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이야기

갖고 싶지만 내가 사지 않는 옷, 오스트리아 전통 의상

by 프라우지니 2019. 9. 25.
반응형

 

 

호기심 많아서 궁금한 건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고,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걸 갖기 위해 노력도 꽤 하는 나!

 

하지만 우리의 삶이 갖고 싶다고 다 갖을수 있는 건 아니죠.

 

매번 볼 때마다 “나도 하나 있었음..”하지만

내가 사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서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매번 약간의 망설임 끝에 결국 사지 못하는 건 바로 오스트리아 전통 복장인 Dirndl 디언들.

 

디언들은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독일남부지방의 전통의상입니다.

우리의 한복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전통의상이지만 한복처럼 예복으로 사용합니다.

 

결혼식에 신부가 웨딩드레스 대신 디언들을 입는 경우도 있고!

남의 결혼식에 갈 때 일반 정장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디언들을 입고 가기도 합니다.

 

우리 카리타스 학교 졸업식할 때는 같은 반 아낙들이 이 옷을 입고 왔었네요.

일종의 전통예복이다 보니 “정장”과 같은 개념으로 입고 왔던 거죠.

 

http://jinny1970.tistory.com/1429

내가 갖고 싶은 옷, 오스트리아 전통의상 디언들(Drindl)

 



 

원래 전통의상인 디언들은 지역에 따라 옷의 색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초록색 원피스인 곳도 있고, 파란색인 곳도 있고, 앞치마 색으로 지역을 구분하기도 하죠.

 

하지만 요새 나온 디언들은 지역에 따라 달라지는 전통의상 색상과는 거리가 있는..

그냥 예쁜 옷.

 

올해부터는 세계적인 의류체인인 H&M에서도 디언들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나오는 디언들도 “예쁜 옷”이죠.

 

전통의상인 디언들은 원단이나 디자인에 따라서 가격차이가 어마어마합니다.

몇 천유로 하는 제품도 있는가 하면 몇 백유로 하는 제품도 있고!

 

단순히 “예쁜 옷‘으로 나오는 경우는 몇 십 유로면 사죠.

 

H&M에서 나온 디어들도 가격이 꽤 저렴합니다.

블라우스 15유로에 앞치마가 딸린 디언들은 50유로.

 

내가 갖고 싶지만 아직까지 갖지 못한 것이 바로 이 디언들.

 

예쁜 옷이던 전통이 있는 옷이던 하나쯤 갖고 있었음 하는 마음은 굴뚝같지만..

매번 입어만 보고 벗어놓고 오는 이유는 단 하나!

 

“입고 갈 때가 없다!”

 

나는 외모도 확 띄는 외국인.

 

결혼식 초대를 받을 곳도 없지만, 남의 결혼식에 외국인 아낙이 오스트리아 전통의상인 디언들을 입고 가는 것도 웃기고!!! (이건 외국인으로 이곳에서 살아가는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동네 장보러 갈 때 입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걸 입고 갈 데가 없습니다.

사놓고 안 입을걸 뻔히 아는 옷이니 당연히 안 사게 되는 거죠.

 

그렇게 몇 년째 사고 싶어도 안사고, 아니 못 사고 있는 옷, 디언들.

 

 

 

이번에도 사고 싶은데 결국 놓고 온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디언들과 짝을 이루는 남자 옷인 Tracht 트라흐트.

 

보통 트라흐트는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 전통이지만,

청바지 원단이나 추리닝 원단으로 만들어져 나오는 것들이 있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치마인 디언들을 입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여자들도 가죽으로 만든 트라흐트를 입기고 하고,

추리닝 원단의 트라흐트는 잠옷으로 입기도 하죠.

 

전통의상을 사도 치마인 디언들이 더 갖고 싶은 나인데..

왜 이 청바지 원단의 트라흐트에 마음이 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옷을 기획 상품으로 파는 경우는 (따로 탈의실이 없어서) 그 자리에서 입어보던가 사가지고 집에 와서 입어보고 안 맞으면 다시 교환을 하러 가던가 중에 하나입니다.

 

평소에 관심도 없었던 트라흐트인데 30% 세일해서 단돈 10유로.

가격에 혹해서 한번 입어봤습니다.

 

 

여기서 잠깐!

슈퍼에서도 가끔 누런 가죽 트라흐트를 판매하는데,

저렴한 가격이라고 해도 가죽이라 50유로 정도에 판매를 합니다.

 

마침 사이즈도 딱 내 사이즈인 38.

 

38인데 작은 경우도 있어서 가끔 40을 입기도 하는데..

이 청바지 원단의 트라흐트는 너무 조이지 않고 잘 맞습니다.

 

트라흐트의 포인트는 바지의 앞부분이죠.

 

이걸 입고 이리저리 살피면서 마음의 갈등을 했습니다.

“사? 말아?”

 

지금 갈등하는 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이걸 사서 어디에 입을 것인가? 하는 거죠.

 

지금은 시댁에 임시로 살고 있어서 옷 넣어둘 공간이 충분하지 않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이걸 사서 입고 갈 곳도 마땅치 않고!

 

 

 

 

“사도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옷인데..“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미련 없이 그냥 벗고 집에 왔죠.

 

마침 퇴근해서 집에 있는 남편에게 내가 입고 한참 고민했던 트라흐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망설이다가 그냥 왔다고 말이죠.

 

“그냥 사지 그랬어?”

 

남편이 이렇게 말하면 바지 값은 내줄 의지가 충만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내가 바지를 사지 않은 건 가격 때문이 아니죠.

 

“사도 1년에 한번 입을까 말까하는 옷인데 사는 것이 낭비지!”

 

이렇게 말하니 남편도 더 이상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디언들이나 트라흐트나 입은걸 보면 예쁘지만, 우리나라의 한복 같은 예복이죠.

한복을 아무 때나 입지 않듯이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을 입었다는 의미는 어딘가에 공식행사가 있다는 뜻.

결혼, 축제, 졸업식, 입학식, 행사 등등등.

 

이런 행사도 많이 있어봐야 일 년에 서너 번일 텐데..

나는 그런 행사에 참가할 일이 1도 없으니!

 

이러다 디언들/트라흐트를 평생 사지 못할까봐 살짝 걱정도 되지만..

사놨는데 나는 점점 더 몸이 불어서 나중에 맞지 않는 디언들을 만드느니!

 

나중에 정말 필요할 때 사는 것이 맞을 거 같아서 이번에도 눈을 꼭 감고 참습니다.^^

 

 

다녀가신 흔적은 아래의 하트모양의 공감(♡)을 눌러서 남겨주우~

로그인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