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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909-어쩌다 찾아온 Waipukurau holiday park, 와이푸쿠라우 홀리데이파크,

by 프라우지니 2018.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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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는 남편 때문에 일반 관광객들은 안 가는 변두리지역은 기본이고, 사람보다 소나, 양들을 더 흔하게 볼 수 있는 농장지대도 외진 곳에 있는데, 이런 풍경도 자주 봅니다.

 

북섬이 남섬보다 다른 것이 있다면..

오지나 변두리가 더 많고, 거리에서 야생과일도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 남섬은 백인들이 더 많고, 북섬은 마오리들이 더 많이 사는 것도 포함이 되네요.^^

 

 

구글지도에서 캡처

 

우리는 지금 Tukituki River 투키투키 강을 훑는 남편 덕에 강의 상류 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그러다 하룻밤 묵어갈 곳으로 이곳을 선택했습니다.

 

강의 상류로 갈수록 강변에서 노숙도 가능한곳도 있지만, 남편이 비싼 숙박비를 지불하며 홀리데이파크에서 머무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마눌은 캐묻지 않습니다.

 

 

 

외진 곳이라고 해서 가격이 싼 것은 아니라는 걸 뉴질랜드 북섬의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네이피어근처의 클리프톤 캠핑장에서 1박에 낸 숙박비는 24불이였는데,

여기는 볼 것도 없고, 가게 몇 개가 다인 시내인데 숙박비는 30불이나 합니다.

 

“외진 곳치고는 캠핑장이 꽤 크다.“ 싶은 곳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우리가 사용하는 시설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어서 캠핑장이 크고 작고는 사실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우리는 홀리데이파크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 앞에는 이곳에서 사는 현지인 부부의 집입니다.

 

뉴질랜드에는 집을 얻을 형편이나 조건이 안 되는 사람들이 홀리데이파크 내에 월세를 내고 거주를 합니다. 월세가 일반 집의 월세보다 많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돈만 내면 거주가 가능하니 사회 소외계층중에 이런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봐왔습니다.

 

 

 

일반 홀리데이파크와 마찬가지로 넓은 잔디밭은 캠핑 족들에게는 필수인 곳이고..

캠핑보다는 돈벌이가 더 되는 작은 방들도 이곳에서는 꽤 많이 보입니다.

 

건물을 지어서 방만 만들어 놓으면 캠핑비의 2배는 벌어들이니 시설비만 조금 투자하면 홀리데이파크에서는 더 남은 장사가 바로 이 Cabin 캐빈(오두막/방)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곳에는 이렇게 작고 아늑하게 TV룸을 만들어놔서 심심한 저녁에는 TV도 볼 수 있고,

이곳에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홀리데이파크는 투키투키 강변에 위치하고 있어서 꽤 많은 낚시꾼들이 올 거라 예상을 했었지만, 우리가 머무는 동안 남편외 다른 낚시꾼은 이곳에서 만나질 못했습니다.

 

 

 

나름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주방입니다. 조리를 할 수 있는 조리기구들도 있고, 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그릇들이나 수저등도 다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조리기구들을 꺼내는 대신에 이곳의 것들을 이용합니다.

 

요리도 이곳의 도마, 냄비, 프라이팬을 이용하고, 음식도 이곳의 그릇에 담아먹습니다.

완벽하게 갖춘 시설들은 아니지만, 나름 만족할만한 시설입니다.

 

 

 

요리를 그릇에 담으려고 그릇을 꺼내는데 밑면에 보이는 글자.

 

“와이푸쿠라우 홀리데이파크에서 도난당한 물건입니다.”

 

이곳에 갖다놓은 점시나 그릇들을 몰래 가지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있는 동안 사용하다가 갈 때 가지고 가면 곤란한 거죠.

 

새로 사다놓으면 없어지기를 반복하니 홀리데이파크에서 차선책으로 이렇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얼마나 분실사고가 많았으면 각각의 그릇 밑면에 이렇게 적어놓은 것인지...

 

물론 모든 여행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수가 한 행동 때문에 멀쩡한 여행자들이 다 "도둑"으로 몰려 도매금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홀리데이파크 주방에 있는 냉장고.

 

여행자들이 홀리데이파크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우리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이곳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에는 우리물건을 가방에 잘 싸서 묶어놔야 누군가 우리 물건을 먹어치우는 것을 방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의 냉장고는 기존 홀리데이파크의 냉장고와는 조금 다릅니다.

 

보통은 여행자들의 자신의 식료품을 다 가방이나 봉지에 넣어서 묶어놓는데, 이곳은 일반 가정집처럼 모든 물건들이 다 제각각입니다.

 

내집 냉장고처럼 저렇게 지저분하게 물건을 넣어뒀다는 것은.. 이곳에 장기 숙박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이니, 일자리를 찾아와서 이곳에 머무는 외국청년들이 있다는 이야기죠.

 

냉장고 안에는 고추장과 김치용기도 보이는걸 보니,

여기 와서 일하는 한국청년도 있는 모양입니다.

 

여기서 잠깐!

뉴질랜드에서 워킹홀리데이로 일하면서 홀리데이파크나 백패커에서 장기 투숙 하시는 분들!

 

숙소에 있는 냉장고에 내 음식들을 사진에 보이는것처럼 저렇게 널어 놓으면 없어져도 누구에게 하소연도 못할뿐더라 냉장고를 이용하는 다른 사람에게 민폐입니다. 

 

특히나 김치같은 경우는 제대로 포장을 하지 않으면 냉장고에 김치냄새가 납니다. 먹는 사람이야 괜찮지만 안 먹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지는것이 음식냄새이기도 하구요.

 

내 식료품은 봉투나 가방에 넣어서 이름을 붙여서 한쪽에 잘 넣어두는것이 미관상에도 좋고 "매너를 모르는 아시안"이라는 불명예 타이틀도 떼어버릴수 있습니다.

 

공용 냉장고는 내집에 있는 나만의 냉장고가 아닌 여럿이 사용하는 공간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그날 저녁 우리는 이곳에서 부산에서 왔다는 한국 아가씨 2명을 만났습니다.

 

이 근처에는 과연 어떤 일이 있길레 이런 구석까지 왔나 했었는데..

이 동네는 양파농사를 짓는 곳이어서 양파포장을 하는 일이 있다고 했습니다.

 

과일농장에서 일하면 과일은 무료로 실컷 갖다먹을 수 있는걸 알고 있는지라,

양파농장에서 양파를 가져와서는 어떻게 해서 먹는지 물어 봤었습니다.

 

양파로는 양파 밥을 만들어서 먹는 일본청년을 따라서 이곳에 사는 청년들은 다 양파밥을 주식으로 먹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난 2명의 부산 아가씨 중에 한명은 이제 출국이 가까운 상태이고, 다른 아가씨는 아직 2달이나 남은지라 키위 농장 쪽으로 갔음 하는 마음도 있지만, 키위농장에 가면 최소한 3개월은 일해야 하는지라, 2개월 일하고 그만두는 건 윤리적으로 맞지 않아서 앞으로 남은 두 달 동안에도 그냥 냄새나는 양파포장만 하다가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참 예쁜 마음을 가진 부산아가씨입니다. 최소 3달 일해야 하는 곳에 가서 2달만 일하고 빠진다면 신의 없는 한국인이 되고 그렇게 되면 다른 한국인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니.

 

애국이란 것이 별것이 아닙니다.

나 하나가 한국을 대표한다는걸 잊지 않고 있음 그것이 애국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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