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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조금 연기된 남편의 뉴질랜드 장기휴가

by 프라우지니 2017.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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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마눌의 직업교육이 끝나는 시점(2017/2월)에 다시 오스트리아를 떠나려고 했었습니다.

한 2년 열심히 일했으니 휴가를 가고 싶었던 거죠.

 

회사에서 진행 중인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가중인지라 거래회사인 러시아 출장도 서너 번 갔다와야했던 관계로 사직의사를 밝힐 시기만 보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회사가 관대해도 2년의 휴가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사직의사를 밝혀야 하고,

남편이 일한 연수를 계산하면 남편은 적어도 4달 전에는 사직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그렇게 여름쯤에 사직의사를 밝히고 늦어도 늦가을이나 초겨울에는 떠나려고 했었었는데..

 

남편이 사직의사를 밝히려고 하는 시기에 마눌이 수술을 했던지라 수술경과를 지켜보고 보느라,

그 시기를 조금 미뤘습니다.

 

남편이 떠날 시기로 정한 것은 마눌의 오스트리아 비자를 연장한 직후,

오스트리아에서 영주권이라고 불리는 것은 최장기 비자인 5년짜리 비자.

 

물론 5년짜리 비자는 만기가 되기 전에 연장신청을 해야 합니다. 만약 연장시기를 놓치면 5년이 아닌 1년짜리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전에 3년짜리 비자에서 5년짜리 받을 시기에 뉴질랜드에 있었는데,

그때 받았던 안내로는..

 

“연장을 제때에 하지 못하면 5년짜리 대신에 1년짜리부터 다시 시작한다.”

 

다른 경우는 모르겠지만..

오스트리아 사람과 결혼한 내가 받았던 가족관계 비자는 처음에 1년짜리, 또 다시 1년짜리, 또 1년. 도합 3년이 지난 다음에야 3년짜리 비자를 내주고, 3년+3년 =6년이 되면 5년짜리 비자가 발급됩니다.

 

6년이 지나면 “국적변경신청”을 할 수 도 있지만, 난 국적을 바꿀 필요가 없으니 또 비자연장.

 

그러니 오스트리아 비자연장을 하고 떠나야만 합니다.

오스트리아 비자 때문에 아직 2년이나 남은 내 여권을 갱신했습니다.

 

내 여권갱신하고, 오스트리아 비자 갱신함과 동시에,

뉴질랜드 비자신청을 하면 얼추 떠날 계획이 착착 이루어지는 거죠.

 

남편은 뉴질랜드 영구거주비자를 가지고 있으니 배우자에게는 취업비자가 쉽게 나옵니다.

 

여권갱신 한 것이 도착하자마자 다음날 남편과 (외국인)비자 담당 관청에 갔습니다.

남편도 이곳의 다른 부서에서 여권을 갱신해야 했던 지라 부부가 나란히 갔습니다.

 

비자연장에 대한 서류는 얼마 전에 내가 가서 받아왔던 관계로 이미 작성된 서류와 함께 여권과 비자, 원본과 복사본을 내밀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처음 비자연장을 할 때는 남편과 내 3개월 월급명세서, 거주증명서, 혼인 증명서 등등이 필요한데, 5년짜리는 위의 서류는 다 생략하고 그냥 신청서와 여권, 비자만 있으면 됩니다.

 

창구의 직원이 내 서류를 가지고 어디를 가는가 싶더니만 돌아와서는 결제를 요구합니다.

 

“100유로 결제하세요.”

 

같이 있던 남편에게 빨리 결제하라고 눈짓을 주면서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여기 적어주시기는 170유로인데 왜 100유로만 내죠?”

“지금 100유로 내고 비자 찾으러 오실 때 70유로 내시면 되요.”

“비자 찾으러 언제 오나요? 한 1주일 걸리나요?”

“내년 3월에 오세요.”

“네? 지금이 8월인데요?”

“가지고 계신 비자는 3월2일이 만기이니 그때쯤에 새 비자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비자는 2013년 3월3일~ 2018년 3월2일이 맞지만..

 

남편이 여기저기 알아본 바로는 6개월 전에는 비자연장이 가능하다고 했고,

남편도 지금 마눌의 오스트리아 비자가 연장이 되어야 뉴질랜드 비자도 서류가 들어가는데..

 

이 직원의 말 한마디에 패닉상태가 됐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남편은 담당관청의 여기저기 전화를 해댔습니다.

 

남편의 목적 성공률로 보자면...

 

뉴질랜드에서 오스트리아 (지역) 이민국 국장한테 국제전화를 걸어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서 힘들다는 한국인 마눌의 오스트리아 (5년짜리) 비자를 받을 수 있게 만든 실력입니다.

 

이민국장은 통화하기도 힘들고, 마눌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서 더 힘든데, 국장과 통화를 하면서 조목조목 마눌이 오스트리아 거주가 5년 이상이라는 것을 증명해낸 덕에 5년짜리 비자를 주겠다는 확답을 얻었고, 5년짜리 비자를 받기위해서 뉴질랜드에서 오스트리아로 마눌 혼자 들어왔었습니다.

 

그것이 2013년이었죠.

남편이 이민국장에게 전화를 했었던 것은 우리가 살던 그라츠.

 

지금 이곳은 린츠 변두리 지역.

남편은 우리지역을 담당하는 지역사무실의 여러 사람과 통화를 시도했습니다.

 

“왜 전 다른 직원은 6개월 전에도 비자연장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지금 안 된다는 거냐?”

 

아무리 물귀신 작전으로 조목조목 따져 들어가도 통화를 하는 직원마다 안 된다고 하니..

결국 우리는 내 비자 때문에 2018년 2월이나 3월까지는 있어야 하는 거죠.

 

남편이 계획한 것에서 조금 삐딱하게 나간지라 저녁에는 심통을 내셨습니다.

나또한 한두 달만 다니고 때려 채울 줄 알았던 요양원을 조금 더 오래 다녀야합니다.^^;

 

남편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열 받는 성격이니 저녁에 슬슬 달랬습니다.

 

“남편, 뉴질랜드는 늦어도 12월에 들어가려고 했었지?”

“그렇지.”

“뉴질랜드 가서 다시 차사서 캠핑카 만들고 하려고 했었지?”

“그랬지.”

“12월에 들어가면 뉴질랜드는 여름이라 성수기인데 그럼 자동차랑도 다 비싸잖아.”

“....”

“그냥 늦으막히 3월쯤에 들어가면 뉴질랜드도 비수기에 들어가니 차도 싸게 살수 있을 거야. 그치?”

“그거야 그렇지!”

 

3월에 들어가면 가을이라 추운 겨울이 오겠지만, 뉴질랜드에서 나름 따듯한 곳에서 두어 달 혹은 서너 달 겨울을 나면서 다시 따뜻한 봄을 기다리면 되는 것이니 몇 달 늦게 그곳에 도착한다고 큰일이 나는 것도 아니죠.

 

남편의 마음은 그렇게 달랬습니다.

마눌이 한 이야기가 맞는다 싶었는지 더 이상 늦은 출발에 대해서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부부는 올 한해를 오스트리아에서 보내게 될 거 같습니다.

 

마눌도 남편도 열심히 일을 하면서 다가올 휴가에 대비해서 열심히 일하다보면..

시간은 훌쩍 지나 “저희 드디어 떠나요~”하는 날이 오겠지요.^^

 

혹시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나이도 젊지 않은 중년부부구먼..

 그렇게 직장 때려치우고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어떻게 살려고?”

 

남편은 일자리를 찾으려고 치면 쉽게 구할 수 있고,

저 또한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있지 싶습니다.

 

그러니 다시 돌아오더라도 일자리 걱정은 안하고, 남편이 뉴질랜드에서 일할 만한 곳을 찾게 되면 저도 거기서 일할 곳을 찾으면 되니 먹고 사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을 안 하는 아낙입니다.

 

신체 건강하니 어디서든 어떻게든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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