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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내가 인터넷검색을 하게 만든 사람, 스리랑카 지휘자, Leslie Suganandarajah

by 프라우지니 2018.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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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오페라나 연극 같은 공연을 자주 보러 다닌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내가 꽤 “비싼 취미생활”을 즐기는 부류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건 아니고..

그저 기회가 있을 때 이름만 접해봤던 세계적인 작품들을 본다고 생각하시면 맞습니다.

 

처음 오페라 관람은 호기심으로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름만 들어봤던 오페라는 과연 어떻게 무대 위에 올려지는지 궁금했거든요.

 

 

린츠 란데스테아터 홈페이지에서 캡처

 

오페라극장을 생전 처음 갔던 날은 너무도 신기한 극장내부에 감탄도 했었습니다.

그냥 넓은 공간이 아니라 무대를 중심으로 층마다 관객이 앉을 수 있는 구조의 극장.

 

휴식시간이 되면 층마다 잇는 여러 개의 문으로 다니면서 극장구경을 했었더랬습니다.^^

 

같이 갔던 다른 (외국인)아낙들도 극장 안에서 인증샷을 찍느라 바빴습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오페라 하우스인데 추억을 만들어야지죠.^^

 

그렇게 오페라극장에 발을 한번 들여놓으니 일단 높은 문턱은 사라지더군요.

 

입석으로 시작해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자리를 찾는 방법도 알게 되고..

극장 좌석배치도를 꿰고 있으니 나름의 노하우까지 생기게 됐죠.

 

오래전 그라츠에 살면서 극장에 입문할 때 이야기입니다.

그때는 Kulturpass 컬투어파스(문화카드) 도 몰랐던지라,

돈 주고 입장권을 사서 다녔거든요.

 

 

오페라 "에프게니 오네긴"이 끝난후 무대인사

 

지금까지 봤던 오페라에서 지휘자는 머리끝이 조금 보이는 정도의 높이에서 지휘합니다.

 

설명을 드리자면 지금 사진 앞쪽의 오케스트라는 안에 움뿍페인 공간에서 음악을 연주하느라 앉으면 안 보이고 지휘자도 키가 큰 경우만 머리끝이 약간 보이는 정도죠.

 

하지만 “에프게니(유진) 오네긴”의 지휘자는 어깨까지 올라온 상태로 지휘를 했고,

젤 앞줄 (지휘자의 머리 때문에 무대가 안 보일거 같은) 두 자리는 빈 상태였습니다.

 

“저 지휘자는 남들보다 키가 더 큰가?“ 했었는데..

 

다른 작품에 비해서 무대가 닫히는 횟수가 더 많은 작품이라 지휘자에게 눈길을 더 가게 신경을 쓴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오페라 무대를 잘 모르는 아낙이 생각)

 

원래 막은 1부가 끝나고 파우제(휴식시간)일 때 내려오는 것이 정상인데,

이 작품은 1부를 하는 중에 한두 번 닫혔었고, 2부에도 두어 번 더 닫혔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막이 다시 올라가고 무대가 다시 배우가 나와서 다시 노래를 시작하기 전.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면서 막이 열리는데,

그 막이 열리기전까지는 오로지 오케스트라 지휘자만이 유일한 볼거리입니다.

 

다른 작품보다 더 지휘자에게 눈이 더 갔던 작품에서 지금까지 봐왔던 지휘자와는 조금 다른 지휘자를 본지라 처음에는 신기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지휘자는 대부분 다 (국적은 잘 모르지만)백인이었고, 한두 번 동양인(일본인) 지휘자를 봤었는데, 어두운 무대 앞에서 혼자 조명을 받으면서 아주 멋지게 지휘를 하는 사람은 인도사람?

 

“인도인 지휘자는 처음인디..”

 

지금까지 봐온 지휘자보다는 피부가 조금 더 어둡기는 했지만, 젊고, 잘 생겼고, 흥이 나는 부분에서는 너무 즐겁게 지휘를 하는지라 나도 덩달아 어깨가 들썩이게 만드는 지휘자.

 

사실 이 작품을 관람하면서 지휘자를 보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이였습니다.

 

러시아로 하는 오페라라 앞에 독일어 자막을 읽지 않으면 하나도 못 알아듣는 노래지만,

때로는 웅장하게 때로는 슬프게 몸짓으로 음악을 이끌어내는 지휘자는 (자막 없이도 이해가 되는) 볼거리였죠.

 

인터넷에서 캡처

 

그날 집에 와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오늘 지휘를 한 그 지휘자를 인터넷에서 찾는 거 였습니다. 너무도 궁금했었습니다. 동양인을 빼고는 처음 본 유색인 지휘자였거든요.

 

Leslie Suganandarajah

레슬리 수가난다라야

 

실물보다 조금 더 어둡게 나온 사진이지만 오늘 봤던 그 지휘자가 맞습니다.

 

“에프게니 오네긴”과 “한젤과 그레텔”을 지휘하고,

“리골레토”도 지휘를 하게 되는 모양입니다.

 

내가 본 "한젤과 그레텔은 다른 백인지휘자가 했었는데..." 싶지만,

린츠가 아닌 다른 극장도 있으니 그런가 부다 했습니다.

 

 

인터넷에서 캡처

 

역시 인터넷은 “무엇이든지 대답해주는 좋은 녀석”입니다.

내가 오늘 처음 만난 레슬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다 알려주네요.

 

인도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스리랑카(나 인도나 생긴 건 같죠) 사람이었네요.

 

1983년인 올해 딱 35살입니다. 35살의 젊은 나이에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연주하는걸 보니 나름 성공한 인생인거 같기도 하고..

(이쪽 계통은 잘 모르는지 아낙의 생각에)

 

2살에 부모님과 함께 독일로 이민을 와서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악기를 배웠고, 자연스럽게 음악계통으로 쭉 공부를 했고, 여러 가지 공부와 경험을 통해서 오늘이 있는 젊은 음악가입니다.

 

제 남편 친구 딸도 보니 4살 때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해서는 피아노도 배우고, 초등학교 졸업(10살)하고는 자연스럽게 음악계 김나지움(중등과정/고등과정)으로 진학을 했습니다.

 

별일이 없는 한 대학에서도 음악을 공부하겠지요.

 

 

다음에서 캡처

 

이곳의 인터넷에서는 다름 알려진 지휘자인데,

한국에서는 어떤가싶어서 다음에 물어봤습니다.

 

오스트리아에 거주하시는 분이 한국인 성악가의 기사를 쓰시면서 이 지휘자의 이름이 언급됐네요. 한국인 성악가가 출연한 작품은 아쉽게도 제가 보지 못했습니다.

 

한 작품을 보통 두어 달에 걸쳐서 10회 정도 공연을 하는데,

어쩌다보니 못 본 작품중에 하나 입니다.^^;

 

그 기사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를 클릭하시라~^^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emptiness0&logNo=221189654880에서 캡처

 

윗분의 글에서 지휘자 레슬리가 한국인 성악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봤습니다.

 

실제로는 굉장히 잘생기고 이렇게 피부가 어둡지는 않았는데..

역시나 피부가 하얀 편인 한국인 옆에 있으니 상대적으로 더 까매 보입니다.^^

 

다른 작품과는 다르게 지휘자가 어깨까지 보이면 연주를 했던 작품 “에프게니 유네긴” 덕에, 저는 멋진 지휘자를 알게 됐습니다.

 

원래 활동하는 무대가 독일이니 오스트리아 무대에서는 자주 보지 못할 거 같기도 한지라..

 

“에프게니 유네긴”이 막을 내리기 전에 한 번 더 가서 온몸으로 (50여명이 넘는) 브루크너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는 멋진 청년 지휘자를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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