄청난 도로라 조심을 해야 하지만..

그래도 다시 되돌아 가는 건 너무 시간이 걸리니 짧게 달려보기로 했죠.

 

그래서 도로에서 차들이 조금 덜 오는 순간을 기다려서 도로를 탔습니다.

 

옆으로는 계속해서 차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이 길을 달려야 내려갈 수 있는 마을이니 정신 집중해서 달렸습니다.

 

내리막길에 있는 팍섬의 전망대.

뒤따라오는 남편에게 오른쪽의 주차장으로 가자는 손짓을 하고 이곳에 도착!

 

 

 

산의 거의 정상에 있는 위치답게 전망대 아래로 펼쳐진 “팍“마을은 근사합니다.

 

팍섬의 대부분은 돌산이라 하얀 돌산과 파란바다의 조화가 꽤 근사한 지역입니다.

 

산정상이라 바람이 심하게 불어대는 전망대에서 폼도 잡고,

사진도 찍으며 관광객 티를 팍팍 내고!

 

이제는 다시 아래로 내려가야 할 시간!

 

그냥 서있는 것도 조금 버거울 정도의 센 바람인데..

우리는 이런 바람을 맞으면서 내리막을 달려야 합니다.

 

 

 

전망대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길.

온정신을 집중하고 두 손은 핸들을 꼭 잡고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정신을 집중해도, 바람 때문에 자전거가 몇 번 휘청하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핸들을 꼭 쥐어 잡았죠.

 

거센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너무 근사합니다.

 

내가 차고 있는 액션캠의 단추 하나만 누르면 되는데...

자전거 핸들에서 손만 잠깐 떼면 되는 일인데..

 

손을 뗄까, 말까 자전거를 달리면서 갈등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바람에 자전거는 휘청거리는 순간도 있었죠.

 

지금 내가 달리는 이 순간을 영상에 담으며 좋을 텐데..

그러면 꽤 현실감 있고, 멋진 풍경이 담긴 여행 영상이 될 텐데...

 

몇 번을 생각해봐도 바람에 휘청이는 이 순간 핸들에서 손을 떼는 건 너무 위험한일.

 

내가 바람에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 나를 추월하려고 가까이 접근했던 차들의 나를 치고 갈수도 있는 일이고, 차가 오지 않는 순간이었다고 해도 내리막길에 속도를 내고 달리다가 넘어지면 꽤 큰 부상으로 이어지죠.

 

“출발하면서 내가 왜 액션캠의 촬영단추를 누르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가면서도 뒤따라오는 차들 때문에 입술이 바짝 말랐던 시간들.

 

바람 불고 가파른 내리막 길이 지도로 보면 그리 길지 않지만..

나에게는 정말 끝나지 않을 거 같았던 꽤 위험한 시간이었습니다.

 

구독자 157명 가진 초보 유튜버가 영상 욕심내다가..

넘어져서 사고로 이어지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곳을 무사히 내려오고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벗어나자마자 남편이 마눌에게 물었던 한마디.

 

“영상 찍었어?”

“아니”

“아니, 그걸 안 찍으면 어떻게 해?”

“달리면서 핸들에서 손 떼었으면..당신은 두 번째 마누라 얻을 기회가 있었어.”

“....”

“앞에 달리는 내가 바람에 몇 번 휘청이는거 못 봤어?”

“봤지.”

 

내가 영상 욕심에 핸들에서 손 떼었으면 사고로 이어졌을거라는걸 알고 있는 남편이지만..

마눌의 유튜브와는 전혀 상관없는 남편도 찍었다면 근사했을 거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니 숨 돌리기가 무섭게 이런 말을 했겠죠?

 

“이번에 못 찍었으니 다음번에?“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지 싶습니다.

 

바람까지 심하게 부는 날 이 도로가 얼마나 위험한지 온몸으로 겪어봤으니 말이죠.

 

다음번에 다시 이곳으로 자전거 여행을 간다면..

그때는 우리가 달렸던 길을 다시 되돌아오는 선택을 하지 싶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도로 중에 가장 위험한 도로 경험은 한번으로 족하니 말이죠.

 

그 위험했던 순간의 영상은 없지만..

그 순간 전, 후의 영상은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에 여러분께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5월 여행(부다페스트/체코 회사 야유회) 영상을 편집중이라, 9월 여행은 쪼매 오래 기다리셔야 할 듯..

 

마지막으로 “유럽에서 자전거를 타는 건 생각보다 안전하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운전자들의 양보와 배려가 있어서 자전거들이 도로를 달리는 것인데,

모든 운전자들이 다 선직국형 매너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것이 이곳 운전자들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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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가 자전거 여행이라 자전거 타는 영상을 하나 업어왔는데..

극박하고 위험했던 오늘의 자전 자전거과는 상반된 평안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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