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수명대로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각자에게 주어진 오늘에 충실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입니다.

사람이 태어날 때 주어진 수명은 참 불평등한 거 같습니다.

 

우리 요양원에는 이제 100세를 코앞에 둔 어르신이 꽤 계십니다.

그 외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80대 중반이시죠.

 

“무병장수”라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인줄 알았습니다.

 

병 없이 100세까지 산다고 해도 몸의 기능은 제 기능을 못해, 약에 의존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일상이 힘드신 분들이 오늘날 100세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현실입니다.

 

치매를 앓으시는 분들은 정신이 외출한 채로 내 삶인지 낢의 삶인지 모를 하루하루를 사시고, 제정신이신 분들은 여기저기의 통증 때문에 약을 달고 사시죠.

 

우리가 원하는 “무병장수“는 꿈입니다.

우리 몸의 장기들을 100년씩이나 사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거든요.

 

제가 어르신들에게 제일 많이 하는 비교는 이겁니다.

 

“어르신, 차도 10년 타고 나면 부품의 여기저기 손 봐야하고, 고쳐가면서도 한 30년 타면 정말 기적이라고 하는데.. 어르신은 90년이 넘도록 안에 부품 (장기) 교환 없이 사용하셨으니 여기저기 아프신 건 당연하신거에요.”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역이라고 하시는 어르신께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어르신, 아무리 그래도 우리 삶에 오늘은 딱 하루뿐 이예요. 오늘도 즐겁게!”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말을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더 살고 싶고, 잡고 싶은 하루였는데,

누군가는 죽고 싶은데 억지로 살고 있는 그런 하루죠.“

 

얼마 전에는 저를 천사라 하시는 할매가 저에게 짜증을 내셨습니다.

 

98세이신데 아직 틀니가 아닌 당신 치아로 식사를 하시지만,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으신 분이신지라, 직원들한테 짜증을 자주 내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저에게는 안 그러셨는데...

 

어느 날 아침 그 방에 들어가서 어르신께 씻으러 가시자고 일어나시라고 하니,

나에게 날아온 가시 돋친 한마디.

 

“당신은 내가 69살로 보여요? 난 98살이라고요!”

“알죠. 그러니 도움이 필요하셔서 제가 왔잖아요.”

“.....”

 

일어나서 씻으러 화장실에 가자고 하니 짜증이 나셨던 모양입니다.

그런 상황이니 당신이 천사라 하시던 저에게 그러신 것이겠죠.

 

화장실로 모셔서 씻겨드리고 있는데 할매가 한마디 하셨습니다.

 

“내가 요즘은 수건으로 목을 매고 죽고 싶다니깐!”

 

당시는 할매가 나에게 짜증을 내신 것이 미안하셔서 하신 행동인줄 알았는데..

생각 해 보니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당신의 삶에 지치셨나봅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내 눈에 장수는 축복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죽지 못해 사는 하루하루 일뿐이죠.

 

인간의 삶이, 수명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요즘 부쩍 듭니다.

 

왜 어떤 이는 100살까지 죽고 싶어도 억지로 살아가야 하고,

왜 어떤 이는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어린나이에 생을 달리 해야 하는 것인지..

 

예전에야 불치병이 많아서 환갑까지 사는 것도 감사한 일이었지만,

지금은 환갑은 노년기로 접어드는 단계일 뿐이죠.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적어도 환갑까지는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서 몸 관리, 건강관리 잘하면 더 오래 더 살수도 있고!

 

 

거리의 소아암 포스터. 라라는 소아암 환자입니다.^^;

 

갖고 태어난 수명대로 사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 치료가 되지 않는 암에 걸려서 하늘나라로 가는 건 도대체 어떤 삶을 부여받았기에 그렇게 짧은 생을 살아야 하는지!

 

그런 아이들에게 누군가의 살기 싫어도 억지로 사는 삶에서 시간을 조금 나눠준다면...

더 공평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부모가 해주는 것에 의존하다가 하늘나라로 가는 꼬마천사들.

 

그런 아이들은 도대체 어떤 생을 부여받았기에 이 땅에 그렇게 잠시 왔다 가는 것이고, 그 아이의 부모는 도대체 전생에 어떤 죄를 지었길레 이번 생에 자식을 가슴에 묻는 천형을 받은 것인지..

 

요양원,

하늘가는 길 위에 사시는 분들의 삶을 보면 너무 긴 삶도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자신의 온전한 정신으로, 자신이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건강하게 사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삶의 마지막이면 참 좋을 텐데...

 

제 정신 잃고, 타인의 손의 의해서 이어지는 수명으로, 혹은 너무 아파서 죽고 싶고, 더 이상 살아갈 의지도 없는데 이어지는 의미 없는 나날은 아깝습니다.

 

인간의 수명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주어진 삶을 끝까지 행복하게 살다 가는 것이 중요하지만!

 

누군가는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한 하루인데..

누군가는 죽지 못해서 허비하는 하루의 시간입니다.

 

인간에게 불평등한 것은 많은 거 같습니다.

가진 자과 갖지 못한 자는 돈뿐 아니라 수명 또한 포함이 되니 말이죠.

 

요 며칠 새 5살도 안된 아이들의 사망사고를 많이 봅니다.

이 땅에 와서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가는 그 아이들을 보다보니 마음이 짠합니다.

 

너무 길어서 살기 지루한, 혹은 죽고 싶은데 억지로 살고 있는 누군가의 삶에서 한 20년쯤 잘라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수명의 평등화는 없나?

 

참 별의별 생각을 다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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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 1. 28. 00:00
  • Favicon of https://janiceshin86.tistory.com BlogIcon jshin86 2019.01.28 00:37 신고 ADDR EDIT/DEL REPLY

    맞읍니다.
    공평하지 않지요 삶이라는게...

  • Germany89 2019.01.28 03:35 ADDR EDIT/DEL REPLY

    그쪽 분야에서 일하시다보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기도 해요~
    지금 같이 생각해보니,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늙어 죽는게 두렵기보다는, 노환때문에 병으로 아프고 죽기 직전까지 고통받는 삶이 더 무섭거든요.
    죽고 사는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지만,
    스위스나 네덜란드에서는 그래서 조력 자살이라는게 있다죠..
    한평생 불편하게 억지로 수명 이어가며 살려니, 태어나는것을 맘대로 할 수 없다면,
    마지막 순간은 자기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게 어쩌면 더 낫지 않나..
    저도 생각합니다.
    저는 모르겠어요, 무엇이든 겪어봐야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수 있듯이,
    저도 그런 상황이 되어 봐야 그분들을 100프로 이해할 수 있겠죠..
    간신히 생명을 잇더라도 사는게 나은지,
    아니면 오래 고통 받지않고 스스로 삶의 끝맺음을 결정하던지..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8 22:07 신고 EDIT/DEL

      죽음은 자신이 선택할수 있는 자유를 주는것도 인권존엄의 한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 스페인영화를 본적이 있는데 ..페네로페 크루즈(여배우)의 남편인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영화였죠. 다이빙하다 목뼈(인가)가 나가서 머리 아래로는 다 마비되서 형과 형수,조카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던 남자가 결국은 주변인의 도움으로 약먹고 자살을 한 내용인데...이것보고 한참을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실화였던걸로 기억해요.

  • Favicon of https://heesook15.tistory.com BlogIcon 오틸이 2019.01.28 11:24 신고 ADDR EDIT/DEL REPLY

    예전에 병원에 입원했을때
    암환자의 마지막 삶을 보며
    저렇게 고통스럽게 희망도 없는 삶을 사느니 우리나라도 안락사가 합법화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구요.
    제 마지막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다 가고 싶네요.ㅠㅠ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1.28 22:08 신고 EDIT/DEL

      자신이 더이상 살고 싶지않은데, 타인에 의해서 이어가는 삶도 사실은 학대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2019.01.30 18:30 ADDR EDIT/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jinny1970.tistory.com BlogIcon 프라우지니 프라우지니 2019.02.07 14:40 신고 EDIT/DEL

      우리에게 주어진 날들을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서 사는것이 삶을 살아가는 자세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