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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길위의 생활기 2014

뉴질랜드 길 위의 생활기 892-홀리데이파크에서 주어온 호두, 에스크데일,Eskdale Holiday park

by 프라우지니 2018.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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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Napier 네이피어 방향으로 가는 중입니다.

네이피어 방향이라고 해서 시내관광을 간다고 생각하시면 곤란하구요.

 

 

 남편이 찜해놓은 강은 핑크색으로 색칠이 되어있습니다.

 

네이피어 주변으로 있는 여러 강들이 남편의 찜해놓은 곳들입니다.

 

이제 그쪽으로 달리는 중인 거죠. 물론 달린다고 해서 전속력으로 달리는 건 아니고..

낚시 할 곳에서는 해 가면서, 볼 것도 봐가면서 그렇게 천천히 이동 중입니다.

 

 

 

오늘 우리가 쉬어가는 곳은 Eskdale 에스크 데일이라는 곳.

 

남편이 찜해놓은 강은 아니지만, 송어가 살고 있는 강이니 그냥 지나칠 생각은 아닙니다.

유명한 강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가는 길에 있음 낚싯대는 한번쯤 담가 보는 거죠.^^

 

이 곳에 있는 홀리데이파크 위치가 아주 훌륭합니다.

 

강변에 있으니 언제든지 낚시가 가능하고, 캠핑사이트는 1박이 28.

대체로 양호한 편입니다.

 

며칠 강변에서 노숙을 한지라 차안에 배터리 충전도 해야 하고, 물통도 채워야 하고,

뜨거운 물로 사워도 해야 하니 홀리데이파크에 들어갈 시기도 됐습니다.^^

 

 

 

 편의시설(주방, 화장실, 샤워실)이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고보니 호두나무 밑입니다.

 

지금은 2월 중순, 아직 여름의 막바지라고 하기는 하는데,

아침저녁에는 쌀쌀하게 춥고, 해가 뜬 한낮에만 땀나게 덥습니다.

 

 

 

여름은 아닌 거 같다 싶었더니만.. 나무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가을 이였나 봅니다.

우리가 주차한 곳이 호두나무 아래여서 바람이 불때마다 호도가 떨어집니다.

 

물가 비싼 뉴질랜드는 뭐든지 비싸지만, 그중에 호도는 비싸서 우리가 못 사먹는 아이템.

우리는 젤 저렴한 땅콩으로 호두 효과를 기대하면서 사먹었었죠.^^;

 

그 비싼 호도가, 그것도 자연산 호도가 이렇게 지천인데 안 주울 수 없죠.

바람이 살짝 불 때마다 나무 아래를 돌고 또 돌았습니다.

 

바람아~ 계속 세차게 불어라~노래도 불렀습니다.

여기서 호도를 잔뜩 주우면 우리의 숙박비 본전을 빼고 나올 수 있으니 말이죠.^^

 

 

 

 

간만에 들어간 홀리데이파크인지라 빨래도 해야 했는데..

여기는 세탁기 사용이 4불이나 합니다. 보통은 2불인디..

 

그래서 손빨래 했습니다.

아니네요, 발로 밟아서 했으니 발빨래 했습니다.^^

 

남편이 입고 다니는 옷들이 대체로 다 나일론 셔츠인지라 그냥 다 통에 담아놓고 발로 꾹꾹 밟아서는 헹궈 후딱 널었습니다. 멀리 널면 없어질까봐 우리 차 뒤에 줄을 메서 널었습니다.

 

(물론 주인장한테 물어봐야합니다. 아무데나 빨랫줄 메는 걸 싫어하는 곳도 있거든요.)

 

 

 

빨래가 바람에 말라가는 동안에 남편은 앞으로 낚시할 강들의 팸플릿을 보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북섬의 모든 강은 아니겠지만..

나름 이름 있는 강들의 정보는 다 남편 손에 있습니다.

 

이것도 Fish&Game 피쉬엔게임 지역 사무실에 한 번 가면,

남편이 직원이랑 이야기하는 동안에 마눌이 열심히 챙겨놨던 거죠.^^

 

 

 

하룻밤 묵는 것이니 다음날 떠날 준비도 틈틈이 해야 합니다.

 

물통에 물은 채워놔야 노숙할 때 마시고, 요리하고, 이도 닦는 용으로 사용합니다.

강물에 머리감고, 설거지까지 한다고는 해도 이 닦는 건 그냥 깨끗한 물통의 물로 닦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홀리데이파크 옆에 있는 에스트데일 강가로 낚시 가는 남편을 따라서 산책도 했습니다. 강이라고 부르기에는 규모가 작은 냇가수준이지만 송어가 있기는 합니다.

 

낮에는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낚시가 불가능 할 거 같더니만..

저녁에 되니 나름 조용한 것이 낚시가 가능하기는 합니다.

 

지라 엄청 소란스러워서 낚시가 불가능한줄 알았는데,

해가 지면서 살짝 쌀쌀해지니 다들 따뜻한 곳.

 

 

 

저녁이 되니 조용한 것이 송어가 잡히기는 합니다.

먹을 만한 사이즈는 아닌지라 몇 마리 잡아서 그냥 놔줬습니다.

 

남편이 잡는 송어는 보통 30cm 이상입니다.

강이나 호수 중에는 법적으로 송어는 30cm 이상만 잡아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직 작은 사이즈는 더 커야하니 웬만하면 다 큰 성어를 잡으라는 이야기인거죠.

 

 

 

바람이 불때마다 열심히 주어다 모은 호도를 망치로 열심히 까서 통에 담았습니다.

 

내가 호도 줍는 것을 보고 옆 캠핑카의 마오리할배가 하시는 말.

 

호도가 슈퍼에서 사면 쫌 비싸지?
비싸서 우리는 못 사먹는 아이템 이예요.^^;

 

이렇게 농담도 했었는데, 사실 마오리 할배는 이곳에서 사시는 듯 보이고,

할배도 호도를 주우시는 듯 했습니다.

 

내가 얼마간 줍고는 떨어지는 걸 나무 아래서 모아서 마오리할배를 만나면 드리려고 했는데..

마눌이 호도 줍는다고 구박하던 남편인지라 한마디 했었습니다.

 

혹시나 마오리할배 만나면 나무 아래 모아 놓은 것 가지시라고 말씀드려

 

나중에 남편이 마눌에게 하는 말.

 

할배가 삐져서 너나 챙겨 하시더라.

 

마눌 생각에는 마오리 할배는 이곳에 사시는 분이니 호도는 매일 주우실수도 있고,

우리는 하루 머무는 여행객이니 있는 동안 많이 주어가라.고 호의를 베푸신 거 같은데..

남편이 볼 때는 할배가 주울 호도를 마눌이 다 채가서 할배가 삐졌다고 생각을 합니다.

 

호두나무는 할배 것이 아닌 홀리데이파크 것인데, 남편 말대로 할배가 호도 때문에 화가 났다는 건 사실 아닌 거 같습니다. 당신이 주우면 좋은 정도인거죠.

 

남편의 구박에도 마눌이 꿋꿋하게 챙긴 호도는..

그 후 한동안 마눌의 아침 뮤슬리 속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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