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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생각들

가끔씩은 섭섭해지는 시집살이

by 프라우지니 2017.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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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결에 하게 된 시집살이.

 

시부모님과 다른 건물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시시때때로 시부모님이 오시는지라,

며느리 입장에서는 “시집살이”가 맞습니다.

 

물론 한국의 시부모님처럼 “넌 며느리니까....”하는 이런 것은 없지만..

며느리는 한국인인지라 시부모님에 대한 어려움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마당에 여러 종류의 야채와 과일나무가 있지만 시아버지가 하루 종일 얼마나 정성을 쏟는지 아는지라 무작정 따다가 먹지는 못합니다.

 

넘쳐나는 야채의 경우는 시아버님이 “아무 때나 따다가 먹어라.”하시는지라,

이런 종류는 맘대로 갖다 먹지만, 이런 말씀을 안 하시면 주실 때까지 기다립니다.

 

 

 

지난여름과 가을에 걸쳐서 마당에 넘쳐나는 야채 중에 하나였던 여러 색의 파프리카.

마당에는 넘쳐나지만 며느리가 마음대로 따다먹지 못한 야채 중에 하나였습니다.

 

시아버지가 “씨”를 얻을 목적으로 찜해놓은것들이 가끔씩 있는지라,

잘못 따면 그것이 걸릴 수도 있는지라, 마음대로 따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죠.

 

시아버지는 마당에서 자란 파프리카를 이렇게 날 잡아서 한 번씩 따셨습니다.

 

파프리카는 생으로 먹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이렇게 넘쳐나면 한 번에 다 못 먹는지라,

이걸로 피클을 담기도 하시고, 썰어 토마토를 넣어 조리면 ‘레초’라는 야채 조림이 됩니다.

 

 

 

시아버지가 마당의 파프리카를 따 모으시면 며느리 앞에 갖다 놓으시며 며느리가 고를 기회를 주십니다. 마당에 있는 파프리카를 며느리가 따지 않는다는 걸 아시기에 하시는 행동이시죠.

 

욕심 많은 며느리는 파프리카가 담긴 플라스틱 통 한 개를 몽땅 챙기고 싶지만..

시아버지가 보시는 지라 적당히 집어 들었습니다.

 

색과 모양을 봐가면서 종류대로 말이죠.^^

그렇게 마당에 넘쳐나도 눈치껏 따먹는 것과 못 따먹는 것을 구분하는 시집살이입니다.

 

 

 

시댁 마당에는 포도나무가 종류대로 있습니다. 적포도와 청포도.

 

마당에서 나는 포도는 씨가 너무 많은지라, 그냥 먹기에는 아주 많이 번거롭습니다.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으면 과육이 반이요, 씨가 반이 나오거든요.

 

그래도 오가면서 포도를 한두 알도 따먹으며 달달함을 즐기고는 했었는데..

 

 

 

어느 날 보니 마당에 포도가 싹 사라져 버렸습니다.

적포도, 청포도가 모두 다 사라졌습니다.

 

마당에서 나는 포도는 그냥 먹기보다는 시부모님이 증류해서 주스로 만든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가끔씩 며느리가 마당에서 포도를 따먹는걸 모르셨는지, 예고도 없이 다 해치워버리셨습니다.

 

이날 며느리는 아주 많이 섭섭했습니다.

 

“포도 따다 먹어라~”

 

이 말씀이 없으셔서 며느리는 포도를 통째로 따먹지 못하고..

오가면서 포도알을 한두 알씩 따서만 먹었었는데..

 

그 맛있는 포도들이 다 주스로 사라져버렸다니..

시부모님께 일종의 배신감도 느꼈습니다.

 

주스를 만드시기 전에 ”내일을 포도를 다 따 버릴꺼니까, 먹으려면 몇 송이 따가라!“ 하셨으면 며느리가 아주 많이 행복했을 텐데..

 

물론 남편 말대로 마당에 뭔가를 원할 때마다 시부모님께 여쭤보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사소한 고추 하나까지 여쭤보고 따는 것은 번거롭기도 했고,

 

시아버지가 정성스럽게 가꾼 야채들을 마당에 물도 안 주는 며느리가 낼름 따다만 먹는 것도 조금 염치가 없어 보이는 것이 며느리의 속마음이었습니다.

 


며느리는 나름 시부모님을 챙긴다고 노력은 합니다.

 

심심해서 나간 쇼핑몰에서 무료 맥주라도 주는 행사가 있음 얼른 시부모님께 달려와서 소식을 전하죠. 어떻게 이용하는지 방법까지 상세하게 알려드립니다.

 

시어머니는 “충정도 양반”이신지라 무료로 준다면 부끄러워서 못 받으러 가시지만,

시아버지는 며느리랑 비슷한 인간형이신지라 “공짜”라면 일단 나서시거든요.

 

맥주 한 병이 큰 경제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네 쇼핑몰에 산책(자전거타고?)가셔서 신제품 맥주 한 병도 얻으실 수 있는 기회를 알려드리는 것도 좋은 정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빠, 쇼핑몰 슈퍼 앞에 가시면 좌판이 하나 있는데, 거기가면 아가씨들이 이런 종이를 주거든요. 꽝이면 맥주 한 병이고, 운이 좋으면 맥주 6병짜리도 걸릴 수 있어요. 한번 가보세요.“

 

물론 가시고 안 가시고는 시부모님의 마음이시지만,

며느리는 정보를 나눠드린 것으로 만족을 합니다.^^

 

 

 

며느리는 나름 “정보 공유”를 한다고 열심히 하는데,

가끔씩 시부모님께 큰 배신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우리 동네 슈퍼마켓의 할인스티커는 신문 사이에 끼여서 오는지라,

신문을 안 보는 사람들은 모르는 정보인데..

 

25%나 할인되는 가격인지라 나름 경제적인 도움도 꽤 되는 스티커입니다.

 

시부모님은 신문을 보시니 다 아시는 정보이실 테지만,

며느리는 모를때가 많이 있거든요.

 

할인하는 기간이면 며느리는 가끔 넉넉하게 얻는 할인스티커를 시부모님께 나눠드리고,

시누이한테 까지도 나눠줍니다. 저렴하게 사라고 말이죠.^^

 

멀쩡한 제품을 25%나 할인 받을 수 있으니, 평소에 너무 비싸서 사기 망설이던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이자, 절약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이죠.

 

신문 사이에 스티커가 끼여 오면 며느리에게 살짝 귀띔이라도 해 주시면,

며느리가 슈퍼의 안내센터에 가서 할인스티커를 받아서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시부모님은 이런 정보 공유를 잘 안하십니다. ^^;

 

슈퍼에 장보러 가서 물건을 다 산후에 계산을 끝내고 돌아서 나오는 길에 25% 할인스티커를 보면 괜히 화가 납니다.

 

시부모님이 며느리에게 "25% 할인하는 기간이다.”하고 한마디만 해주셨음 (내가 알아서 안내센터에서 할인권을 받아서) 할인받아서 살 수 있었는데.. 하는 마음에 말이죠.

 

며느리는 어디서 할인되는 것이나 공짜로 주는 것이 있음 낼름 시부모님께 알려드리는데, 며느리의 마음가짐과는 달리 시부모님은 공유를 잘 안 해 주시는 것 같아서 때때로 아주 많이 섭섭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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